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도서대여에 뛰어든 교보문고, 간 보는 알라딘

전자책 ‘월정액 무제한 도서대여’에 교보문고도 뛰어들었다. 후발주자지만 3만1000종이라는 막대한 도서 종 수를 경쟁 무기로 삼았다.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는 대신 기존 도서 대여 모델인 ‘샘(sam)’을 적극 활용, 요금제 중의 하나로 무제한 대여 상품을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샘이라는 브랜드가 쌓은 신뢰가 있어 출판사로부터 빠르게 도서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보문고라는 브랜드와 유통 파워가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이다.

샘 무제한은 월 9900원에 총 3만1000여 종의 책을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 첫 달은 무료고, 6월 가입자까지 추가 3개월간 6500원으로 요금할인을 적용한다. 6500원은 리디북스의 무제한 도서대여 상품인 리디셀렉트와 같은 금액이다. 기존 샘 서비스가 13만종의 도서를 취급했던 것을 바탕으로 향후 무제한 서비스에 적용할 도서를 매월 수천권씩 늘린다는 방침이다.

 

 

교보문고가 참전하면서 월정액 무제한 도서 대여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장 강하게 마케팅을 하고 있는 곳은 예스24다. 지난해 9월 이 시장에 들어온 예스24는 ‘북클럽’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이고, 5500원에 전자책을 무제한 대여한다. 7700원 요금의 경우에는 4500원의 북클럽머니를 제공해 사실상 3200원에 무제한으로 전자책을 빌려볼 수 있게 했다. 4500원의 북클럽머니는 도서 뿐만 아니라 예스24가 취급하는 모든 상품에 쓸 수 있도록 해 이용자가 자사 생태계에 머물도록 유도했다.

제일 처음 전자책 무제한 도서 대여 모델을 들고 나온 밀리의서재도 3만종의 도서를 취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에 주력해왔다. 스타트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배우 이병헌과 변요한을 모델로 쓴 TV 광고도 집행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서비스와 웹툰, 리딩북 같은 2차 저작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가장 화려하게 이 시장에 데뷔한 리디북스는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분위기다. 리디셀렉트가 교보문고와 예스24라는 공룡을 이 시장에  끌어들였는데, 사용자경험에서 이들보다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출판계는 월정액 도서 대여 모델이 도서 판매의 제살 깎아먹기를 할 것을 두려워해 이 시장 진출에 보수적이었다. 리디북스는 매출을 미리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출판사를 안심시켜 리디셀렉트를 선보였고,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었다.

[관련기사: 금단의 사과 깨문 리디북스, 운명은?]

다만, 교보문고는 도서 매출을 보전해주는 예스24나 리디북스와 달리, 서비스 요금을 실제 대출이 일어난 도서의 출판사와 나눠갖는 러닝개런티 모델을 택했다. 이미 시장이 커가고 있는 만큼 참전은 하겠지만, 출혈 경쟁을 하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주요 전자책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월정액을 시작하지 않은 곳은 알라딘이다. 알라딘은 아직까지 월정액 무제한 도서 대여를 시작할 계획은 없다. 다만, 시장성이 어느정도 있는지 확인을 위한 작업은 들어갔다. 교양분야 전자책 10권을 2900원에 한 달 간 대여해주는 ‘교양PACK 2900’은 이달 31일까지만 진행하는 한시성 이벤트다. 첫 책을 다운로드 한 이후부터 30일간 책을 빌려볼 수 있다.

대상 도서는 총 열권인데, ‘실격당한자들을 위한 변론’부터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프라이 백’ ‘만세 열전’ ‘편집자 되는 법’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오늘 너무 슬픔’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등이다. 장애, 인권, 페미니즘, 젠더, 자본주의의 맹점, 갑질 등을 다룬 도서들로, 인문 사회 부문에서 강한 알라딘의 특색을 살린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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