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네이버의 클라우드 도전기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7년 4월 17일,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이하 NBP)은 서울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 기자들을 불러놓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당시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세상에 등장한 지 11년이 되는 해였다. AWS 한국 리전이 설립된 지도 이미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국내외 시장에서 이미 AWS가 독주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만이 의미 있는 경쟁을 펼치던 시기였다. 국내 IT 대기업들은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패배를 인정하고, 하나둘씩 글로벌 업체의 지역 판매원으로 전락해가고 있었다.

그렇다. 새롭게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늦어도 매우 늦은 시점이었다. 네이버가 아무리 한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이라도 부정적인 전망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당시 NBP 박원기 대표는 출사표를 던지며 “(클라우드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 5위 기술 회사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는데, 많은 사람들이 허황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후 2년이 흘렀다. NBP는 다시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박원기 대표는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과연 박 대표의 지난 2년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박 대표는 “(2년 전에) 글로벌 상위 5위 기술 회사가 되겠다고 말은 했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지나고보니 저희 직원들과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웬만큼 달성한거 같다”고 자평했다.

박 대표는 어떤 근거로 세계 5위 기술 회사라고 스스로 평가하는 것일까? 우선 서비스 상품 구성이 글로벌 서비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회사 측에 따르면, NBP는 지난 2년간 매월 5~6개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며, 상품 확대와 기술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2년 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때는 6개 카테고리의 22개 상품이었는데, 현재는 15개 카테고리의 119개 상품이 구성됐다. “상품 구성 및 기술력 측면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NBP의 자평이다.

박 대표는 “A사(AWS를 의미)에 있는 서비스가 우리에게 없으면 경쟁이 불가능하다”면서 “A사가 가진 건 우리도 다 있고, A사에 없는 베어메탈이나 보안인증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한다”고말했다.

예를 들어 AWS가 서버리스컴퓨팅 ‘람다’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자, NBP도 ‘클라우드 펑션’이라는 유사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와 같은 상품 구성은 기술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 NBP 측의 설명이다.

박원기 대표는 지금까지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이 경쟁을 위한 기술 기반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사업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박 대표는 “(늦은 만큼) 앞으로 매년 두배씩 성장해 3~4년 내에는 한국 시장을 지켜내고,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이 현재 비즈니스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SK텔레콤의 로밍 서비스 ‘바로’나 국내 배틀그라운드가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에서 돌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공공과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산업은 지금까지 규제로 인해 클라우드 도입이 적었던 분야다. 그러나 최근 민간의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제정돼 앞으로 클라우드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NBP는 일단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공공시장 진입에 필요한 각종 인증을 마쳤고, 공공전용 클라우드 포털을 운영한다. 현재 한국은행, 코레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한국재정정보원, 녹색기술센터 등의 공공기관이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금융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우선 코스콤과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반기 내 여의도에 ‘금융 클라우드 존’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위해 365일 24시간 고객센터를 가동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NBP 박원기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은 이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이 마련됐다”면서 “최선을 다해 IT 기간산업인 클라우드 시장을 지켜보고 그 역량을 가지고 해외에 나가는 것을 모색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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