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이름을 알린, 꽤 유명해진 인플루언서의 고민은 뭘까. 결국은 ‘돈’이다.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콘텐츠와 팔로워가 밑천이 되면, 남들보다 빠르게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열린다. 그런데 다루는 상품 수가 많아지고 고객의 규모도 커진다면, SNS라는 공간만으로는 사업을 관리하고 키우기 어렵다. 인플루언서들이 자체 쇼핑몰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가 인기 크리에이터이자 쇼핑몰 CEO 4인방을 초청,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인플루언서를 위한 커머스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발표자 CEO들은 카페24 솔루션을 써서 쇼핑몰을 열고 성장한 이들이다.

쇼핑몰 CEO가 되고픈 인플루언서에게, 먼저 성공한 쇼핑몰 CEO가 된 선배 인플루언서들은 어떤 경험을 나눌까? 발표자도, 청중도 인플루어서였던 꽤 독특한 세미나의의 발표 내용을 인플루언서 쇼핑몰 CEO 3인의 목소리로 정리해봤다.

 

카페24는 이날 인공지능을 이용, 빠르게 쇼핑몰을 생성·관리·SNS에 연동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인플루언서가 전자상거래 솔루션 기업에 점점 중요한 고객층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다.

 

먼저, 핑크언니 ‘핑크원더’

20~30대 여성에게 인기가 많은 뷰티 크리에이터 ‘원더언니’. 아토피가 개선되어 가는 과정을 블로그에 연재하면서 알려졌고, 이후 자신의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해 쇼핑몰 CEO가 됐다. 핑크원더에서 판매하는 대표 상품 ‘호호바오일’의 누적 판매 수가 12만5000개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10년 전에는 대기업 패션 디자이너였죠. 원단에 둘러 싸여 일하다보니 먼지로 아토피가 심각해졌어요. 병원에서는 제 후천성 아토피가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고 했죠. 의사가 특별한 솔루션을 주지 않았어요. 제 피부는 제가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죠. 온갖 자료를 찾아보고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도 다 써보고, 원료도 찾아보느라 돈도 꽤 썼어요. 그때 본 자료만 논문이 서른개, 관련서적이 백권이 넘었다니까요. 좋다는 제품 원료 공수해서 다 발라보고 여러 방법으로 제 몸에 적용하면서 해결책을 찾았죠.

그 과정을 블로그로 공유했어요. 제 피부가 안 좋았을 때부터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을 그대로 공개했죠. 블로그랑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점점 늘어났어요. 팔로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들의 고민을 알게 됐고, 시장이 보였죠. 제 뷰티 팁도 공유하고, 또 누가 고민 상담하면 도와주다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쓰는 제품이 뭐다, 소개할 기회도 생겼으니까요. 그런데 팔로워 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니까 SNS 만으로는 활동 무대가 좁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공간이 필요했죠.

쇼핑몰을 만들려고보니 고민이 들더라고요. 제가 잘하는 건 콘텐츠를 만들고 고객과 소통하는 일이잖아요? 쇼핑몰을 만들고 관리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면, 제 장점을 잃게 되겠더라고요. 저는 제가 잘하는 데 집중하고 상품이나 주문, 이벤트 관리 같은 것은 쇼핑몰 솔루션을 썼죠. 이렇게 번 시간에 SNS를 통한 홍보에 집중했어요.

제가 잘 쓴 사례가 인스타그램 라이브 기능이예요. 모바일 메신저로 들어오는 고민에 대한 답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곳이 인스타 라이브더라고요. 인스타 라이브는 인터넷 강의처럼 활용했어요. 간절기 민감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분이 부족할 때 응급처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이요. 대학 교수님이나 스타트업 CEO 같은 전문가를 모시고 진로 상담을 하거나 전문 지식을 공유하기도 했죠.


이렇게 운영을 하면서 마케팅에 큰 돈을 들이지 않았어요. 입소문 만으로 사업을 키웠죠. SNS의 장점은 고객과 스킨십예요. 가장 빠르게 피드백을 할 수 있죠. 저희 쇼핑몰 대표상품이 ‘호호바 오일’인데요, 코끼리가 제 몸에 난 상처를 호호바 나무에 비벼 낫게 한다는 점에서 착안, 스토리텔링했어요. 누적 판매 수가 12만5000개예요.

-> 핑크원더 성공 포인트
1) 자신의 확실한 콘텐츠 보유
2) 팔로워를 늘리고 신뢰감 쌓기
3) 자신의 콘텐츠가 시장에서 어떻게 팔릴 수 있을지에 대한 정확한 파악
4) 적절한 쇼핑몰 솔루션을 선택, 본인은 잘할 수 있는 콘텐츠 만들기와 고객 홍보에 집중
5) SNS를 활용한 꾸준한 마케팅

 

국내 첫 브랜드 란제리 디자이너, 비나 정

국내 최초 디자이너 란제리 브랜드를 만든 비나앤코의 디자이너  비나 정. 프랑스에서 란제리를 전공하고 귀국해 란제리 브랜드를 만들었다. 비욘세, 릴킴 등 유명 헐리우드 스타들이 러브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비욘세가 러브콜한 란제리 디자이너 비나 정, 비나앤코의 정지영입니다.

제가 란제리를 전공한 이유는, 남들이 안 하는 걸 하고 싶어서였죠. 여성복은 경쟁이 너무 치열했거든요. 과연 내가 살아 남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죠. 차별화된 아이템을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프랑스에서 란제리를 전공했어요. 제 체구가 왜소하다보니 볼륨을 살릴 수있는 디자인, 섹시함을 강조할 수 있는 스트랩을 많이 썼죠. 그게 시장에 잘 먹혀 들었고, 각종 콘테스트에서 1등을 하면서 방송 출연 같은 여러 기회를 얻게 됐어요.

그러다가 미국의 유명한 가수인 케이티 페리한테 연락이 왔어요, 제 작품을 입고 싶다고요. 이 사람이 절 알게 된 경로가 재미있는데요. 비나 정을 구글링해서 페이스북 계정을 알아냈다고 하더라고요. 프랑스에 있으면서 미국 가수와 작업하는 경험은 SNS라는 것만 있으면 제가 어디에 있든 절 알릴 수 있다는 걸 알게 했어요. 엠버 허드나 릴 킴, 비욘세 같은 이들이 제게 연락해오는 걸 보고 당장 귀국했죠. 한국엔 디자이너 란제리라는게 없으니, 제가 직접 론칭해보자는 생각으로요.

한국에만 오면 대박을 낼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꿈에 불과했고 현실은 냉정했죠. 비나 정을 아무도 몰랐어요.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게 블로그였어요. ‘국내 최초 디자이너 란제리 브랜드’를 키워드로요. 그러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영역을 확장했죠. 그러면서 사람들이 가진 욕구를 캐치했어요. 예쁘게 보이고 싶고, 특이하게 보이고 싶은 욕구요.

그래서 역으로 생각했죠.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무조건 협찬으로 뿌릴 게 아니라, 반대로 상대가 어떤 옷을 입었을 때 사진을 찍고 싶을까, 그렇게요. 스트랩을 장착한 란제리만 입으면 바로 사진을 올리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티셔츠를 입었는데 끈이 하나 살짝 보이는 정도” 를 콘셉트로 스트랩을 교체하는 모델을 만들었죠. 인스타에서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이 작품을 많이 착용하면서 입소문이 났어요.

여러분, 이제는 디자이너가 스스로 셀럽이 되기는 쉽지 않아요. 이미 셀럽으로 자리 잡은 사람이 많잖아요. 그래서 이 분들과 어떻게 협업해서 상생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차별화된 콘텐츠가 힘이라는 걸 알게 됐죠. 인플루언서가 나랑 일하고 싶게끔 만드는 콘텐츠. 그게 디자이너의 의상이고, 브랜드 고급화더라고요. 그리고 인스타와 유튜브를 활용해서 제 디자인을 설명하고, 철학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죠.

저는 최근에 두번째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디자이너 브랜드로 확실하게 영역을 구축하고 지속가능하게 살아남기 위해서죠. 인플루언서가 먼저 저를 찾아오는 브랜드를 만드는게 필요해요. 그래서 쇼핑몰 사이트가 중요하고, 디자이너 브랜딩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비나앤코 성공포인트
1) ‘최초’ ‘최고’ 등 자신의 독보적 영역 개척
2) 인플루언서과 되기 어렵다면 인플루언서와 협업
3)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반드시 활용
4) 자신이 홍보될 수 있는 모든 채널에 등장해 이름을 알릴 것
5) 자기 브랜딩을 잘 할 수 있는 쇼핑몰 사이트 구축 중요

핑시 언니, 핑크 시크릿

13만 인스타 팔로워를 보유한 핑크시크릿 CEO 박현선. 왜소한 체구를 가진 이를 위한 쇼핑몰을 열어 14년 째 운영 중. 지금은 화장품까지 라인업을 확장. 화장품의 경우 홈쇼핑에서 16분만에 완판을 기록, 1년 만에 10억원 매출을 내는 등 인기를 얻음.

대학 1학년 때 무료 서비스였던 카페24를 이용해서 무턱대고 쇼핑몰을 열었어요. 제 전공이 발레인데 하루종일 연습하다보면 사람들 생각만큼 화려하고 예쁜 옷을 입지 못하거든요. 게다가 제 체구가 왜소해서 백화점에서 옷을 사면 구매비보다 수선비가 더 많이 나왔죠. 아, 나도 예쁜 옷을 입고 싶다, 내 체구에 딱 맞는 옷을 입고 싶다, 이런 생각으로 44 사이즈를 위한 쇼핑몰을 연 것이 핑크시크릿의 시작이었어요.

저는 핑시언니예요. 처음에는 그냥 ‘언니’라고 호칭을 붙였는데 이제는 진짜 언니더라고요. 이제 쇼핑몰 고객들과 제가 같이 나이를 먹어가요. 그 과정에서 라인업도 늘렸고, 충성고객도 많아졌죠. 14년차 쇼핑몰로 살아남고, 또 성장하고 있는 얘기를 공유할게요.

우선은 기획이예요. 요즘은 왠만해선 다 가격 비교 검색 되잖아요. 그러니까 차별화된 상품으로 독자 영역을 구축해야해요. 친구들이 스무명 쯤 모인 곳에서 저희 옷을 입은 사람이 가장 돋보일 수 있게 하는 기획이요. 우리끼리도 “그냥 그래”라고 생각한 옷은 확실히 판매가 되지 않아요. 내가 입어서 돋보일 것 같지 않은 옷은 판매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SNS에서 상품을 판매할 때의 태도예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글을 읽으려 하지 않아요. 아무리 상세 정보를 넣고 열심히 포스팅했어도, 고객들은 “언니 이거 언제 팔아요? 얼마예요?”하고 다시 묻죠. 콘텐츠는 즐겨 보지만, 글을 많이 읽지 않아요. 제가 받은 칭찬 중 하나가 “언니는 진짜 기계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는데 친절하게 얘기해요”예요. 사람들이 제 라이브 영상을 볼 때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는 것은 아니잖아요? 들어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거니까,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든 쇼핑몰이고 또 제가 론칭한 제품들이니까 CS를 할 때도 누구보다 제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해요. 저는 10분에 한 번씩 다이렉트 메시지(DM)을 확인해요. 생각보다 문의가 많지 않아요, 10분에 40건 정도? 빨리 답을 달아드리죠. 계속해서 반품을 하는 손님이 있으면, 어떤 점이 불편한지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해요.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좋은 CS라고 봐요.

처음 쇼핑몰을 여는 사람들은 꼭 실무 경험을 해봤으면 해요. 평생 발레만 했던 저도 맨땅에 헤딩이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현재 쇼핑몰을 운영중이시라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꼭 세웠으면 해요. 브랜드 전문성을 돋보이게 하려면 자신만의 플랫폼이 있어야 하고요. 하루에 신상품이 열개 정도 올라오는데 SNS만 이용하다보면 사흘만 지나도 그제 올린 신상이 저 뒤로 가서 보이지 않게 돼요. 자신의 색을 보여주려면 쇼핑몰이 필요하게 되는 거죠.

해외 고객도 중요한 포인트예요. 해외에서 인스타로 국내 상품을 사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 매출이 상당해요. 최근에는 배송 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서 미국에서도 사흘, 일본에서는 하루 이틀이면 물건을 받으시더라고요. 쇼핑몰로 해외 판매를 시작했고, 최근에는 롯데면세점에도 들어갔는데 성적이 좋았어요.

여러분. 사업을 하루이틀만 하고 말 건 아니잖아요? 사업은 오래달리기예요. 소통을 많이 해서 소비자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 목표는 해외라고 생각하고, 국내에서는 서로 도우면서, 응원하고 격려했으면 좋겠어요.

-> 핑시언니 성공포인트
1) 자신의 욕구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상품 기획
2) CEO가 직접 고객 소통하면서 신뢰 관리
3) 성장과정에 따른 라인업 확장
4) 글로벌 진출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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