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의 아버지, ‘달빛조각사’로 돌아왔다

“달빛조각사는 예전에 제가  MMORPG를 개발할 때 그 시절의 기분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제가 코딩을 하면서 시작을 했고요. (예전에 게임을 개발할 때랑은) 환경도 많이 변했지만 제 생각에는 좀 나아졌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개발했던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달빛조각사’로 돌아왔다. 25일 서울 서초동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달빛조각사’ 출시 간담회에서 송 대표는 새로운 게임에 대한 기대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달빛조각사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를 운영하는 모바일 MMORPG다.  송재경 대표가 개발에 참여한 것 외에, 카카오페이지 누적 조회 수 3억4000만 건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웹소설이 원작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원작이 된 소설은 팍팍한 현실에서 평범한 삶을 사는 주인공 ‘이현’이 온라인 가상 현실 게임 ‘로열로드’에서 ‘위드’라는 닉네임으로 게임을 하면서 ‘전설의 달빛조각사’라는 직업을 갖는 모험 과정을 몰입감 있게 써 인기를 얻었다.

송 대표는 달빛조각사를 게임의 원작으로 삼은 것과 관련해 “젊은 층의 인기가 있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며 “원작의 내용이 분량이 많고, 가상 현실 게임을 모바일로 하기에 기술 제약이 많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나름 잘 재해석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게임 달빛조각사는 게이머들이 위드의 동료가 되어 소설 속에 나오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소설 내 주요 스토리를 게임의 메인 스토리로 삼았고, 그래서 이용자들이 원작 내 사건을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만약 소설을 읽지 않은 플레이어라 하더라도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원작의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MMORPG 이용자들은 게임 내에서 보통 ‘직업’을 가지는데, 달빛조각사는 독특하게도 ‘무직’이라는 타이틀이 있다. 이 무직을 선택한 이용자들은 나중에 소설 주인공 위드처럼 ‘조각사’라는 직업을 택할 수도 있다.

송 대표는 “원작 주인공처럼 노력으로 환경을 극복하고 많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원작이 그런 것처럼, 제가 처음에 만들었던 MMORPG가 그랬던 것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달빛조각사의 강점으로는 ‘감성’을 앞세우기도 했다. 송 대표가 보기에 게임 기술이 어느 정도 평준화된 상황에서, 달빛조각사가 이용자에 줄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이 감성에 있다고 본 것이다.

잠깐, 송 대표가 말하는 감성을 들어보자.

“제가 생각하는 게임은 이렇습니다. 필드가 살아있는 게임, 몬스터가 아이템을 떨구면 그 아이템이 어떤 아이템인지 궁금해하고, 맵을 구석구석 밝히고, NPC에 말을 걸어 히든 퀘스트를 얻고, 그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하고, 레벨업이 되면 어떤 스탯을 찍을지 고민하는 그런 즐거운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이 제가 처음에 만들었던 MMORPG의 모습이기도 한데요, 달빛조각사는 이런 MMORPG이면서, 그 시절 불편했던 걸 개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달빛 조각사가 많은 분이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개발했습니다. 과금도 지나치게 하드코어 하지 않고, 굉장히 즐거운 게임이고, 정형화된 그래픽에서 벗어나서 많은 분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귀엽고 캐주얼한 캐릭터를 선택했습니다. 소소한 재미를 놓치지 않도록 사소한 디테일에도 신경 썼고, 게임의 깊이를 팔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원작 소설의 주인공이 그런 것처럼, 노력으로 환경을 극복하고 많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과 곧 모험을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왼쪽부터)카카오게임즈 김태형실장, 엑스엘게임즈 최관호대표, 카카오게임즈 조계현대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대표, 카카오게임즈 이시우 본부장, 엑스엘게임즈 김민수 이사

 

감성적인 면을 강조한 만큼, 과금 부분에서 초반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비싼 과금으로 초기 이탈을 내는 것보다는, 부담 없는 과금으로 장기적인 매출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별다른 과금 없이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며, 편의성, 버프, 꾸미기 등 아이템에 한해 유료로 판매할 예정이다. 게임 내 거래소를 통해 아이템의 판매와 구매가 이뤄지겠지만, 여기서 쓰이는 재화도 게임 내에서 획득하고 활용되는 것으로 충당할 수 있게 했다고 카카오게임즈 측은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대표도 참석, 달빛조각사를 만든 송재경 대표와 협업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조 대표는 “게임 판타지 소설의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작품을 게임으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MMORPG의 거장인 송재경 대표와 엑스엘게임즈에서 심혈을 기울여 단 하나의 모바일 게임 달빛조각사를 멋지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외에도 넥슨의 ‘V4’ 같은 기대작이 잇달아 출시된다. 카카오게임즈는 달빛조각사의 출시 일정을 10월 10일로 공개했는데, 기대작 중 첫 출격이 될 전망이다. 달빛조각사는 24일 기준, 사전다운로드 250만 명을 기록했다. 한 달이 채 안 된 기간 이뤄낸 성과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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