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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그룹이 AI 수학에 사용한 그래프DB란 무엇?

최근 교육업계는 기존의 교육 콘텐츠를 IT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른바 ‘에듀테크’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학습자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기존에 맞춤형 교육을 하려면 1대 1 고액과외 등 많은 비용을 필요로 했지만, 에듀테크 시대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모든 학습자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원그룹은 이달 에듀테크 서비스인 `REDPEN AI수학`을 출시했다. 인공지능(AI)이 아이의 학습과정을 이해하며 1대 1 밀착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가 궁금한 점을 음성으로 물어보면, AI 선생님이 답을 한다. 아이의 눈을 인식하는 아이트래킹 기술로 학습태도와 집중도를 등을 분석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IBM 왓슨의 한국어 버전인 SK C&C의 에이브릴이 활용됐다.

그래프DB 활용에 주목

이번 사례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그래프DB’다. 그래프DB는 최근에 전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DB 기술이다. 테이블과 테이블을 조인(JOIN)하는 관계형DB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으로 네트워크를 점과 선으로 연결한 그래프 모습으로 저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마디로 관계를 저장해두는 DB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SNS에서 많이 사용된다. 만약 A가 B의 콘텐츠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을 공통의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만든다고하자. 만약 이를 관계형DB로 구현하려면 엄청나게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서로의 관계를 저장해 두는 그래프DB가 있다면 좀더 수월하게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만약 친구의 친구, 친구의 친구의 친구 등 3~4단계까지 관계를 분석하려한다면 관계형DB는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래프DB는 가능하다.

최근 그래프DB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추천시스템 구현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최근의 추천시스템은 관계를 분석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경우 콘텐츠의 유사도를 기반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같은 영화를 본 사람들을 커뮤니티라는 단위의 그룹으로 묶어서 커뮤니티 내의 사람들이 많이 본 영화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는 이같은 추천시스템 구축에 그래프DB를 활용했다. 즉 그래프DB는 개별 데이터 그 자체보다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데 유용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2016년 4월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파나마 페이퍼’도 그래프 활용한 데이터 분석 사례로 유명하다. 파나마 페이퍼는 파나마의 법률회사 모색폰세카에서 유출된 내부 문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전현직 지도자와 정치인, 리오넬 메시 등 유명인사의 조세회피 의혹을 담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 등 한국의 정관계 인사들도 포함돼 이슈가 됐었다.

당시 ICIJ에서 입수한 문건은 1150만건의 방대한 양이었다. 취재진은 파편화돼 있는 데이터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관들 간의 관계 분석이 필요했다. 이를 관계형DB로 분석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들지 가늠할수도 없었지만, 그래프DB를 활용해 관계 분석이 가능했다.

교원, 맞춤형 교육을 위해 그래프DB 활용

교원그룹은 지난 34년간 축적한 수억건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들의 학습 습관 패턴을 분석해 학습과정을 AI 선생님이 관리할 수 있는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를 구축했다.

이 새로운 학습체계에 따르면, 학습자의 교과목, 영역, 단원, 개념단위, 문항 등과 학습자의 학습 결과에 대한 상관관계를 그래프 형태로 데이터베이스에 실시간 저장, 분석해 학습자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학습 과정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두 자리 수 덧셈’ 관련된 이해도가 낮은 학습자를 위해 연관관계가 높은 학습 요소 분석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AI가 교과 과정을 추천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모든 학생이 각기 다른 커리큘럼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교원에 그래프DB를 제공한 회사는 비트나인이라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비트나인은 ‘아젠스그래프’라는 그래프DB를 자체 개발했다.

비트나인에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 인텔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인텔에서 운영하는 하드웨어 어플라이언스 솔루션인 Intel RSD(Rack Scale Design)의 메인 데이터베이스로 비트나인의 아젠스그래프가 적용되고 있다.

강철순 비트나인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정작 빅데이터 활용에 필수적인 데이터베이스의 체질 변화는 아직 더딘 상황”이라며 “빅데이터를 현업에서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의 구조를 빅데이터 관리 및 분석에 용이하게 바꾸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한 각종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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