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택시 회사 인수해 ‘타다’와 전면전 나서나

카카오라는 브랜드로 ‘타다’와 같은 서비스가 나올까?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면허 90여개를 보유한 택시회사 한 곳을 인수했다고 지디넷코리아가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진화택시’ 업체 양수·양도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면허가격은 하나당 7000만원 선이라고 지디넷은 전했다. 시장가보다 15% 정도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셈이다.

이 보도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국토부의 택시 발전 방안이 발표된 이후 택시업계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고 있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회사를 인수한다면, 시나리오는 예측 가능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토부의 택시 발전 방안에 나왔던 ‘플랫폼 운송 택시’ 사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 운송 사업은 플랫폼 사업자가 택시 면허를 사서 직접 운송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플랫폼 업체가 택시 면허를 매입하면 차량, 요금, 갓등 등 규제를 전향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신 플랫폼 운송 사업자는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월 40만원 정도의 금액이 논의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 기여금으로 기존택시 면허권을 매입하는데 활용할 방침이다.

카카오가 택시회사를 인수해 실제로 플랫폼 운송 사업자가 된다면, ‘타다’와의 일대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지 택시 90대를 운행하는 것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목표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운송 사업에 나서는 것은 택시 서비스의 혁신을 직접 주도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택시는 기존의 택시를 중개하는 역할만 하고 있는데, 이 방식만으로는 택시 서비스의 품질에 관여할 수가 없다.

만약 타다나 마카롱택시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발전으로 기존의 택시가 시장에서 외면 받는다면 카카오택시가 설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카카오택시를 통한 중개 서비스는 유지하면서, 플랫폼 운송 사업을 통해 직접적으로 택시 서비스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점은 ‘타다’가 국토부의 택시 발전 방안에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회사 인수는 국토부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국토부 입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은 큰 회사가 플랫폼 운송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면 더욱 힘있게 ‘택시 발전 방안’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정주환 대표는 국토부의 방안에 대해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형상화하고, 방향성을 정의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오늘을 시작으로 당장 실행 가능한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고 실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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