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사이언스가 잘 나간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이러한 신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인 하용호 카카오 비즈개발서비스 담당이 기업들에 ‘데이터사이언스 하지말라’는 주문을 해 눈길을 끈다. 하용호 담당은 최근 한빛미디어가 연 개발자대회 ‘데브 그라운드 2019’에 연사로 참석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 굳이 데이터사이언스를 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 담당은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서 SK텔레콤을 거쳐 빅데이터를 연구하는 넘버웍스를 창업했다가 카카오에 매각하며 이 회사에 합류했다. 데이터를 분석, 카카오의 플러스친구 메신지 서비스를  쓰는 고객들이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방법을 연구한다.

하용호 카카오 비즈개발서비스 담당. 기업들이 데이터사이언스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이를 활용하려면 제대로 된 데이터와 전문가, 그리고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기업들의 데이터 보유 수준은 없거나, 쓸 수 없거나 두 종류라는 뼈 아픈 지적도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대기업, 창업,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담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사이언스를 하기 어려운 점을 현실적으로 조목조목 짚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했을 통신사, SK텔레콤에 입사했을 때조차 “데이터가 안 보였다”는 말을 했다. 흔히들 데이터사이언스를 설명할 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인용하곤 하는데, 대부분의 기업은 애초에 꿸 구슬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울러 데이터사이언스를 통해 추구하는 것이 추천이나 광고 서비스라면, 이와 같은 방법이 기업의 본질적 목표와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효율적인지부터 따져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추천 서비스의 경우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커머스 기업, 광고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같은 트래픽이 큰 기업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본업이 다를 경우는 당장 데이터사이언스에 돈을 쓰기보다는 그 비용과 노력을 다른데 들이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녹즙을 만드는 회사가 유저 데이터를 수집해 상품을 추천하는 것 보단, 오히려 인기 녹즙 베스트3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하 담당은 “이런 회사의 경우 추천 엔진을 만들 엔지니어에게 ‘더 쉽고 빠르고 편한’ 주문을 할 수 있는 유저 플로우를 만드는게 회사를 더 가치있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사이언스를 하기 어려운 또 다른 문제는 전문가의 부재다. 뛰어난 엔지니어를 확보하기 어렵다. 데이터를 서말씩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꿸 엔지니어는 드물고, 몸값이 비싸다. 하 담당에 따르면, 머신러닝 엔지니어의 경우 6000만원에서 연봉이 시작하고 좋은 엔지니어의 경우 억대 연봉을 받으며, 훌륭한 엔지니어의 몸 값은 ‘싯가’다. 즉, 부르는게 값이다.

그런데, 이 돈을 댈 수 있는 큰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머신러닝 엔지니어와 궁합이 딱 맞기 어려울 수 있다. 본업이 머신러닝과 거리가 먼 회사일 경우 엔지니어가 회사에 만족하지 못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하 담당은 “예컨대 구두를 만드는 회사는 구두를 잘 만드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머신러닝 엔지니어가 메인 플레이어가 될 수 없다”며 “정말 좋은 엔지니어는 단순히 기술만 전파하는 이가 아니라 비즈니스 감각도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이 핵심이 아닌 변두리 취급 받는 곳에는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말인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드는 일이다. 데이터사이언스가 다른 방법보다 회사의 이익을 더 많이 내는 방법일 때에야 가치가 있다. 많은 기업이 데이터사이언스를 이용, 새로운 혁신 비즈니스를 만들려고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수익성에는 보탬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메인 비즈니스 말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오래 걸리고 기존 사업 대비 파급도 적을 수 있다”며 “회사의 메인 비즈니스 밸류 체인에서 비효율 공간을 찾아 이를 자동화해 메인비즈니스의 액션 속도를 효율화, 고속화 하는데 핵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머신러닝으로 새로운 사업을 하거나 사이드의 문제를 풀지 말고 메인 비즈니스에 주목하라는 뜻이다.

하 담당은 “중요한 것은 (머신러닝을 쓰기 전보다) 이득을 봐야 하는 것”이라며 “복잡하게 보인다고 모두 답은 아니기 때문에 기회 비용을 따져서 심플한 방법을 써보고 그 다음에 복잡한 방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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