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국의 콘텐츠는 어떤 강점이 있을까? 앞으로 제 2의 검은사막이나 방탄소년단(BTS)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 각 분야 전문가가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소재한 인터넷기업협회에 모였다.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흥행 코드 찾기’ 토론에 발제자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펄어비스  함영철 실장과 뉴아이디(NEW ID) 박준경 대표, 박희아 저널리스트 등이 참석했다.

“오리지널리티와 퀄리티” 펄어비스 한명철 실장

“희노애락의 경험이 강력한 복합장르적 매력” 뉴아이디(NEW ID) 박준경 대표

“한국적인 포인트를 버리지 않는 것” 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아이돌 전문가) 

왼쪽부터 펄어비스  함영철 실장, 뉴아이디(NEW ID) 박준경 대표, 박희아 저널리스트와 사회를 맡은 한경텐아시아 김정호 본부장.

한국의 게임과 영화, 케이팝의 공통점은 최근들어 다른나라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예컨대 펄어비스가 만든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은 지난 2010년부터 개발돼 2014년 국내 출시된 이후 인기를 얻어 일본과 대만 러시아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검은사막 모바일과 스팀버전도 나왔다. 모바일 검은사막은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시작한 사전 예약에서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2주 만에 200만 명을 모았다. 영화사 뉴의 ‘부산행’은 현재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제작이 추진 중이고, 방탄소년단의 인기야 두 말하면 입이 아프다.

이들은 국산 콘텐츠의 흥행 요인을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에서 찾았다. 다시 말해서 원천 콘텐츠의 힘이다. 함영철 펄어비스 실장은 오리지널리티와 콘텐츠 퀄리티(Quality)를 강조했다. 함 실장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힘은 결국 오리지널리티와 콘텐츠 퀄리티라는 두 가지 잣대로 결정된다”면서 “오리지널리티와 콘텐츠 퀄리티가 모두 좋을 경우 대작 게임 포지셔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기술력과 그래픽, 액션 등으로 승부를 보는 만큼 언어라는 한계를 넘어 세계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글로벌로 적용 가능한 보편적인 키워드를 잘 선택하면서, 그 안에서 독특한 지점을 잘 심는다면 게임이 국경을 넘어 잘 팔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검은 사막이 배경을 중세 판타지로 잡은 이유 역시 어느 나라에서든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함 실장은 “대립과 반목, 성장 스토리 같은 익숙한 이야기에 오리지널리티를 갖기 위한 요소들을 엮어내서 우리만의 이야기를 담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배경이 중세 판타지. 반지의 제왕 같은 이야기. 선택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먹힐 수 있는 배경. 시대상황으로 선택한 것. 사실, 이야기라는 것이 어느 정도 대립과 반목 잇고 성장 스토리 있음. 검은 사막 안에서 오리지널리티 갖기 위해서준비. 요소들을 엮어내서 개인의 성장 이야기도 엮어지면서 우리 만의 이야기를 담도록 준비했다.

검은사막으로 자신감이 붙은 펄어비스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에서 신작을 공개하는 발표회를 글로벌 생중계할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했다. 함 실장은 “글로벌 진출 시한국 시장을 우선 런칭한 후 한국과 유사한 성향을 가진 대만일본 등으로 순차적으로 론칭하였으나글로벌 연결이 지금은 너무 빨라 세계를 한 번에 상대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면서 콘텐츠의 향유가 동시간대로 이뤄진다는 점도 가조했다.

박준경 뉴아이디 대표는 인구에 비해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고 있는 것을 국내 영화산업의 강점으로 봤다. 원천 IP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 콘텐츠들은 스타 감독이나 배우의 힘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국내 감독이나 배우가 세계적 흥행 보증 수표인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박 대표는 “작품 자체의 재미로 승부해야 한다”고 경쟁력 제고 방향을 설명했다.

외국 관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재미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우리 문화에서 나올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새로운 소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물론 보편적 공감대 역시 필요하다. 그는 “유니크함과 보편적인 공감대의 조화로움으로 브랜드 파워 없이 영화의 본질적 경쟁력을 갖고 승부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무기는 희노애략의 경험이 강력한 복합장르적인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팝은 아주 강력한 한류 콘텐츠다. 아이돌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박희아 작가는 케이팝의 인기 요인으로 “한국적인 포인트를 버리지 않은 것”을 꼽았다. 예컨대 방탄소년단의 경우 노래 자체는 해외팝이지만, 그 안에 들어간 추임새나 뮤직비디오는 동양적인 것, 그중에서도 한국적인 것이 많이 녹아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이 한국적인 부분을 다른나라 팬들도 좋아한다. 박 작가는 “한국적인 요소를 버리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면을 가진) 원어스나 에이티즈 같은 아이돌도 해외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호응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해외 케이팝 팬들 같은 경우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에 열광한다기 보다 한국팬들이 이미 이 안에서 발굴해놓은 서사에 열광한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는 설명이다. 박 작가는 “해외 팬들은 방탄소년단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만들어진 멋진 결과물에 열광하다가, 나중에 번역된 콘텐츠와 스토리를 훑어보고 한국 팬들과 교류하면서 케이팝과 그 팀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