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11일 발표했다. 2019년 3분기 RBSI는 전분기 대비 2포인트 증가한 93포인트로 집계됐다. RBSI가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새로울 것은 없다. 최근 3년 동안 그래왔듯 오프라인은 지고 있고, 온라인은 뜨고 있다. 온라인쇼핑은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3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총소비시장(363조원,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 제외)에서 31.4%를 차지했다. 2019년 3분기 RBSI를 보더라도 온라인(온라인쇼핑, 홈쇼핑)이 103으로 유일하게 기준치를 웃돌았다. 반면 대형마트(94), 편의점(87), 백화점(86), 슈퍼마켓(84)은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았다.

업태별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추이. 최근 3년 동안 오프라인은 지고 있고, 온라인은 뜨고 있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느끼고 있다. 이건 변함이 없다.(자료: 대한상의)

새로운 것이 있다면 ‘오프라인’의 위기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오프라인 유통을 기존의 강자 프레임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로 유통되는 소매품목이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거래량도 늘고 있는 반면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유통기업들이 경영환경 악화, 실적감소를 겪으면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유통시장의 구조 자체가 바뀌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기업을 강자로만 보고 시장을 규제하는 정책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 업태 중에서도 대형마트, 슈퍼마켓에서 위기감이 대두된다. 무엇이 위기를 만들고 있냐면 온라인의 ‘신선식품’ 침공이다.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구매행태가 일반적이었던 ‘신선식품’ 시장에 온라인 쇼핑몰들이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쿠팡 등 온라인 기반의 기업은 물론 SSG.COM과 롯데슈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사업자까지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손에 넣고자 격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음·식료품의 거래액은 1조995억원으로 전체 이커머스 거래액에서 9.8%, 카테고리 기준 4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한 숫자다.

2019년 5월 온라인쇼핑 동향. 전통적으로 오프라인의 영역이었던 ‘음·식료품’으로 온라인이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자료: 통계청)

대한상의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비췄다. 대형마트의 경우 식품, 비식품 가릴 것 없이 모든 제품군의 판매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슈퍼마켓은 온라인 유통가와 최저가 경쟁이 지속되고, 주요 온라인몰이 신선식품까지 판매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다음 분기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이번 조사 결과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가장 많이 비친 업태이기도 하다. 백화점과 편의점 등 여타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무점포소매)는 수익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2019년 3분기 수익 전망에서도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유일하게 ‘악화’ 의견이 가장 많은 업태로 나타났다.(자료: 대한상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이 찾고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결국 ‘온라인’을 향한 역공이다. 대한상의는 대형마트 업계가 온라인에서 보다 공격적 전략을 유지하고, 창고형 할인점 등 대체 채널 확대 등 대책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평가한다. 슈퍼마켓 또한 배달 등 편의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소매유통 경기전망이 소폭이나마 반등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향후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는 업태가 온라인에만 그친다는 점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소매유통의 부정적 전망이 장기화되는데 구조적 영향이 큰 만큼 유통산업 발전과 소비 진작을 위해서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