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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하둡 전문기업 빅3 중 두 회사가 한 몸이 되기로 했다. 클라우데라와 호튼웍스는 3일(미국 현지시각) 세계 최고의 데이터 플랫폼 제공 업체가 되기 위해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모두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았고, 주주총회에서 추인받으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모두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다.

 

어떻게 합병하나

합병 비율은 클라우데라 6대 호튼웍스 4다. 클라우데라 주주가 통합법인 지분의 60%를 갖고, 호튼웍스 주주는 40%를 갖는다. 두 회사의 비즈니스 규모를 감안한 결정이다.

합병 초기 이사회는 9명으로 구성될 예정인데, 클라우데라에서 5명, 호튼웍스에서 4명을 선임하게 된다. 거래 완료 후 클라우데라의 CEO 인 톰 레일리가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맡게 되며, 호튼웍스의 CEO 롭 브랜든은 이사회 멤버로 들어간다. 현재 클라우데라 이사회 멤버인 마티 콜이 이사회 의장이 된다.

두 회사는 어떻게 다른가

양사는 합병의 이유에 대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제품이 상호호완적이어서 합병하면 각자 활동하는 것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데라 톰 레일리 CEO는 “우리의 사업은 매우 보완적이고 전략적”이라면서 “데이터웨어하우징과 머신러닝에 대한 클라우데라의 투자와 호튼웍스의 엔드투엔드(E2E) 데이터 관리 투자를 통합해 업계 최초의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클라우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 회사는 ‘하둡’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비즈니스 양상은 조금 달랐다.

클라우데라는 하둡을 기반으로 데이터웨어하우징(DW)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회사의 미션이었다. 이를 위해 하둡의 데이터를 SQL로 분석하는 것에 집중했다. 관계형DB 중심의 DW 시스템을 하둡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테라데이타, 오라클, SAP 등과 같은 회사들이 클라우데라의 주요 경쟁상대가 됐다. 클라우데라는 이 과정에서 하둡이라는 오픈소스 소트웨어 주변에 다양한 상용 소프트웨어를 배치했다.

반면 호튼웍스는 순수 오픈소스 모델을 지향한다. 호튼웍스의 하둡 배포판은 커뮤니티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픈소스 하둡 주변에 상용 소프트웨어 붙여서 판매하는 일도 잘 하지 않는다.

호튼웍스는 DW를 대체하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호튼웍스는 하둡을 DW의 보완재로 봤다. 이 때문에 클라우데라에게 테라데이타는 타도의 대상이었지만, 호튼웍스에게 테라데이타는 파트너다. 실제로 호튼웍스는 테라데이타는 글로벌 차원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호튼웍스는 IBM, 레드햇 등 글로벌 IT기업과 관계가 좋다. 이런 제휴는 호튼웍스의 생존전략이었다.

왜 합병하나

두 회사가 각자 잘 나가고 있고, 미래가 창창했면 합병하겠다는 생각은 했을 리가 없다. 하나는 잘 나가고 하나는 못 나갔다면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이번 합병은 두 회사 모두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회사가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위기는 무엇일까? 바로 클라우드다. 과거에는 하둡 전문업체끼리 경쟁을 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시기다.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은 알다시피 모두 거대한 공룡들이다.

아마존 EMR(Amazon Elastic MapReduce),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HD인사이트, 구글 데이터프로 등이 경쟁상대다. 클라우데라가 주력하는 DW도 클라우드 업체들과 경쟁이다. 아마존 레드시프트 스펙트럼, 구글 클라우드 빅쿼리,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빅쿼리 등이다.

또 앞으로 출시가 예정된 아파치 플랫폼은 하둡파일시스템을 클라우드 버전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돼있다. 클라우데라나 호튼웍스의 역할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에서 두 회사 모두 현실에 안주해 있으면 클라우드 공룡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미래를 직감한 두 회사의 최고 경영진은 공룡에 맞서기 위해 몹집을 키우고, 경쟁력을 상호보완하기로 한 듯 보인다.

글. 바이라이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