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일주일에 한 편,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IT 업계를 취재하다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심스키 님, 차세대 유니콘은 누가 될 것 같나요?”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받는 스타트업을 말한다. 상상의 동물인 유니콘처럼 보기 힘들다고 해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유니콘 스타트업이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국내에도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등이 있다. 조금 연식이 되긴 했지만 크래프톤도 있고, 직방도 거의(?) 유니콘 대열에 합류해 있다.

이들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보이는 스타트업은 어디일까? 여러 후보가 있지만, 그 중 하나로 ‘지그재그(법인명 : 크로키닷컴)’를 소개한다.

지그재그 사무실 전경

지그재그는 여성의류 쇼핑몰 큐레이션 앱이라 볼 수 있다. 동대문 기반 여러 온라인 쇼핑몰의 옷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앱이다. 이용자는 각 쇼핑몰을 배회할 필요없이 지그재그 앱에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찾아서 구매할 수 있다.





지그재그를 차기 유니콘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이다. 지난 해 온라인 쇼핑은 100조 시대를 열었다. 의류 쇼핑은 상대적으로 오프라인이 강세지만,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 온라인 쇼핑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패션 전문몰이 주로 이용하는 카페24 같은 회사는 매년 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패션 쇼핑몰 시장의 성장세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그재그는 산발적으로 존재하던 패션 쇼핑 플랫폼 시장을 점차 점령해나가고 있다. 지난 해 거래액이 5000억원이 넘어섰고, 올해 예상 거래액이 7500억원이다.

사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쇼핑몰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모바일 이전부터 랭킹 사이트 등 이와 같은 접근이 이미 있었다.

하지만 옷은 좀 특이한 상품이다. 일반 공산품의 경우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상품을 쓴다고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다. 내가 아이폰을 쓰는데, 친구가 아이폰 쓴다고 기분 상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같은 제품을 쓰는 사람끼리 커뮤니티를 만들곤 한다.

그러나 옷은 다르다. 옷은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스타일을 대변한다.

지그재그의 서비스는 ‘옷은 개성과 스타일을 대변한다’는 명제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지그재그는 쇼핑몰마다 두 개의 스타일태그를 정하도록 했다. 러블리, 스쿨룩, 모던시크, 오피스룩, 페미닌, 심플베이직, 유니크, 미시스타일, 캠퍼스룩, 빈티지, 섹시글램 등 다양한 태그들이 있다. 이용자가 관심있는 태그를 선택하면 그 태그를 붙인 쇼핑몰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의류 쇼핑은 곧 스타일 쇼핑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원하는 스타일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회사 김정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저희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고객이 저희를 통해 옷을 사서 입었을 때 마음에 드는 경험을 줘야 한다”면서 “고객의 성공경험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의류 분야 카테고리 킬러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 우리의 삶에서 꼭 필요한 ‘의식주’ 중에서 ‘식’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배달통)가, ‘주’는 직방과 다방 등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아직 ‘의’ 플랫폼 시장은 지배자가 없다. 현재 ‘의’ 플랫폼에서 가장 돋보이는 서비스가 지그재그다.

알토스벤처스가 지그재그에 투자했다는 점도 차세대 유니콘의 가능성을 높인다. 알토스벤처스는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 직방 등에 투자했다. 미래의 유니콘을 잘 알아본다고나 할까?

하지만 스타트업은 초기 반응이 좋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거래액이 늘어나고 회사의 규모가 커질 때 그에 맞는 경영과 조직이 뒷받침돼야 유니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김정훈 COO에 따르면, 지그재그의 최근 고민도 이 지점에 있다. 조직구성과 기업문화를 튼튼히 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비결이라고 보는 것이다.

최근 지그재그는 조직을 개편했다. 과거에는 CEO(최고경영자), CTO(최고기술책임자), CMO(최고마케팅책임자) 등 일반적인 기능 중심의 조직으로 운영했다.

지그재그는 기존 기업과 다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김 COO는 “제품도 중요하지만 저희는 그에 못지 않게 ‘일하는 방식’ ‘기존의 기업들과 다르게 문제점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타트업도 100명 가까이 되면 작은 규모가 아니라 대기업 한 사업부와 비슷하기 때문에 대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일하면 그들과 다를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다르기 위해 지그재그가 선택한 것은 조직개편이다. 새롭게 COO와 VPE(Vice President Engineering)라는 직책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들의 역할은 CEO와 CTO와 짝을 이뤄 조직을 이끄는 것이다. 경영에서는 CEO-COO, 연구개발에서는 CTO-VPE가 짝을 이룬다. 한 사람의 독단적인 판단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서로 보완하면서 조직을 빠르고 민첩하게 이끌자는 시도다.

얼핏 소프트웨어 개발 기법 중 ‘페어 프로그래밍’과 유사해 보인다. 페어 프로그래밍은 애자일 개발의 한 기법으로 하나의 코드를 둘이 함께 쓰는 것을 말한다. 이는 코드를 쓰는 동시에 검토하고, 테스트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리더십은 CEO와 CTO가 가지고 가지만, 페어링(Pairing)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히고 상호보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 COO는 “페어링이라고 해서 저와 CEO가 공동경영을 하는 건 아니고, CEO가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볼 수 없기 때문에 COO가 보완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COO, VPE 페어링 시스템 도입을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조직개편 및 일하는 방식 변화를 통해 스타트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그재그는 해외 시장에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동대문 의류가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첫번째 타깃 시장은 일본이다.

김 COO는 “동대문 의류의 우수성은 충분히 일본 시장에서 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재작년부터 일본시장에 대해서 고민해 왔고 일본 이용자들에게 맞는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와는 다른 모습으로 진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