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왕따’ 타다는 생존할 수 있을까

타다는 지금 ‘왕따’다. 택시업계에서는 미워하고, 정부는 괘씸해하며, 같은 모빌리티 및 스타트업 업계로부터도 못마땅한 눈초리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국토부가 발표한 ‘택시 제도 개편안(이하 개편안)’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다. 정부와 택시업계, 모빌리티 업계 모두  개편안 이후 구체적인 후속 대책 입법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타다는 이 개편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플랫폼 사업을 꿈꾸는 타다 입장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모빌리티 총량제’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서다.

그래서 타다는 왕따가 됐다.

지난 7일 타다는 ‘1만 대 증차계획’을 밝혔다. 택시제도 개편안에 나오는  총량제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사로 풀이됐다. 예상치 못한 강수였다.

그러나 국토부는 타다의 도발에 더 강하게 나왔다. 타다 서비스의 근거가 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시행령을 개정해 예외적인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까불면 ‘확실한’ 불법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었다.

타다 입장에서는 협박으로도 들릴 수 있는 이야기다. 타다가 유사택시라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여객운수사업법의 예외 조항 덕이다. ‘11인승 이상 승합차에 한해 승객을 알선할 수 있게 했다. 타다는 이 조항을 근거로 자신의 서비스가 합법이라고 주장하지만, 택시 업계에서는 면허 없는 불법 운영이라고 규탄한다. 타다가 불법인지 합법인지는 아직도 논쟁 중이다.

결국 타다는 한발 물러섰다. VCNC 박재욱 대표는 “VCNC는 현행 법령에 따라 서비스를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 바뀌게 될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사업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욱 VCNC 대표

타다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는 카풀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 타다 논쟁이 있기 전에는  카풀서비스를 놓고 택시 업계와 모빌리티 업계가 부딪혔었다. 유상 카풀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여객운수사업법 시행령에서 출퇴근 시간 허용단서가 달려 있었다.

카풀에 뛰어든 신생 기업들은 이 예외 조항을 근거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택시 업계가 이를 불법이라 규정, 극렬히 반대했다. 중재자로 나선 정부는 이 시행령에서 카풀의 운행 시간을 오전 두 시간, 오후 두 시간으로 한정했다. 얼핏 보기엔 카풀을 법적으로 허용해주면서 택시 업계의 화를 달랜 것 같지만, 실상은 ‘카풀’이라는 비즈니스를 존재할 수 없도록 했다. 하루 네 시간 영업하는 모빌리티 기업은 수익성이 안 맞아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타다에 “일단 입법을 하고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시행령을 통해 반영해 나가자고 말한다. 그러나 타다는 지금까지 논의를 살펴볼 때 결국엔 타다가 양보해라로 결론 날 확률이 크다고 본다.

타다가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역시 ‘면허 총량제’다. 국토부가 면허의 총량을 관리하고, 택시가 감차하는 만큼  기여금을 받아 면허를 기업에 제공하는 상황에서는 승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타다는 본질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규모가 커져야 한다는 것은 태생적으로 택시를 대체할 천적 서비스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타다의 ‘1만 대 증차’ 주장은 그래서, “우리는 당장 1만 대 정도는 돼야 수익화 할 수 있다, 국토부가 이를 보장해줄 수 있느냐, 불가능하지 않으냐”를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그래서,  1만 대라는 숫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1만대는 곧 면허 총량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러나 카운터 파트너인 국토부는 이를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못된 행태로 봤다. 국토부가 “그간의 제도화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사회적 갈등을 재현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라 1만 대 증차 발표를 지적하고 “(택시개편안) 제도화 이전에 시행령을 개정해 불필요한 갈등소지를 없애고자 한다”고 말한 것만 봐도 얼마나 심기가 불편한지 알 수 있다.

타다는 여러모로 힘겨운 싸움이다. 국토부로 상징되는 정부와 갈등 각을 이루게 됐고, 택시의 저항은 점점 커진다. 스타트업 업계의 조력도 점차 줄어든다. “써보니 서비스가 좋더라”는 이용자 외에는 달리 타다 편을 들어줄 곳도 없어 보인다. 그마저 이용자들도 “타다 서비스 품질이 예전만 못하다”고 이야기한다.

타다로서는 ‘1만 대 증차’로 국토부에 반항도 했지만, ‘드라이버 5만명 확충’이라는 일자리 확대 메시지로 당근도 제시해봤다. 먹히지 않았다.

현재 타다는 사방에 적군뿐이다. 혈혈단신 고립무원으로 존재하는 타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글_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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