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기사는 자영업자일까, 노동자일까. ‘긱 이코노미’ 시대가 열린 이후 논쟁적 주제였던 이 질문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해답을 내놓았다. 답은 ‘노동자’다.

미국 캘리포니아 의회는 지난 10일 우버 드라이버 같은 플랫폼노동자를 노동자로 간주하는 내용이 담간 법안 ‘AB5’를 통과시켰다. 드라이버가 노동자로 인정되면, 우버는 드라이버에게 실업보험, 의료보조금, 유급 육아휴직, 초과근무수당, 최저임금(시간당 12달러) 등을 제공해야 한다.

법안에 따르면  기업이 노동을 제공하는 자영업자를 고용하는 것은 특수한 조건 아래서만 가능하다.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회사의 지휘와 통제로부터 자유롭고, 그 회사의 통상적인 비즈니스 이외의 업무를 해야 하며, 스스로의 고객을 보유하는 등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의 드라이버는 여기에 속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버나 리프트의 드라이버는 회사가 정해주는 승객을 태워야 하고, 승객을 이동시키는 업무는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이다. 또 드라이버가 자체적으로 고객을 섭외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이 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법안이 실행된다면 더이상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연결시켜주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인데, 드라이버를 노동자로 고용하면 더이상 플랫폼으로 존재할 수 없고, 기존의 택시 비즈니스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된다.

우버나 리프트뿐 아니라 배달대행 등 플랫폼 상에서 노동을 거래하는 비즈니스는 모두 이 법안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단지 플랫폼 업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모든 업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화물운송기사나 네일샵 종사자, 건설일꾼 등도 여기에 속한다. 다만 법안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몇몇 직종은 예외로 두고있다.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으로 관련 법안에 대한 논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이며, 그 결과에 따라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법안 캘리포니아주의회를 통과하자 “몇십년째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만 되뇌는 한국 정부와 국회는 이번만큼은 미국 캘리포니아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면서 “사용자 단체의 실체 없는 4차 산업혁명으로 포장한 구시대적인 ‘더 많은 고용유연성과 더 낮은 노동권’ 주장에만 귀 기울일 것이 아니라 ILO 핵심협약 비준안을 어떻게 통과시킬 것인지, 헌법과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