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필요한 인재를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의미이다. 최근 기업들의 당면 과제로 떠오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전략이 먼저 서야 한다는 의미다. 사람에 대한 전략 없이 남들이 오토메이션 한다니까 따라하고, 디지털이 중요하다니까 신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으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불가능하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80%는 직간접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중 성공을 거둔 조직은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실패한 84%가 아니라 성공한 16%다. 그들은 어떻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클라우드 기반 인사관리 솔루션 업체 워크데이의 롭 웰스 아시아 사장은 리더십, 시스템, 커뮤니케이션 등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그에 따르면, 디지털 트랜스포페이션에 성공한 기업은 공통으로 CDO(최고 디지털 임원)를 두고 있었다. CDO는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은 리더다. CDO는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서 비즈니스 전략가여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에서 일어나는 조직내 이해상충 및 갈등의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금융권 및 글로벌 제조업체 중심으로 CDO 영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물론 CDO 조직만 만든다고 저절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직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직원들 스스로 서비스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매니저와 경영진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빠르게 의사결정 할 수 있어야 하며, 시스템의 유연성과 확장성도 필수적이다.

조직과 시스템이 마련됐다면, 커뮤니케이션에 힘써야 한다. 전통적인 조직에 몸담아 온 간부들과 밀레니얼 세대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 이 틈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C레벨 임원들도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면서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과 이유를 설명하고 강조해야 한다. C 레벨 임원들이 뒷짐 지고 서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외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을 낮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시키는 또 하나의 중요한 조건은 조직의 민첩성이다.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환경에 살아남지 못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비즈니스 계획을 연 단위로 짰다. 내년 계획을 세우기 위해 올해 7월이나 8월부터 준비에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계획을 실행할 때가 되면 환경이 바뀌어 그 계획이 무용지물이 되곤 했다.

이 때문에 수시로 계획을 만들고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민첩한 조직이 바로 이런 조직이다. 롭 웰스 사장은 “여러 시스템의 데이터를 엑셀 파일에 넣고 비즈니스 계획을 만드는 방식으로는 민첩한 조직을 만들 수 없다”면서 “모든 사람이 동일 환경에서, 동일 데이터를 바라보면서, 빠르게 계획을 수정하거나 의사결정 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영상 제작사들은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 때마다 법인을 새로 만들곤 했다. 이는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회계시스템을 다 처음부터 하나씩 세팅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 몇 주에서 몇 달 걸린다. 반면 넷플릭스는 몇 분 만에 새로운 시리즈를 세팅할 수 있다. 웰스 사장은 “이런 민첩성이 넷플릭스를 세계적인 선두 동영상 회사로 만든 비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웰스 사장은 “디지털 혁신의 성공을 위해선 모든 부서를 통합한 일관된 매트릭스와 통합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며 “워크데이는 단일한 데이터소스를 확보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UI를 갖춘 플랫폼을 통해 보안이 관리된 환경에서 데이터를 필요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 사장은 “부서 차원에서의 디지털화의 시도가 진행되고 있지만, 전사적 차원에서 전 부서를 아우를 때만이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공을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주무부서 간에 통합된 TF팀 구성이 우선 과제이며, 인사부서의 주도로 전사적 차원의 프로젝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