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랐지만 늦은 NHN 클라우드,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

당신은 몰랐을 지도 모르지만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다. 심지어 시장 진입이 빨랐다. 2015년부터 대외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는 AWS 한국법인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AWS 한국 리전도 없을 때였다. NHN은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게임 개발에 필요한 백엔드 기술을 클라우드로 제공했다. 판교에 데이터센터도 지었다.

그러나 4년 넘게 클라우드 시장에서 활동했지만 NHN의 토스트 클라우드에 대해 아는 이는 많지 않다. NHN보다 훨씬 늦게 시장에 나온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CP)이 오히려 더 많이 알려져 있다. NCP는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 대응하는 국내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로 브랜딩이 됐다.

NHN이 너무 조심스럽게 사업을 펼쳤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알리는 노력보다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터. 기술자 중심 조직이 종종 범하는 오류다.

그런 NHN이 22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자사의 토스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하고, 엔터프라이즈 시장과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제는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전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NHN 클라우드 사업부 김동훈 이사는 이 자리에서 “2019년 TOAST는 금융과 쇼핑 분야를 발판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선포했다.

금융은 클라우드 업계가 가장 공략하기 힘든 시장이다. 금융기업은 이미 구축된 IT인프라가 워낙 많고, 보안 및 안정성에 대한 요구기준이 매우 높다. 대부분의 금융시스템 미션크리티컬하다고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이 요구사항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NHN은 최근 KB금융그룹과 제휴를 맺으면서 자신감을 키웠다. KB금융그룹은 ‘CLAYON’이라는 대외 협업 플랫폼을 운영 중인데, NHN 토스트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물론 KB국민은행이나 계열사가 NHN 토스트 클라우드를 내부 미션크리티컬 업무 시스템에 활용하는 건 아니지만, 클라우드에 신중한 금융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것은 그만큼 신뢰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NHN이 가장 자랑하는 점은 토스트 클라우드가 ‘오픈스택’ 기반이라는 점이다. 오픈스택은 오픈소스 클라우드 운영체제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자원을 할당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오픈스택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라우드 플랫폼이지만, 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에 활용된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오픈스택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흔치 않다. 퍼블릭 서비스를 구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기술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김동훈 이사가 “지금 NHN이 다시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든다면 절대 오픈스택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다.

NHN 김동훈 이사

그러나 오픈스택 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오픈스택으로 구현된다는 점이다. 일반 기업의 IT부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A부터 Z까지 일일이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오픈스택과 같은 오픈소스 기술을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도 퍼블릭 클라우드와의 연동이 필요하다. 내부 자원이 부족할 때는 외부 클라우드의 자원을 이용할 필요도 있고 기존 서비스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신규 서비스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리는 하이브리드 구성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클라우드에는 아직 표준이 없다. 오픈스택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 기술이 다른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반면 NHN 토스트와 같은 오픈스택 기반의 서비스로는 상대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수월하다. 오픈스택이라는 기반이 같기 때문이다.

NHN엔터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프라이빗 클라우드멀티 클라우드 시장을 타깃하는 이유다. 다양한 기능면에서는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넘어서기 힘들기 때문에 오픈스택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을 두드리겠다는 것이다.

김동훈 이사는 “서비스 장애나 보안 이슈가 민감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경험이 곧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TOAST가 페이코(금융), 고도몰(쇼핑), 한게임(게임) 등 다양한 IT 서비스 경험을 통해 검증된 만큼, 금융과 쇼핑 분야를 중심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충분히 선택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진출 계획도 밝혔다. 2019년 일본과 북미 지역에 TOAST의 글로벌 리전이 구축된다. 일본 도쿄에는 2월, 북미는 5월에 각각 오픈될 예정이다. 일본 사업의 경우 ▲게임사 대상의 ‘한게임MIX’, ▲커머스 솔루션 ‘NCP(NHN Commerce Platform)’ 등 분야별 특화 플랫폼을 중심으로 일본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현지 기업을 타깃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북미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기업이 현지에서 사업을 펼칠 때 클라우드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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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NBP가 너무 조심스럽게 사업을 펼쳤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알리는 노력보다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터. 기술자 중심 조직이 종종 범하는 오류다. -> 이 부분 NBP 가 아니라 NHN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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