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TMI] 구독 서비스, 이득일까? 손해일까?

이 기사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오디오클립   IT TMI의 7월 12일 방송 내용입니다.

남혜현: 안녕하세요. IT Too Much Information, IT TMI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입니다. 진행을 같이할 심스키님이 멀리, 태국으로 여름 휴가를 가버렸어요. 다른 바이라인네트워크 기자 없이, 저 혼자 이렇게 진행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래서 아주 많이 긴장되고 걱정도 되는데요.

그래서 오늘 게스트분께서 좀 많이 고생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다행히도 말씀을 잘하시는 분이 나오셔서 안심이 됩니다. 오늘 방송 주제를 말하기 전에 게스트분부터 먼저 소개해 드려야 될 거 같아요. 왜냐면 오늘 게스트는 공동 진행자가 될 것 같아서요, 김수영 리디북스 전략 실장님 나오셨습니다.

김수영: 네, 안녕하세요 리디 주식회사에서 전략실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김수영입니다

남혜현: 반갑습니다!

김수영: 기자님이 너무 부담을 많이 주셔서 떨리네요,

남혜현: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되고요(웃음), CFO라면 돈을 만지는 일인데요.

김수영: 그렇게들 많이 생각해주시죠

남혜현: 김수영 실장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인지, 청취자분들께 소개를 좀 부탁드릴게요.

김수영: 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하다가 2014년부터 IT 쪽으로 들어왔습니다. 전에는 아이지에이웍스라는 애드테크 회사에서 CFO를 4년 정도 했었고요. 리디주식회사에는 2018년 초에 조인해서 처음에는 전략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다가 최근에는 CFO까지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남혜현: 뭔가 높은 직책을 많이 하고 계신 느낌적 느낌이 듭니다. 맞습니까?

김수영: 아, 높은 거는 아니고요, 조금 특화된 영역에서 업무를 수행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남혜현: 전략실, 성장 전략실이죠? 앞으로 회사의 성장 동력을 찾는 곳이잖아요? 이것이 오늘의 주제와 상관이 있을 수도 있겠어요. 최근에 리디북스의 성장 동력을 눈여겨 보는 게 있어요. 뭘까요?

김수영: 혹시 애니를 좋아하시나요?

남혜현: 만화도 좋아하고요. 오늘은 구독 서비스 얘기를 해 보려고 그래요. ‘리디셀렉트’라고, 사실은 전자책에서 월정액 서브스크립션 모델을 제일 처음은 아니지만 가장 성공적으로 선보인 곳이 리디북스, 맞을까요?

김수영: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고요,

남혜현: 우선은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리디셀렉트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해주시면 어떨까 싶어요.

김수영: 리디셀렉트는 저희 리디주식회사에서 2018년 여름에 출시했던 도서무제한 정액제서비스였고요.

남혜현: 월정액. 얼마의 돈을 내면 무제한으로 계속 공짜로 볼 수 있다, 이건 거죠?

김수영: 맞습니다. 월 6500원을 내면, 저희가 생각했던 콘셉트는 커피 한 잔 값으로 책 한 권 이상을 보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드리는 거예요.

남혜현: 커피 한 잔 보다 비싼데요?

김수영: 어떤 커피를 드시느냐에 따라서, 조금 다를 것 같긴 합니다만(웃음), 그렇게 콘셉트를 잡고 리디셀렉트를 구현을 했던 거는 퀄리티 있는 도서들만 집중하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내부적인 기준들이 있는데 간단하게 설명 드리자면 리디북스에서 4.0 이상 평점과, 일정수의 리뷰, 코멘트가 달린 굉장히 퀄리티가 있다고 고객들이 도장을 찍어준 도서만 들어갈 수 있고요.

남혜현: 리디셀렉트에요?

김수영: 예 맞습니다.

남혜현: 사실은 공짜로 볼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종 수 채우기가 더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얘기시네요?

김수영: 저희가 생각을 했던 거는 고객 분들한테 지속적으로 가치를 제공해 드려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종 수가) 많으면 오히려 더 보시기 힘드시니까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중심적으로 모았습니다. 신간 같은 경우에는 MD 분들이 좀 판단을 하는데, 그래도 예전에 책을 내셨던 작가 분이라면 그 작가 분의 (기존) 작품에 대한 평점이나 평가 같은 것을 반영해서 책을 넣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남혜현: 오늘 사실 콘텐츠 구독 서비스 얘기도 할 거고 콘텐츠가 아닌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할 거예요. 예를 들어서 사실은 구독 서비스가 생소한 건 아닌 거 같아요. 어렸을 때 생각해보면 신문 같은 것도 구독해서 아침마다 받아 봤고, 우유도 배달받아서 먹었었잖아요? 이런 것도 넓게 보면 구독 서비스의 일종인데, 그런데 이게 지금 와서 화제가 되는 것이 디지털화가 되면서 O2O 서비스가 구독 서비스로 들어오고 있어서일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실장님하고 두 가지 구독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리디북스에서 오셨기 때문에 콘텐츠 얘기가 좀 더 많을 거고, 실생활과 접목된 구독 서비스 얘기도 해 볼 겁니다. 우선, 콘텐츠 얘기를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디지털 콘텐츠에 구독 서비스가 많잖아요?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김수영: 디지털 구독 서비스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리시는 게 넷플릭스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신문도 전통적으로 구독 서비스가 맞고요.

남혜현: 요새는 없죠?

김수영: 요새는 아무래도 실물로 거의 안 보시니까.

남혜현: 아웃스탠딩!

김수영: 네, 맞습니다. 작년 말에 저희가 인수한 아웃스탠딩도 정액제 뉴스 서비스였고, 저희가 올해 5월에 인수 합병 발표했던 라프텔 같은 경우도 스트리밍 애니메이션 정액제 서비스여서, 전반적으로 디지털 콘텐츠 정액제에는 많이 친숙해져 가는 것 같아요.

남혜현: 또 어떤 정액제 서비스가 있을까요?

김수영: 뉴스레터 같은 것도 정액제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고요,

남혜현: ‘일간 이슬아’ 이런 것도 있고요,

김수영: 저는 금융업계에 있었다 보니까 금융업 쪽에서는 아무래도 정기적으로 구독할 서비스들이 좀 있어요. 대표적으로 ‘이코노미스트’라던가 특화된 영역들에 대해서 뉴스레터 같은 것들이 있죠. 그런 걸 잘 구독하는 편이고요. 정보를 취합하는 게 굉장히 핵심역량이다 보니까 비용을 지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큰 거부감은 없는 것 같아요.

남혜현: 저도, 구독을 하는 것이 대여섯 개 되더라고요. 리디셀렉트도 보지만, (전자책 정액제 서비스를) 예스24도 하고 있고 밀리의 서재, 교보문고도 하고 있고요. 음악도 유튜브 프리미엄도 하고 멜론도 써보고 영상은 왓챠도 하고 티빙도 하고, 이게 돈이 만만치 않은 거예요. 스트리밍 서비스가 소비자에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저렴하게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거라 생각했는데 다들 독점 콘텐츠를 갖고 있고 경쟁 서비스를 하다 보니 하나를 들어서는 부족해서 이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김수영: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고 저희 회사가 가는 방향이기도 한데, 유저 관점에서는 본인이 내는 서비스가 일정 금액이 있을 거잖아요? 한국에서는 보통 9900원에 서비스를 많이 만드는데, 그랬을 때 나는 이 영역에서 9900원 이상 써야 유저분들이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뷔페에 가도, 입 짧은 분들은 엄청 손해시잖아요? 그런데 많이 드시는 분들은 뷔페 가면 굉장히 행복한 것처럼, 정액제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많이 드실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깔아요.

그 안에서 저희가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퀄리티입니다. 그 정도의 만족감을 주기적으로, 월정액제라면 매월 한 번 정도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면 정액제 서비스가 안 아까우신 거고요. 월 1회 만족감을 느끼시는 게 저희들이 서비스 운영해보니까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왜냐하면 서비스는 많은 분을 위해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데, 쓰시는 분은 또 개인적인 취향이 있으시니까 이분들에 대해 맞춰 드리는 게 언제나 좀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남혜현: 듣다 보니까 궁금한 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가 월 9900원보다 많이 쓰기 때문에 9900원짜리 요금제를 쓰는 게 아깝지 않게 느껴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9900원보다 많이 쓰는 사람이 많으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손해 아닌가요? 어차피 9900원짜리 요금제를 안 내도 시장에서는  수요가 많은 거잖아요?

김수영: 그래서 이거는 업종마다 좀 다른 거 같아요. 예를 들자면 고객 수가 많아서, 개별적으로 판매를 하는 것보다 더 수익이 크다면은 공급자분들도 정액제 서비스에 쉽게 들어오실 수 있는데, 그게 저희가 좀 해 보니까 사업 영역마다 좀 다른 거 같아요. 예를 들자면 음원쪽은 많은 유저들이 조금씩만 내 주셔도 큰 금액이 될 수 있거든요.

남혜현: 규모의 경제 같은 거잖아요?

김수영: 맞습니다. 반면에, 도서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선 투입 되는 비용이 크다 보니까 정액제 서비스만 갖고는 충분한 수익화가 좀 쉽지는 않다고 저희는 보고 있고요. 그 부분을 해결해드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사업이나 비용구조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남혜현: 구독 서비스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공급자분들이 계시잖아요? 아무래도 시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하시니까요.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김수영: 영역마다 좀 다르게 될 거 같아요. 구독 서비스가 충분한 규모의 유저를 모아올 수 있고, 모아온 유저로부터 충분한 돈을 받아서 N 분의 1로 나눠드렸을 때 공급자분들이 충분히 이제 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 나오는 업계는 정액제 서비스가 활성화될 거 같고요.

제 생각에는 이미 음악이나 영화 쪽은 이미 그 규모가 충분히 나온다고 사업자들이 다 판단을 했다고 보고 있어요. 반면에 도서 정액제는, 아직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어떤 공식도 안 나와 있어요. 시장을 열기 위해서는 공급자분들이 어쨌든 공급을 해주셔야 되니까 공급자 분들을 좀 편안하게 해 드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일단 서비스를 설계했어요. 유저분들께는 “여기에 한 달 돈 내셔도 됩니다. 내시면 분명히 책 한 권은 읽으실 거예요”라고 어필을 하고 있죠.

남혜현: 네, 사실은 공급단도 중요하고 수요단도 중요한데, 수요자가 이 플랫폼에 왔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게 없으면, 생태계 자체가 처음에 안 생기잖아요. 카카오택시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도 처음에 택시 기사님을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였잖아요. 불렀는데 택시가 안 오면 다음엔 카카오택시를 안 쓸 테니까. 같은 문제 맞죠?

김수영: 네, 맞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긴 한데 저희가 노력을 해서 풀 수 있는 거는 공급자분들 쪽인 거 같고, 소비자분들은 물론 저희가 마케팅이나 노력을 하지만 결국 선택을 해주셔야 되니까요. 저희가 소비자분들은 선택을 강요할 수 없고 대신 공급자분들 숫자가 더 적으니까 설득이 되거든요. 한 분씩 찾아가서요. 한국의 출판사 수가 3000개 된다는데, 5000만 명보다는 적잖아요(웃음).

남혜현: 그러면 사실 구독 서비스 가 아니라면 사람들이 뭔가 살 때는 구매 방법밖에 없잖아요. 구독과 구매 장단점을 좀 비교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김수영: 유저 입장에서인가요, 공급자 입장에서인가요?

남혜현 : 유저 입장에서요.

김수영: 유저분들 입장에서 구독 서비스 장점은 아무래도 편안하다는 거죠. 어차피 내가 매일, 매월 살 거면 정기 배달로 오는 게 편하잖아요. 반면에 구독 서비스의 단점은 이 콘텐츠나 상품이 배달되는 주기와 소비하는 주기가 안 맞으면 다 낭비예요.

남혜현: 예를 들어서 출장을 일주일 갔다 왔다면 그 사이 우유는 못 먹는 거잖아요?

김수영: 뭐 다행히 일주일 서비스 홀드가 가능하다, 그러면은 괜찮겠지만요. 일반적으로는 디지털콘텐츠는 특히 내가 그 소비주기를 못 쫓아가면 그게 다 낭비가 돼요.

남혜현: 또 그런 것도 있을 거 같아요. 만약 제가 한 달에 십만원을 책을 사는 데 써요, 그러면 정기 구독 서비스에 십만원 쓰는 게 아깝지는 않을 것 같은데, 다만 내가 보고 싶은 신간이 거기 없을 수 있잖아요? 별도 비용이 그럼 발생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독 서비스의 강점은 아무거나, 갖춰진 것에서 편안하게 가져다 쓸 수 있다는 거?

김수영: 구독 서비스는 아무래도 콘텐츠라든가 해당 물품을 많이 소비하시는 분이 훨씬 더 편안하실 수밖에 없어요. 책을 한 달에 한 권 보는 분은  저희 서비스에 6500원에 고정이 되는 건데 책을 100권을 보시는 분은 65원마다 책을 한 권씩 보는 거니까 엄청나게 이득이거든요.

남혜현: 사람이 한 달에 책을 100권씩 볼 수 있나요?

김수영: 있기는 한데 많이 그렇게 보시지는 않으시죠(웃음).

남혜현: 실장님이 구독하는 서비스가 있나요?

김수영: 저도 매월 문자가 뜨니까, 속으로 ‘내가 서비스를 많이 구독을 하고 있구나 ‘ 생각해요. 일단은 당연히 저희 회사 서비스 세 개 다 쓰고 있고요. 그리고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라고 생각 많이 안 하시는데, 저는 구글 드라이브 100GB가 굉장히 싸거든요. 그거 다 월정액이고요, 개인적으로 IT 전략 뉴스레터 같은 외국 서비스가 있어요,  구독하고 있어요.

남혜현: 그럼 얼마나 쓰시는 건가요?

김수영: 5만원 좀 안 되는 거 같아요 .

남혜현: 그러니까요, 돈이 이렇게 쓱쓱쓱 나간다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끊지 못하는 데는 뭔가 록인 시키는  요소가 있는 거 같아요.

김수영: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불편함을 줘서 가입을 유지시키거나 그런 거는 유저분들 입장에서는 유쾌한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반면에 이제 저희가 생각하는 거는 큐레이션이 되게 좀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좋은 콘텐츠를 잘 갖다 드려야 이거를 매월 소비를 하시고 매월 잘 소비를 하셔야 거기 만족해서 계속 남아 계시는 거예요. 그게 오리지널 콘텐츠일 수도 있고, 아니면은 그냥 큐레이션 잘해 드리는 것일 수도 있고요.

남혜현: 사실, 큐레이션은 대부분의 서브스크립션 모델에서 쓰고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별로 내 취향에 맞는 거 잘 안 해주는데?”라고요.

김수영: 생각보다 큐레이션이 정말 어려워요. 당연히 저희도 하고, 데이터 분석 쪽에서도 많이 돌리는데요,

남혜현: 어떤 게 어려운가요?

김수영: 저도 전문가는 아니니까, 추상적으로 개념을 얘기를 말씀드리자면 큐레이션이 일반적으로는 당신이 이거를 좋아하니까 그걸 계속 밀어드리는 거, 이게 일반적인 큐레이션의 관점인데 사실은 당신이 이게 필요한지 몰랐는데 좋아하는 거 밀어 드릴 수 있으면 그게 베스트에요.

김수영: 그런데 그건 본인도 모르는 거잖아요?

김수영: 그걸 분석적으로 잘 풀어내고. 여러 데이터의 활용성을 높여서 이 사람을 잘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콘텐츠를 수급하고 갖다 드려야 되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게 굉장히 박자가 많이 맞아야, 손발이 맞아야 잘 진행이 되는 거죠. 그래서 좋은 큐레이션이 되는 서비스를 쓰시다 보면 어떤 경우가 발생하냐면요, 추천대로 그냥 가도 만족스러워요. 마찰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추천이랍시고 듣고 있는데 만날 “나 이거 마음에 안 들어”하고 끄고, 만날 플레이 리스트 조정하고 있고 그러면 좋은 추천 서비스가 아닌 거지요.

남혜현:  아무래도 추천 서비스가 좋아진다는 것은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단 얘기잖아요. 그런데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큰 회사라는, 가입자 수가 많고 혹은 한 명의 가입자가 오래 썼거나 그런 여러 조건이 부합되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종국적으로  큰 회사들 위주로만 판이 짜이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을 만드는 데는 유리하지 않은 환경으로 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좀 들어요.

김수영: 당연히 큐레이션 관점에서는 클수록 유리함이 있지만 저희가 봤을 때는 생각의 구조나 마인드 셋 이슈인데, 큰 시장에서 도전을 하는 플레이어라고 생각을 하니까, 스타트업이라고 스스로 표현을 하는데요. 그런 관점에서 큰 회사일 때 못 하는 것들이 있죠. 빨리 액션을 취하거나 빨리 옮기거나 고객분들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어 정말 시시각각 뭔가 바꿔 드린다든가 이런 것들이 큰 회사는 좀 어려워지니까요.

남혜현: 의사결정 과정 때문에 그런가요?

김수영: 의사결정 과정도 있고, 큰 회사는 클수록 뭔가 실수를 했을 때 위험이 크잖아요. 방어적일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잘 공략을 해야 되는 거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공룡들이 날뛰고 있는 시장에 감히 섣불리 도전장을 내미는 것은 당연히 어려울 수 있지만, 다양한 영역에 도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남혜현: 오리지널 시리즈도 그런 것 같아요. 돈 없으면 오리지널 시리즈 못 만들잖아요.

김수영: 조심스러운 게 돈이 많다고 꼭 잘 만드는 것도 아니에요. 폭파되는 오리지널 시리즈도 생각보다 많아요. 저희는 오리지널 시리즈 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지만, 주변 회사들 얘기를 들어 보면 생각보다 이게 제작비를 투여해서 오리지널 시리즈 만든다는 게 흥행에 절대적인 어떤 도움이 되는 건 아니고요, 충분히 돈을 낭비하는 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요.

남혜현: 재미가 있어야 하니까요.

김수영: 그렇죠. 결국 제작을 잘해야 하는 건데, 유저를 잘 아니까 제작을 잘 한다는 게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는 거 같아요.

남혜현: 틀린 부분이라고 하시면?

김수영:  미식가 라고 해서 좋은 요리사가 아닐 수 있다는 거죠. 좋은 제작사가 잘 결합이 돼야 되는 거고 어떻게 보면, 이제 그런 분들 찾아내는 것도 이제 좀 사업적 역량인데 그게 운영을 잘하는 것과 조금 다른 영역이더라고요.

남혜현: 큰 곳들은 다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잖아요,

김수영: 네, 대부분 그렇죠

남혜현: 그러면, 도전하는 곳 입장에서는 오리지널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이 맞다는 얘기신지?

김수영: 성공을 해서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드는 건지 오리지널 시리즈를 해서 성공한 건지를 좀 잘 구별해야 하는 거 같아요.

남혜현: 예를 들어서 넷플릭스 나 유튜브 이런 것은 어떤가요

김수영: 제가 생각했을 때 넷플릭스는 성공한 다음에 오리지널 시리즈 만든 회사라고 봐요

남혜현: 넷플릭스 사실은 구작 들이 많았잖아요

김수영: 넷플릭스는 사실상 그 당시를 생각해 보면 그 정도 퀄리티로 끊임없이 그 정도 사이즈의 라이브 스트리밍해 보시는 서비스가 없던 것 같아요. 운영을 잘하셨고 그러면서 이제 많은 고객분들이 와서 서비스 이용하시고 이거 보시고 거기서 당연히 데이터 축적되고, 자본력도 생기면서 점차 오리지널 시리즈 만들면서 진화를 한 것으로 보이고요. 오리지널 시리즈를 잘해서 성공했다는 공식이 조금 안 맞는 거 같아요. 성공에 당연히 도움이 되었겠지만요.

남혜현: 리디북스도 오리지널 서비스를 하고 있잖아요? 직접 해보시니까 어떤가요. 이게 어떤 것이다, 하는 맛보기는 충분히 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김수영: 생각보다 어렵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남혜현: 실제로 어떤 게 어려운가요?

김수영: 아무래도 저희는 그동안 유통을 굉장히 잘 했던 집이니까 이제 막상 제작을 하려 그러니까 생각할 것도 더 많아지는 거죠. 출판사와 편집자의 고통도 간접적으로 경험을 하고 있고. 작가분들의 고통도 공감대가 많이 형성이 되고 있고. 아무래도 이제 창작을 하시는 게 되게 힘드니까 만드는 것도 잘 만들어야 되고 그거를 또 고객분들께 잘 보여 줘야 되고 그 모든 책임이 저희한테 있으니까 이제 그런 것들 관점에서 차근차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거 같고요.

남혜현; 초반에도 그렇고 오리지널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주목을 받기도 하고 하니까 화제는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김수영: 오리지널 시리즈를 굉장히 많이 하려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요. 기존의 생산자분들이 잘 만들기 힘든 콘텐츠는 저희가 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기존에 기성 출판사 분들은 책을 만드셔야 되고, 그러다 보니 분량이나 내용에 대해 제약이 있어요. 책이 너무 짧아도 책으로 만들기 힘들고, 내용도 너무 테크니컬 해서, 전 국민 5000만명 중에 100명만 읽을 것 같아. 근데 이 100명은 100만원도 낼 것 같아. 이런 콘텐츠는 책으로 만들어 내기 쉽지 않으니까. 저희는 그런 특정한 영역들, 제약이 없는 분량, 아니면 연재인데 불규칙적으로 일 년에 걸쳐서 나온다, 일반 출판사나 플랫폼에서는 힘들다, 그런 것들을 저희는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으니까 트라이를 많이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남혜현: 외국의 서비스는 많이 한국에 들어오는데 한국의 서비스가 외국에 나갈 가능성은 있을까요?

김수영: 물론 있죠. 결국에는 그래서 어떤 콘텐츠를 확보를 하고 계시는지가 좀 문제가 되는 거 같아요.  플랫폼을 잘 운영하시는 분은 콘텐츠 수급 문제만 잘 해결 하신다면 제 생각에는 특정 국가에 진출해서 충분히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을 수 있고, 수급을 못 하신다고 하면, 그러면 콘텐츠가 없는 거니까 방법이 없는데 한국 회사들이 점점 글로벌화 되면 조금은 편하게 되겠죠?

한국 회사라고 해서 미국 영화사 콘텐츠 라이선스를 받아서 태국에서 서비스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앞으로는 이제 그런 데 투자하신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혜현: 전자책이 전자책하고만 경쟁하는 게 아니잖아요. 독자의 시간을 놓고 경쟁을 하는 건데, 영화든 책이든 만화든 다 합쳐서 경쟁하는 거라. 어느 정도 상한선을 보세요?  한 사람이 디지털 콘텐츠 구독 서비스에 매월 쓰는 돈이 얼마 정도 될 거라는요?

김수영: 사람들이 얼마까지 쓰겠다, 라고 생각한 적은 없고요. 오히려 저희가 보고 있는 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을 하세요. 아무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도 24시간 영화만 볼 수는 없어요. 일정한 기간만 놓고 보면 하나의 서비스만 사용할 수 있지만, 기간을 굉장히 넓게, 특히 한 사람의 일생을 놓고 본다면 사실은 생각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쓰실 수밖에 없어요. 인생의 특정 시기마다 다양한 니즈가 발생을 하니까 이제 다양한 콘텐츠가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 안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거는 남의 영역은 잘 모르겠고 적어도 우리가 가능하면 1등을 하자. 아, 모르겠고 전자책은 리디 가서 봐. 이걸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죠.

남혜현: 우려도 있는 것 같아요. 비용이 늘어나고 매달 돈을 냈는데 그만큼 쓰지 않더라. 그래서 성장곡선이 꺾이지 않겠느냐 하는요.

김수영: 고객이 (비용을) 내는 만큼의 효용을 주지 못하는 회사는 도태될 거라고 보고 있고요. 어떻게 보면 가장 심플한, 이제 정액제서비스 목표는 저희 셀렉트 구독하셨으면 뭐가 됐든 한 달에 6500원 이상의 가치를 매달 느끼게 만들면 돼요.

남혜현: 결국에는 그 분야의 콘텐츠를 쓰게 만드는 힘까지 같이 가져가야 하겠군요.

김수영: 저희도 내부적으로 제일 무서운 고객이 사용 이력이 없는데 돈은 내시는 분들. 그런 분들은 결국 언젠가는 이탈을 할 거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돈을 내니까 우리의 유저라고 생각하고 안일하게 있으면 굉장히 심각한 서비스 문제가 생길 거고 그래서 저희도 내부적으로 굉장히 다양한 트라이를 해요

남혜현: O2O 얘기를 너무 많이 안 했어서,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해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최근에 호텔 수건 같은 질 좋은 수건을 매주 배송을 해주는 거예요.

김수영: 저는 근래에 관심 있게 봤던 것이 와이셔츠 매주 배달해 주시는 서비스. 제가  금융업을 떠나면서 와이셔츠를 매일 입지 않아도 돼서 편안한데, 이전에 매일 다림질을 해야 됐을 때는 정말 그런 서비스를 원했고요. 당연히 세탁물. 정기적으로 걷어가서 해주시면, 요즘은 그런 세탁 서비스도 많이 나와 있는 거로 알고 있고.

기저귀도, 예상이 되니까. 그런데 구독을 해서 받았다 취소하는 것보다 매달 사는 게 더 편해서. 영원히 갈 게 아니니까요. 아이가 크면서 기저귀 사이즈가 달라지니까요. 선택이 중요하다고 판단이 되는 영역은 구독 서비스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면도날 배송 서비스처럼 규칙적으로 쓰고 한 번 퀄리티가 입증이 되면 바꿀 필요가 없는 것들은 (구독 서비스가) 잘 되는 것 같아요.

남혜현: 한 번의 결제는 크게 부담이 안 되지만, 정기 결제는 고정비가 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수영: 아무래도 모든 미래의 결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 번에 내리시는 걸 수도 있으니까요. 효용이 압도적으로 높아야 해요. 10배 이상의 효용을 느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 정도 체감하지 않으면  체감을 잘 못 한다고 될 거 같아요. 예컨대 유튜브 뮤직이 1만원인데, 다른 서비스가 1만1000원일 경우 “내가 계산해보니까 1000원만큼의 효용을 더 느낀 것 같아, 이전하자” 이렇게 하기는 어렵거든요. 그 효용을 느끼게 해드리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남혜현: 구독 서비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김수영: 공급자와 플랫폼이랑 유저, 세 곳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가치를 내면서 효용을 매번 주는 서비스는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을 거고요. 그렇지 못한 플랫폼이나 서비스는 아무래도 구독이나 정액제보다는 다른 형태의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혜현: 오늘 방송 어떠셨는지요?

김수영: 저는 되게 즐거웠어요.

남혜현: 네, 다행입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제가 외롭지 않게요.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앞으로 구독 서비스 잘 되고 또 좋은 모델 좋은 서비스 얘기가 좀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다음에 또 기회 되면 나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수영: 아 또요? (웃음) 불러 주시면 영광입니다

남혜현: 네 감사합니다. 들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진행.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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