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면서 제조생산 현장에 엣지 컴퓨팅, 엣지 클라우드 도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5G와 사물인터넷( IoT)으로 대변되는 초연결 시대에서 사용자와 사물 가까이에 있는 ‘엣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 기업 환경에서 엣지 컴퓨팅과 엣지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엣지 플랫폼을 제조 분야에 적용할 경우 생산 현장에서 데이터를 바로 수집·분석해 설비 이상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여 수율을 개선하고 불량률은 낮추는 효과 등이 IT 분야에서 제시되고 있다.

불량 검출 자동화, 장애 막는 예측 설비 현실화

한국HPE와 엣지 컴퓨팅 분야에서 협력하면서 지능형 팩토리(Intelligent Factory)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삼성SDS는 지난 2016년 반도체, 디스플레이 계열사 제조공장에 엣지 컴퓨팅 기반의 불량 검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팹에서 발생하는 제조 불량 이미지 총 50여가지를 자동으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져 40~50명의 현장 인력이 수작업으로 하던 분류작업을 100%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현장 설비를 대상으로 엣지 기반 데이터 수집·분석 기술에 인공지능(AI) 모델링을 결합해 설비의 이상상황을 실시간 감지해 장애를 막는 사전 예측설비도 구현하고 있다.

김정민 삼성SDS 박사는 “제조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엄청나게 많아졌다. 수많은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모두 중앙 서버로 전송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공사하려면 조 단위의 투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엣지 인텔리전스 구현”이라고 제시했다.

김 박사는 엣지 컴퓨팅 환경을 바탕으로 엣지 인텔리전스를 구현하기 위한 조건으로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할 것과 ▲AI 애널리틱스 ▲엣지 전반의 운영관리체계를 꼽았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상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네트워크가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이중화 구조는 필수다. 설비와 센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해 통합 분석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연산시스템도 중요하며, 현장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학습이 이뤄지고 관리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SDS는 현장 센서와 설비 환경 요구사항에 맞는 엣지 컴퓨팅 제품군을 비롯해 플랜트부터 제조, 물류까지 지능화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축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엣지 클라우드 공동 연구 수행, 자율주행 AI 플랫폼 구현 추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생산현장 현장에서 필요한 이미지 검사(Visual Inspection) 분야에 엣지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송창록 SK하이닉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담당 부사장은 “한 공장에서 50개의 이미지 검사(Visual Inspection) 과제가 나오고 있는데, 각각을 AI로 수행하려다보니 장비 수만 더 많아져 자원이나 운영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학습은 메인 클라우드에서, 엣지는 처리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분리해, 엣지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전문기업들과 함께 공동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S/4 HANA 기반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을 시작으로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데이터레이크·AI를 통한 데이터 저장·분석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와 챗봇 활용 기반의 디지털 업무환경(워크플레이스) 구축 프로젝트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면서 전사 차원에서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필요한 소프트웨어, 즉 애플리케이션과 애널리틱스(분석) 위주로 활용하고, 데이터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두고 안전하게 운영한다. 필요한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현해 사용한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주축으로 ‘데이터 중심(Data-Driven)’, ‘이벤트 중심(Event-Driven)’ 의사결정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 이유로 송 부사장은 “자동화가 구현돼 있는 환경에서 장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간추려 통제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데이터가 더욱 방대해지고 있고, 기존 방식으로는 보이지 않고 분석되지 않는 데이터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생산라인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는 절대로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팹에서 한 달에 200만 건의 이벤트가 발생하는데, 500~600명의 엔지니어가 이 이벤트를 다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벤트 중심 의사결정’이라고 부르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서 이벤트가 발생하면 바로 처리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로 구성된 임원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다보니 수율이 2~3% 올라가고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도 90% 이상 줄일 수 있게 되는 엄청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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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생산라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습된 데이터 이벤트뿐 아니라 학습되지 않은 데이터도 포함하면서도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되는 자율주행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현재 이 플랫폼을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구축해 구축하고 있다.

송 부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바툼업(bottom-up)이 아니다. CEO의 강력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절대 진행할 수 없다”라면서 “기술에 연연하지 말고 왜 필요한지, 문제점이 무엇인지, 디지털 기술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정의하고 필요한 기술을 찾아야 한다. 그 다음엔 비즈니스 관점에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술을 선택해 필요한 분야에 정확하게 적용시켜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김 박사와 송 부사장은 22일 한국HPE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디스커버 모어(Discover More) 2019 서울’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와 발표했다.

HPE는 인텔리전트 엣지 전략을 주축으로, 기업들이 ‘엣지 중심(Edge-Centric)’ 환경을 실현해 실시간 인사이트를 도출해 전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다양한 엣지라인 제품군과 HPE 아루바가 제공하는 엣지 네트워크 플랫폼을 제공해 엣지단에서 컴퓨팅과 스토리지, 연결성과 보안이 강구된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HPE는 국내에서 엣지 컴퓨팅 관련 사업으로 제조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관련사업뿐 아니라 통신사들이 적극 추진하는 5G 모바일엣지컴퓨팅(MEC) 구현을 위한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충근 한국HPE 상무는 “스마트팩토리와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이미지 검사나 영상 모니터링과 영상분석, 센서 분석용도같은 다양한 유즈케이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계약이 완료돼 개념검증(POC)를 수행하고 있는 미국 통신사 MEC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통신사와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시범 구축사례를 발굴하고 이후 5G 스탠드얼론(SA) 모드 구축 시점과 맞물려 확산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엣지, 데이터, 클라우드 주축 디지털 혁신 지원 가속화

한국HPE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세가지 핵심요소로 엣지 중심(Edge-Centric), 데이터기반(Data-Driven), 클라우드 구현(Cloud-Enabled)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혁신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주력한다.

이날 행사에서 닐 맥도널드(Neil MacDonald) HPE 하이브리드 IT그룹 부사장 겸 글로벌 사업 부문 총괄은 “미래 엔터프라이즈는 사용자와 고객이 있는 곳이기도 하면서도 경험이 전달되는 지점인 엣지 중심이 돼야 하며,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관리돼 저장·분석되면서도 항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다양한 환경을 혼합해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또 데이터 중심 전략으로 데이터를 저장, 관리뿐 아니라 효과적으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최종 목적지는 ‘데이터 중심’으로 엣지부터 클라우드까지 구현되는 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를 수익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맥도널드 총괄은 “기업들이 이같은 미래 엔터프라이즈 구현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HPE는 우리의 기술과 인력, 경제성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함기호 한국HPE 대표는 “올해는 본사 설립 80주년, 한국법인 창립 35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라며 “고객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요소인 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가치 실현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객과의 소통과 접점을 확대하기 더욱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송창록 DT 담당 부사장이 말하는 SK하이닉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