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일주일에 한 편,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인터넷 이용자 중에서 ‘중고나라’라는 이름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네이버 카페’로 유명해졌지만, 이제는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 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중고나라가 기업화 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네이버 카페 이용자들이 순수하게 중고물건을 사고 파는 공간인데, 기업이 되면 순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순수’하다.

중고나라라는 플랫폼은 원튼 원치 않든 이미 오래전부터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신제품을 미개봉 제품이라는 이름으로 중고나라에서 판매하는 상인들이 많았고, 중고품을 사서 되파는 리셀러들도 적지 않았다. 중고나라 측도 처음에는 이런 비즈니스 활동을 막아보려 하기도 했지만, 막을 수도 없었고 막는 것이 딱히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주는 것도 아니었다. 차라리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일반인이든 상인이든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네이버 카페’라는 틀 안에서는 활동에 한계가 있었다. 고객을 관리하고 서비스 질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카페 이외에 독립적인 플랫폼이 필요했다. 중고나라 이승우 대표는 “네이버에만 의존하다가는 결국 중고나라가 침체되고 없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2014년 법인을 설립했다. 그리고 2016년 독립적인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네이버 카페는 그대로 운영하되 모바일 앱과 연동을 강화했다. 그 결과 중고나라는 네이버 카페가 아니라 커머스 스타트업이 됐고, 이승우 대표는 카페지기가 아니라 창업가 겸 CEO가 됐다. 이 대표는 “중고나라를 10년 동안 운영한 경험을 시장에 어필해서 그 가치에 대한 투자를 받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스타트업’ 중고나라는 카페 시절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헌옷, 헌책, 폐가전 등 재활용품을 방문 매입하는 ‘젊은 고물상, 치워주마’, 가성비 높은 중소기업 재고상품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판매하는 미디어 커머스 ‘비밀의공구’, 중고차 매입 비교견적 서비스 ‘중고나라 내차팔기’ 등이 대표적이다. 중고차 내차팔기는 출시 후 1년 9개월 만에 누적 등록대수 4만 87대를 기록했다.

비즈니스에 자신감을 얻은 중고나라는 큰 도전에 나섰다.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을 넘어 본격적인 커머스 사업에 나선 것이다.

중고나라는 이를 위해 최근 경기 광주시 일대에 부지를 임차해 자체 물류센터인 ‘파트너스센터’를 설립했다. 이 안에 다양한 상품을 배치했다. 중고나라 이용자들은 이 상품들을 중고나라에서 판매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중고나라 이용자를 이커머스 판매자로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다.

이 대표는 “중고나라 이용자들은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에 익숙한 분들”이라면서 “자유로운 거래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인 물류와 택배 문제를 해소하면 거래가 더욱 활성화 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고나라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도움이 된다. 개인간 중고거래에는 회사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이 때문에 수수료 등의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파트너스센터를 통해 거래가 일어나면 물류나 택배 등에 대한 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

파트너스센터의 핵심 메시지는 ‘누구나 쉽게 셀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직장인들도 휴식 시간에 클릭 몇번으로 자신만의 상점을 만들 수 있다. 이 상품을 중고나라 이용자들이 구매하면 수익이 생긴다. 개인 쇼핑몰의 경우 사입, 결제, 물류 등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만, 중고나라 파트너스 센터 셀러는 클릭만 몇 번 하면 된다.

중고나라는 셀러들을 일종의 인플루언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마음에 드는 셀러와 이웃을 맺을 수 있다. 많은 이웃을 보유한 셀러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부럽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중고나라 이용자들이 이 시스템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중고나라는 흔한 상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독특한 문화와 특성을 가진 커뮤니티였다. 만약 새로운 시스템이 기존 문화를 해치게 된다면, 지금까지 쌓아놓은 중고나라의 가치마저 해칠 수 있다.

이 대표는 “중고나라의 커뮤니티 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고나라의 문화를 파트너스 센터에서도 그대로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기존 중고나라 판매자들이 판매글을 올려놓고 상담가능 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직장인의 경우 12시~1시, 6시 이후에 상담이 가능하다는 식이다. 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이렇게 하면 구매자가 화를 내겠지만 중고나라에서는 자연스러운 문화다.

회사 측은 셀러들에게도 중고나라의 특성을 강조했다. 중고나라 구매자는 판매자와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판매자에게 써본 소감을 묻거나 자신의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경우도 많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교감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 대표는 “중고나라가 다른 이커머스 시스템에 비해 투박할 수는 있겠지만, 소통과 교감에 기반한 파워가 더 클 것”이라며 “매우 개성있는 마켓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나라는 최근 중국국제금융공사, 국내 사모펀드, 국내 금융권 등으로부터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700만명이 넘는 회원과 파트너스 센터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됐다.

이 대표는 “저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드랍시핑은 중고나라가 가진 기존의 커뮤니티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누구나 쉽게 사이드잡(부업)으로 셀러를 경험하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라면 “일반 직장인이 몇번의 클릭으로 새로운 수익을 얻는, 범용적인 셀러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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