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광복회관에는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특이한 점포가 하나 있다. KB인사이트라고 부르는 이 점포는 놀랍게도 IT부서가 운영 주체다. IT 서비스가 아니라 일반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IT부서가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이 점포는 KB금융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의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디지털이 비즈니스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 점포가 매출을 많이 일으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IT부서가 고객을 직접 만나면서 고객의 니즈를 몸으로 느끼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IT부서가 고객의 니즈를 현장에서 몸소 깨달아야 디지털 혁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까지 IT부서는 어두운 지하에서 비즈니스 부서의 요구사항에 응대하는 역할에 그쳤는데, 이제 IT가 비즈니스를 이끌어야 하는 시대다.

KB국민은행 IT그룹 이우열 대표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포럼 2019’에서 “과거에는 비즈니스 안에 IT가 있었는데, 이제는 IT 안에 비즈니스가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IT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비즈니스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KB인사이트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영업은 하지만 일반 영업점처럼 영업실적을 성과지표(KPI)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영업을 하면서 고객과 직원의 페인포인트(애로사항)을 찾고,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금융그룹은 대대적인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진행중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인재중심(P), 리딩(L), 애자일(A), 젊음(Y)이라는 키워드를 전략 방향으로 잡고, 2025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4000여명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KB의 IT플랫폼을 기반으로 파트너사의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고, 고객들의 생활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간단하게 말하면 IT가 돈 버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계좌관리, 자금이체, 외화송금 등 금융업무를 외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API로 제공한다. 기업 협업 시스템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KB비즈스토어라는 사이트를개설했다.

개인 고객을 위한 마이데이터 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각 기업들이 가진 개인정보를 종합해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 정보뿐 아니라 의료, 통신, 구매 등 다양한 정보를 관리한다.

KB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오픈뱅킹을 구현하겠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KB스타뱅킹 앱 하나만 있으면 다른 은행의 금융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KB금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기술은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계정계를 제외한 정보계, 채널계 모두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3500명이 함께 하고 있는데, 델 테크놀로지스가 핵심 파트너다.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운영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는 가능하면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은 미래 금융 기술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은 세상을 바뀌는 기술 중 하나”라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 자산은 디지털 자산이 될 것이고 이를 유통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