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택과 쿠버네티스의 운명은 엇갈릴까

위 그래프는 구글 트렌드에서 OpenStack이라는 키워드(파란색)와 Kubernetes라는 키워드(빨간색)를 검색한 것이다. 파란색 그래프는 점차 검색 빈도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빨간색 그래프는 급격하게 우상향을 하고 있다.

오픈스택은 가상머신(VM)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하는 기술이고, 쿠버네티스는 컨테이너를 기반으로 클라우드를 만드는 기술인데, 이 그래프만 보면 VM은 지고 컨테이너는 뜨는 듯 보인다.

이를 보면 ‘혹시 오픈스택은 클라우드 개발자들에게 잊혀질 기술일까?’ ‘쿠버네티스의 인기는 계속 될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지난 주 서울 을지로에서는 ‘오픈 인프라스트럭처 & 클라우드 네이티브 데이 코리아’라는 행사가 개최됐다.  오픈스택, 쿠버네티스, 세프(Ceph),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등의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공동으로 연 행사였다. 이 자리에 오픈스택 파운데이션의 조나단 브라이스(Jonathan Bryce) 이그제큐티브 디렉터(Executive Director)와 CNCF(Cloud Native Computing Foundation)의 댄 콘(Dan Kohn) 이그제큐티브 디렉터가 참석했다.

이에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오픈소스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표하는 두 재단 리더로부터 오픈소스 클라우드 인프라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오픈스택 재단의 조나단 브라이스이그제큐티브 디렉터를 만나보자.

 

최근 오픈스택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것 같은데, 최근 오픈스택 동향은 어떤가?

오픈스택이 탄생한 지 9년이 지났다. 오픈소스에서 9년은 엄청나게 긴 기간이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게 빈번하지는 않지만 실제 사용량은 엄청나게 많이 증가했다. 1년에 한번씩 유저 대상 설문조사를 하는데, 실제로 운영 환경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사례가 2년 전보다 300% 증가했다. 보통 기술쪽에서는 하이퍼 곡선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오픈스택은 이미 많이 알려져서 미디어에서의 관심은 줄었지만 실제 사용량은 늘어나고 있다.

초반에는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잘 모르니까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이제는 오픈스택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기 때문에 질문은 줄고 사용량은 늘었다.

사실 오픈스택 자체보다는 클라우드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하는 것에 힘입은 바가크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포함해서, 클라우드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오픈스택 사용 사례도 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 오픈스택도 커지고 있다.

주로 어느 산업에서 어느 용도로 사용하나?

금융, 통신, 제조, 공공, 유통 등 전 산업분야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부가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금융사의 트랜잭션 시스템까지 오픈스택이 도입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정부의 경우 재미있는 정책이 있다. 정부 기관이 쓸 수 있는 클라우드를 구분해 놓았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쓸 수 있는 시스템, 프라이빗 클라우드이지만 외부 사업자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이용해야 하는 시스템 등으로 구분된다. 세번째 시스템의 경우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자) 한국 정부도 비슷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오픈스택이 최근에 기술적으로 진보한 것이 있다면?

아이로닉(Iroic)이라고 베어메탈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기술이 많이 성장했다. 사람들이 VM이나 가상 스토리지, 가상 네트워크만 쓰지 않고 실제로 물리적인 서버도 써야 하는 요구사항이 많아졌는데, 베어메탈을 마치 VM처럼 편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을 아이로닉이 제공한다. 아이로닉에 대한 관심도 엄청나게 많아졌고, 기술도 그에 맞게 진보한 대표 프로젝트다.

또 컨테이너가 유명해지면서 오픈스택에서도 컨테이너가 중요해졌다. 매그넘이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쿠버네티스를 오픈스택 위에 설치해주는 프로젝트다. 매그넘은 쿠버네티스를 관장하는 CNCF의 인증을 받았다.

컨테이너는 운영체제 커널을 공유하기때문에 VM처럼 독립적인 기술보다는 안정성이 약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카타(KATA) 컨테이너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가상화를 경량화해서 컨테이너를 VM처럼 독립시키는 기술이다. VM 위에 컨테이너를 띄우는 컨셉인데, 전체 VM이 아니라 경량화 된 VM을 띄운다. 이렇게 함으로써 컨테이너가 가지지 못한 보안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 유사한 기술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오픈 기술이 아니다. 카타 컨테이너가 유일한 오픈소스 기술이다.

최근 퍼블릭 클라우드 벤더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을 위해 AWS 아웃포스트, 애저 스택 등의 기술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가 클라우드 들어오는 건,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주는 의미가 있다. 퍼블릭 업체들이 프라이빗 오퍼링을 하고 있지만 그건 오픈소스 기술이 아니다.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픈소스가 가지는 가치는 안드로이드나 리눅스 등을 통해 증명됐다. 오픈소스와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증명되고 있으니, 오픈스택은 여전히 그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오픈스택은 AWS나 애저 등 퍼블릭 클라우드와의 호환성이 약하다. 반면 AWS 아웃포스트나 애저 스택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같은 API를 제공하는데, 오픈스택이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직까지 실제로 하이브리드를 구축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보통 하이브리드를 했다고 하는 곳을 보면 퍼블릭 클라우드 여러 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같이 쓰는 멀티 클라우드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기술이 클라우드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시장이 넓어지면서 각각의 영역이 모두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클라우드의 마지막 정도에 있다. 실제로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에 올릴 때를 보면 기업들은 애플리케이션의 성격에 따라 프라이빗에 올리는 앱, 퍼블릭에 올리는 앱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현실적으로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오가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니즈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들은 ‘서버리스 컴퓨팅’과 같은 신기술을 선보이고있다. 오픈스택도 이런 기술이 있나?

오픈스택 내에도 아직 크지는 않지만 관련 프로젝트가 존재한다. 오픈스택이 아니더라도 리눅스파운데이션이나 CNCF 등 다른 오픈소스 기술을 보면 이미 완성도 있는 관련 기술이 제공된다. 오픈소스의 장점은 이런 기술을 보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오픈소스 전체로 보면  AWS나 애저 제공하는 것과 같은 서버리스 컴퓨팅 기술이 이미 존재한다.

오픈스택을 사용해본 한국의 기업들은 “어렵다”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지금 현재 “어렵다”는 문제는 많이 해결됐다고 본다. 실제로 작은 팀이 오픈스택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에어십이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오픈스택 컴포넌트를 컨테이너로 만들어서 쿠버네티스에서 앱을 돌리듯 오픈스택을 설치하고 라이프사이클 관리를 할 수 있다. 설치의 용이성은 물론 장애가 생겼을 때 자체 복구를 한다든지 스케일 아웃도 컨테이너처럼 쉽게 된다. 라이프사이클 관리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다.

(기자 주 – 국내 회사인 SK텔레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타코’라는 것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으로 오픈스택의발전 방향을 간단히 말해달라.

활용사례가 다양해지고 있다. 각 사례들은 각자의 요구사항이 있는데 그것을 맞춰가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다. 대표적으로 머신러닝을 위해 GPU 가속기술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베어메탈 환경에서만 가능했다. 이것을 VM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외에 엣지 컴퓨팅처럼 분산된 작은 클라우드를 구성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갈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조다난 브라이스 이큐지큐티브 디렉터는 오픈스택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었다. 제 3자가 보는 관점에서는 미래가 다소 어두워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픈스택 관련 커뮤니티의 건투를 빈다.

자 이제 CNCF의 댄 콘(Dan Kohn) 이그제큐티브 디렉터를 만나보자. CNCF는 리눅스재단의 하위 재단으로,  클라우드 기술과 관련된 표준을 개발하려는 재단이다. 요즘 그 무엇보다 핫(hot)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쿠버네티스를 CNCF가 관리한다.

쿠버네티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클라우드가 대세가 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 나오면서 여러 성공사례가 나오는데, 쿠버네티스라는 기술이 갑자기 확장하기에 좋은 기술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호응을 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시작했고, 글로벌 대기업이 하나둘씩 쿠버네티스를 사용했다는 사례가 나오면서 인기가 올랐다.
쿠버네티스는 어느 산업에서 주로 사용하나?
모든 산업 영역에서 사용한다. 전통적인 IT 기업이 아닌 곳도 이제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쿠버네티스가 현대화 된 IT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기존에 있던 앱 운영도 지원한다.
한국에서 쿠버네티스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 있나?
엔씨소프트가 CNCF의 재단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4년 전에 전 세계 28개 기업이 함께 CNCF를 시작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CNCF와 함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큰 도전이었을텐데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쿠버네티스를 도입한 이후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쿠버네티스가 유명해지기 전에 컨테이너 기술의 대명사로 도커(Docker)가 있었는데, 쿠버네티스와 도커는 어떤 관계인가?
초기에는 쿠버네티스와 도커가 경쟁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상호협력하는 관계다. 도커로 컨테이너를 만들고 쿠버네티스로 관리한다.
컨데이너 기술이 VM을 대체하게 될까?
(단호하게) 예쓰!
상용 VM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VM웨어도 쿠버네티스 관련 사업을 하던데…
쿠버네티스는 구글에 있던 크레이그 트레이시, 조 베다 등이 개발했는데, 이 분들이 구글을 나와서 헵티오(Heptio)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기업들이 쿠버네티스를 잘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회사다. 헵티오는 VM웨어에 450만 달러에 인수됐다. VM웨어는 VM 회사에 머무르지 않고 자사 핵심 상품과 경쟁하는 기술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VM 고객사의 소프트웨어를 컨테이너로 옮기는 걸 도와주기 위해 나섰다.
쿠버네티스는 어렵지 않나?
제일 많이 듣는 불만은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 공부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쿠버네티스를 클라우드에서 매니지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쿠버네티스의 단점도 있지 않을까?
윈도우 서버에서 쿠버네티스는 돌아가지만, 쿠버네티스에서 윈도우 컨테이너는 잘 안 돌아간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CNCF의 최상위 등급  멤버니까 이 문제도 머지 않아 해결될 것이다.
CNCF에서 쿠버네티스 말고 주목할만한 다른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엔보이라고 있다. 쿠버네티스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프로젝트다. 일종의 웹서버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우버에서 도입했다.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피치가 엔진엑스라는 걸로 조금씩 대체되고 있었고, 엔진엑스가 점차 엔보이로 대체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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