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클라우드에 애타게 구애하는 AWS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AWS의 독무대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인공지능 확산의 핵심 인프라, 클라우드산업 동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AWS는 국내 인프라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5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천하의 AWS도 어려움을 겪는 시장이 있으니 바로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이하 공공부문)이다. 공공부문은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활용률이 높지 않을 뿐더러 외산 서비스에 우호적이지 않다. 여기에 보안인증 등 요건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AWS와 같은 외산 클라우드 서비스의 무덤이다.

하지만 AWS 입장에서는 공공부문을 그냥 포기할 수는 없다. 공공부분은 IT수요가 많은 곳으로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AWS와 같은 회사들은 공공부문을 유혹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와 지원을 약속하곤 한다.

일례로 AWS는 지난 2016년 부산시와 제휴를 맺고 ‘클라우드 혁신 센터(Cloud Innovation Center)’를 개소한 바 있다. AWS는 클라우드 혁신 센터를 통해 부산의 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스타트업 작업공간과 회의실, 교육 센터, 아이디어 공간, 행사를 위한 강당, 클라우드 쇼케이스 룸 등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지원을 통해 부산시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다.

그 결과일까? AWS와 부산시는 지난 25일 ‘교통, 공공보안, 헬스케어, 물류, 환경 등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 스마트시티 이니셔티브에 대한 협력’을 체결했다. 부산시가 AWS의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시티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 외에 기존의 클라우드 혁신 센터를 더욱 확대하고, 부산지역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클라우드 전문가 개발 교육 확대 등의 협약을 더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협약이 제대로 진행되기에는 적지 않은 장애물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안 인증 문제다. 공공부문이 민간의 클라우드를 사용할 때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아야 하는 규제가 있다.

그러나 AWS는 이 인증을 받지 않았다. 인증을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AWS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지적재산권 침해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증과정에서 소스코드 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외국계 기업은 대부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외국계 기업 입장에서는 “핵심 기술을 공개하라는 말이냐, 유출 되면 어떡하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정부는 “한국 정부를 못 믿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이 인증은 지금까지 KT,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NHN 등 국내 6개 기업만 받았다.

문제는 AWS뿐만이 아니다. AWS 인프라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까지 인증을 받지 못한다. AWS는 클라우드 혁신 센터를 통해 부산의 스타트업이 AWS 위에서서 소프트웨어를 만들도록 지원하는데, 어쩌면 이 소프트웨어들은 공공부문에 납품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AWS와 부산시가 스마트시티 협약을 맺었는데, 보안 인증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KISA의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받지 않은 AWS를 지자체가 활용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AWS도 한국 공공부문 공략을 위한 여러 시도는 하고 있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ISMS는 ‘기업이 주요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립ㆍ관리ㆍ운영하는 정보보호 관리체계가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 역시 인증 주체는 KISA다. 즉 AWS는 클라우드 보안 인증은 받지 않았지만, ISMS는 받았다. ISMS는 보안체계에 대한 심사를 펼지기 때문에 소스코드를 요구하지 않는다.

AWS는 ISMS로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퉁 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피터 무어 AWS 아태지역 공공부문 총괄은 ‘아마존-부산 클라우드 혁신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AWS는 한국의 ISMS 인증을 받은 최초의 외국계 기업”이라며 “보안 인증 문제로 한국 정부에 납품하지 못하는 사례는 없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WS의 바람과 달리 클라우드 보안 인증은 여전히 견고하고, 정부는 이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 보인다. 오히려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과연 한국 공공부문에 대한 AWS의 구애는 성공할 수 있을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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