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가 그리는 클라우드, 혁명인가 망상인가

박대연 티맥스 회장

티맥스 그룹 박대연 회장이 23일 클라우드에 대한 비전과 전략, 신제품을 발표했다. 박 회장 특유의 허황된 듯한 내용이 많있다.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 “글로벌 톱 5 기업 등극” 등이 대표적이다.

티맥스소프트가 현대자동차보다 매출이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이 엄청나게 커질 시장이라는 점은 분명하고, 티맥스의 바람처럼 실제로 티맥스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넘어선다면 100조원 매출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관건은 티맥스가 진짜로 클라우드 사업을 그렇게 잘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박대연 회장은 티맥스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이와 같은 일을 가능케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 회장이 자랑하는 “뛰어난 기술”의 면모를 살펴보자.

티맥스는 이날 통합 클라우드 스택이라는 전략을 발표했다. 아키텍처는 아래와 같다.

티맥스가 주장하는 핵심은 가운데 있는 플랫폼 서비스다. 박대연 회장은 아마존웹서비스나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이 ‘레거시 클라우드’라고 주장한다. 클라우드 이전의 플랫폼 기술을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올려놓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티맥스가 개발한 클라우드 플랫폼 ‘플랫폼 스페이스’는 레거시 기술이 아니라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새로 개발된 진정한 클라우드 플랫폼이라고 박 회장은 주장했다.

아래는 회사 측이 설명하는 플랫폼스페이스의 특성이다.

플랫폼스페이스는 통합 UI 플랫폼, 통합 미들웨어 플랫폼, 통합 데이터베이스 플랫폼과 신기술인 AI/빅데이터 플랫폼 각 4개로 구성되고 각 영역별로 가상화 및 통합된 형태로 제공한다. UI부터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 빅데이터/AI 플랫폼을 통합 플랫폼으로 구성해서 클라우드 앱에 의한 서비스가 잘 제공되도록 한다.

통합 UI 플랫폼은 한번의 프로그램 개발로 다양한 OS에 적용할 수 있고, UI에서 비즈니스 로직(Biz Logic)을 제거해서 경량화했다. 대부분의 개발은 코딩없이 티맥스가 제공하는 툴로 가능하다.

통합 미들웨어 플랫폼은 기존의 미들웨어 엔진이 표준화되지 못해 발생했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 하이퍼파스로 서비스의 조합과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가상화 풀(Pool)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서비스를 가상화하고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통합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인 ‘티베로 8’은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통합해서 SQL이라는 단일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티맥스의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는 DB의 가상화를 넘어서 테이블 가상화 개념을 적용해서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서 자유롭게 DB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기술로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통합 빅데이터/AI 플랫폼인 ‘하이퍼데이터(HyperData)’는 데이터 중심의 분석 플랫폼과 AI 플랫폼을 통합해 제공한다. 하이퍼데이터를 이용하면 기업의 업무담당자는 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얻을 수 있고, 통계 및 온라인분석처리(OLAP), 시각화,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하나의 통합된 툴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엔드유저 컴퓨팅(End User Computing)이 가능한 통합 분석 환경을 제공한다.

박 회장은 진정한 클라우드 플랫폼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DB 가상화’를 들었다. 박 회장은 “AWS에 있는 DB는 가상화 되지 않아서 사일로 형태로 존재했다”면서 “가상화를 해야 통합과 공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DB 가상화라는 표현이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데이터 가상화’라는 표현은 IT업계에서 쓰지만 DB 가상화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데이터 가상화는 여기 저기 산재된 DB에서 데이터를 뽑아내 가상의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AWS의 글루와 같은 서비스가 이같은 기능을 한다. 최근에는 통합 데이터 저장소를 ‘데이터 레이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티맥스가 이야기하는 DB 가상화는 무엇일까? 티맥스 측에 따르면, 오라클 RAC나 티베로의 TAC와 같은 클러스터 기능을 클라우드 상에서 무한대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RAC나 TAC는 여러 DB 서버가 하나의 스토리지를 공유하는 기술이다. 서버 하나가 셧다운 돼도 스토리지를 공유하는 다른 서버가 작동되기 때문에 고가용성이 확보된다. 물리적인 서버 환경에서는 RAC나 TAC의 서버 노드는 늘릴 수 있는 숫자가 한정돼 있고, 서버가 증가한다고 성능이 선형으로 증가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플랫폼스페이스에서는 서버 노드를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고, 성능도 비례해 증가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티맥스소프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였다. 박 회장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개발해야 진정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이라고 강조했다. “진정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의 사례를 증명하기 위해 ‘티맥스 클라우드 스페이스’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구글의 ‘G 스위트’나 ‘라인 웍스’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솔루션이다. 오피스, 메신저, 이메일, 노트, 파일관리, 일정관리, 영상 컨퍼런스, 음성통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티맥스는 지금까지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운영체제, 개발프레임워크 등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왔었다. 한때 ERP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SI 사업을 시도하긴 했지만, 애플리케이션 제품을 만든 건 처음이다.

박대연 회장은 “오피스의 경우 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오피스”라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클라우드 오피스가 아니라 웹오피스라는 것이 박 회장의 이야기다. 티맥스 측에 따르면 웹오피스와 클라우드오피스를 구분하는 차이점은 ▲화면과 로직의 분리 ▲모든 로직은 클라우드에서 실행 ▲표준의 채택 등이라고 한다.

박 회장은 “웹오피스는 PC 오피스의 기능을 다 담아내지 못하지만, 클라우드 오피스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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