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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있으세요?”

“네? 없는데요”

“그럼 마지막으로 사귄 게 언제에요?”

“한 4, 5년 된 것 같은데요?”

“얼마나 사귀었어요?”

“오래 만났죠. 3~4년 된 것 같아요”

“왜 헤어진 거에요?

“아 크리스마스 전날이었나… 홍대였는데, 길거리 공연을 보다가 다투게 됐어요. 생각하면 별 것 아닌 이유였는데… 예전부터 뭔가 쌓인 게 더 큰 원인이 된 것 같아요”

당황스러웠다. 작곡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음악을 8주 만에 만들 수 있냐고 물었더니 뜬금없이 이어진 대화다.

그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빠르게 컴퓨터에 타이핑했다. 그렇게 적힌 내용을 줄여나갔다. 갑자기 피아노를 연주한다. 노래를 부른다. “어때요?”

내가 그에게 이야기한 시간은 1분도 채 안됐다. 그 이야기를 가지고 그는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작사, 작곡, 편곡(몰랐는데, 작곡은 가사의 ‘멜로디’를 입히는 것이고 편곡은 반주를 입히는 것이라고 한다.)을 끝냈다.

제목 미상

4년을 만났던 우리

사소했던 일

우리가 헤어진

그 홍대거리에서

 

사소한 다툼

그게 헤어진 이유였을까

예전부터 조금씩

느껴졌던 낯선 느낌

작곡/편곡: 정상교

작사: 엄지용(?)

락스피릿을 품고 있는 나에겐 좀 아쉬웠다. “이거 좀 펑키하게 갈 수는 없나요?” 괜히 무리한 부탁을 해봤다. 그의 임기응변을 보고 싶었다.

“음… 펑키는 좀 어려운데… 다른 아티스트에게 주려고 만들어 둔 반주가 있는데 이런 건 어때요?”

같은 가사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노래가 만들어졌다.

이야기만 들고 오세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8주 워크샵으로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주는 곳이 있다. 스튜디오 비밀의정원이 지난 1월부터 기수별로 운영하고 있는 ‘메이드인미(Made in Me)’가 그것. 현재까지 35개의 팀, 65명 정도의 사람들이 ‘메이드인미’에 참가했다. 최근에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약 1,850만 원의 투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비밀의정원의 녹음실. 보컬 녹음실 장비로는 SM이나 YG 등 대형기획사가 사용하는 것들에 결코 꿀리지 않는다고. 크라우드펀딩으로 받은 돈은 최근 ‘영상장비’를 사는 데 전부 투자했다고 한다. 이것도 최고 수준으로 맞췄는데, 무슨 삼각대 가격이 100만 원대라는 후문.

아티스트(메이드인미 참가자를 부르는 말)는 작곡, 작사하는 법을 몰라도 된다. 자신만의 ‘이야기’만 들고 오면 된다. 심지어 노래를 못해도 된다. 요즘 기술력으로 노래 못하는 사람을 노래 잘하는 사람으로 바꾸는 것 정도는 매우 쉽다고. 음역도 높여주고, 톤도 바꿔준다. 바이브레이션 같은 기교도 넣을 수 있다. 어떻게 바뀌는지 비교음원을 들어봤는데, 진짜 그렇다.

음원 제작, 그러니까 워크샵 진행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아티스트는 자신의 이야기를 열심히 푼다. 끝이다.

비밀의정원은 그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가사로 만든다. 아티스트의 스토리에 어울리는 반주와 ‘가이드보컬’을 만든다. 가이드보컬이란 아티스트가 참고할 수 있게 다른 이가 대신 불러준 노래의 멜로디를 말한다. 앞서 내 이야기를 듣고 비밀의정원 정상교 대표가 직접 불러준 노래가 가이드보컬이다.

가사, 가이드보컬과 반주를 받고 아티스트가 맘에 들면 열심히 연습하고 녹음까지 하면 된다. 별로 맘에 안 들면 가사, 멜로디나 반주를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서 연습, 녹음하면 된다.

물론 작곡 경험이 있는 사람, 음악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작사, 작곡까지 전부 직접 해서 가져가도 무방하다. 이 때 스튜디오에서는 약간의 편곡과 녹음만 진행한다. 이런 이들은 워크샵 상당 부분을 작곡이 아닌 노래 연습이나 영상 제작 참여와 같은 곳에 쓸 수 있다고.

정상교 비밀의정원 대표는 “음악을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도 자신의 이야기만 가지고 오면 노래를 만들 수 있다. 음악을 잘하는 분들은 보조만 조금 해주는 정도에 멈춘다”며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는 최근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가 무엇인지 묻는다. 좋아하는 노래를 물어보면 대개 진짜 좋아하는 노래와 ‘있어 보이는 노래’가 섞여 나온다. 그래서 많이 들었던 노래를 묻고, 아티스트의 취향을 파악하여 분위기에 맞는 곡을 함께 만든다”고 말했다.

유통까지 책임집니다

단순히 음원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워크샵을 통해 만들어진 노래는 네이버뮤직, 멜론, 벅스,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등 국내 모든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 등록된다. 주 1회 2시간 정도 미팅을 하니, 아티스트가 8주 워크샵에 실제 투하하는 시간은 16시간 정도. 16시간이면 세상에 없던 노래가 만들어지고 플랫폼에 유통까지 된다.

메이드인미 아티스트 두나의 ‘내말을 들어요’를 네이버뮤직에서 검색해봤다. 나온다.

더 충격적인 것. 작곡 대부분에 비밀의정원이 참여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곡의 원작자는 비밀의정원이 아니다. 특별한 편곡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면 주저작권은 아티스트에게 귀속된다. 비밀의정원은 한 달 50만 원까지 음원 스트리밍과 관련된 수익을 100% 아티스트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해준다. 음원 정산액이 50만 원이 넘어가면 그 이후에는 5:5로 나눈다고 한다. 물론 저작권료는 스트리밍 플랫폼 기준으로 한 건 청취당 1원 정도라 엄청 뜨지 않는 한 스트리밍으로 큰 돈 벌기는 어렵다.

옛날에 같이 밴드를 했던 후배가 최근 앨범을 냈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도 검색돼 얼마 받느냐고 물어보니 편곡자에게 들어가는 돈이 0.7원이고, 이걸 밴드 인원수만큼 나누면 된다고 한다. 절대 본전도 못 찾는단다.

이렇게 음악을 만들고 유통하는 데 드는 비용은 단돈 49만 9,000원이다. 꽤 비싼 돈인데 왜 ‘단돈’이라는 표현을 썼냐고? 나는 오래 전 실제 녹음실에서 음원을 뽑아봤다. KT&G에서 대외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룹사운드로 홍보용 음악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때 들었던 돈이 녹음만 20~30만 원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4시간 정도 되는 최저가 원테이크 녹음 가격이 이거다. 그 전에 작사, 작곡, 연습시간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하됐음은 물론이다. 당연히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 우리 곡은 안 올라온다. 올려주지 않았고, 올릴 생각도 없었고, 어떻게 올리는지도 몰랐다.

메이드인미의 참가 요금제는 크게 3개. 스타터, 스탠다드, 프리미엄으로 나뉜다. 단계별로 20만 원씩 비싸지는데, 스타터는 음악 제작 및 스트리밍 플랫폼 유통까지. ‘스탠다드’는 가사 뮤비 제작이, 프리미엄은 페이스북 온라인광고가 포함된다. 단계별로 추가되는 20만 원은 ‘실비’로 비밀의정원이 남기는 것은 없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밑에 나온다.

드림팀과 함께 만들고, 전하는 음악

단순히 음원 플랫폼에 올려주고 끝이 아니다. 메이드인미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은 총 16명의 ‘멘토’들의 지원을 받는다. 멘토는 작곡가, 보컬리스트, 기타리스트와 같은 음악 전문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영상PD, 일러스트레이터, 마케터, 컨설턴트, 커머스업체 종사자 등 왜 여기 있는지 모를 것 같은 사람들도 함께한다.

음악과 관련된 멘토는 당연히 아티스트의 음악을 만드는 것을 지원한다. 가수 연습생을 거쳐, 작곡가, 프로듀서, 2016 MBC 연예대상 음악감독을 거친 정상교 대표와 울랄라세션, 아이비, 한동근 등 가수의 라이브세션으로 활동한 박상욱 멘토, 인디밴드 보컬 출신인 이경화 멘토, 포스트맨과 이준기의 편곡에 참여한 피아니스트 김형열 멘토 등이 그들이다.

가수 연습생 시절의 정상교 대표와 2016년 MBC 연예대상에 음악감독으로 소개된 압구정보안관(정상교 대표 참여)(사진: 정상교 대표 제공)

그 외 멘토들은 음원의 ‘유통’을 지원한다. 영상PD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송출될 아티스트의 연습영상과 뮤직(리릭)비디오를 만들어준다. 일러스트레이터는 앨범 자켓 디자인을 해주기도 한다. 마케터는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 음원이 더 많이 유통되도록 디지털 마케팅을 지원한다. 여기서 이름을 밝히진 않지만, 멘토 중에는 업계에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사람들도 꽤 있다. 인플루언서의 기준은 페이스북 포스팅 좋아요 100개 정도는 쉽게 몰고 다닐 정도?

당연히 멘토들은 본업이 따로 있다. 미술학원 강사, 커머스 업체 대표, 컨설팅 업체 대표, 영상 및 마케팅 프리랜서 등 직업도 다양하다. 현재 본업으로 비밀의정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정상교 대표 한 명이다.

60시간의 기적… ‘비용은 어쩌게요

정 대표는 메이드인미 프로젝트를 ‘60시간의 기적’이라 부른다. 60시간이란 한 음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산정한 것이라고 한다. 와디즈에 올라온 49만 9,000원이라는 가격은 최초 의도와는 다르게 올라간 것이라고 하는데, 원래 메이드인미의 참여 가격은 60시간에 법정 최저임금인 7,530원을 곱하면 나온다. 즉, 멘토들은 ‘최저임금’으로 음악을 만들어주고 있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스튜디오 사용료, 녹음비는 하나도 안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60시간의 기적이라고 하면서 왜 워크샵은 16시간이냐고 뭐라 하는 분이 가끔 있는데, 아티스트 한 분한테 멘토 여러 명이 붙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우리 멘토들은 아티스트가 오지 않는 시간에 녹음, 믹싱 같은 작업을 하는데 그 시간이 포함된 것이 60시간”이라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다. 현재 메이드인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50명의 아티스트가 대략 월 30만 원씩 돈을 낸다고 하더라도 조직의 월매출은 1,500만원에 불과하다. 16명의 멘토들에게 최저임금만 주더라도 남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다.

정 대표에게 물어보니 맞는 말이라고 한다. 현재 초과되는 인건비와 운영비는 정 대표가 만든 1,000여개의 음악에서 나오는 저작권료로 충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낭만적인 대답이 함께 돌아온다.

“제 목표는 평생 인간답게, 음악을 하면서 사는 거에요. 돈 욕심은 별로 없어요.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벌어도 괜찮아요. 가수 연습생과 작곡가로 살다보니 음악 산업은 ‘부품’들이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잘 팔리는 음악을 만드는 완벽한 부품이 1등을 하고, 대중의 취향이 바뀌면 정리되는 그런 과정을요. 작곡가의 전성기는 길어야 5년이라 생각해요. 저도 지금은 저작권료로 먹고 살 수 있지만, 이게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는 거에요. 획일화된 음악들만 양산되는 한국의 음악산업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저 같은 사람이 음악으로 먹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독창적인 콘텐츠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스토리가, 콘텐츠가, 세상을 바꾼다!

그렇다고 비밀의정원이 ‘망하려고’ 사업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 근저에는 ‘스토리 있는 콘텐츠’가 성공할 것이라는 정 대표의 강한 믿음이 있다.

정 대표는 메이드인미 아티스트 ‘황주안’씨의 사례를 소개해줬다. 38살 황주안씨는 물리치료사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한 자장가를 만들고자 비밀의정원을 찾았다. 그렇게 비밀의정원에서 만든 노래의 제목은 ‘꿈을 꾸렴’. “잠든 두 손 엄마품을 찾고, 잠든 얼굴 엄마의 향길 찾아”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곡이다.

정 대표는 “이런 가사는 박효신이나 아이유가 부를 수 없다. 심지어 아빠는 쓸 수 없는 가사”라며 “황주안씨의 이야기가 자장노래를 찾는 또 다른 어머니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분명히 시장에 이런 스토리를 원하는 니즈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두 아들 태현 태민이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 중에 엄마에게는 가장 소중한 두 생명 태현이, 태민이 안녕?

분명히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자라서 몸 밖으로 나와 지금껏 커 왔는데도 벌써 이만큼 자란 너희들의 존재는 참 새삼스럽게 신기해.

너희들이 태어나고 지금까지 엄마 살 옆에 찰싹 달라 붙어서 그 살을 만져야 잠이 드니까 엄마는 매일 몸살이 난다. 그래도 너희들의 그런 사랑을 먹고 사는 엄마는 행운아인것 같아.(중략)

있는 모습 그대로 소중하고 세상 그 어떤 존재보다 가치가 있는 너희들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마!

너희 스스로를 잘 붙잡고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넉넉히 주어지면 주어지는대로.. 마음껏 꿈을 꾸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렴.. 엄마도 기도할게. 그리고 응원할게. 세상 누구보다 너희를 믿어주고 사랑할게. 사랑해.. (황주안의 꿈을꾸렴. 앨범소개 발췌)

이렇게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메이드인미에 참여한 사람들이 성공하고, 50만 원 이상의 저작권료를 받는다면. 50만 원이 아니라 수천만 원의 저작권료를 받는 이까지 나온다면. 그런 순간이 많아진다면. 비밀의정원은 돈을 벌 수 있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이 모인다면

물론 1건당 1원 짜리 스트리밍으로 월 ‘50만원’ 이상을 버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정 대표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꿈같은 것’이다.

그래서 비밀의정원은 다음 단계를 생각한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만드는 콘텐츠 생태계다. 단순히 ‘음악’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모든 콘텐츠를 섭렵한다. 실제 현재 비밀의정원은 일러스트레이터 등 미술관련 일을 하고 있는 멘토들을 중심으로 미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선 나만의 음악이 아닌, 나만의 ‘그림’이 나온다.

미술교육 및 영상촬여 장소로 활용되는 비밀의정원 내부 공간. 멘토들이 그린 작품이 전시돼있다. 무대미술가 윤혜정씨가 디자인해줬다고 한다.

유튜버가 되고 싶고, 음악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많은 이들이 있다. 그런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실패하면서 나오는 비용은 꽤 크다. 비밀의정원은 그 비용을 줄여주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현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비밀의정원의 멘토들은 이런 이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한다. 비밀의정원 멘토들은 이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수천, 수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이 먼저 겪은 실패와 성공은 새로 시작한 누군가에게 빠른 길을 안내해줄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 안에서 ‘미디어커머스’ 형태로 무엇인가 판매하기 시작한다면, 말도 안 되는 ‘판매점(Selling Point)’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래서 비밀의정원은 장차 자체 콘텐츠를 생성하는 아티스트를 100명까지 늘리고자 한다. 이들이 스스로 인플루언서가 돼 직접 만든 콘텐츠의 유통과 마케팅을 자처한다. 정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각 계에서 활동하는 100명의 인플루언서가 우리 콘텐츠를, 상품을 팔아줄 수 있다면 모두가 행복한 구조가 나올 것 같아요. 사실 언제가 그 시점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모든 게 갖춰지면 우리가 알아서 하지 않을까요? 비밀의정원은 지금도 적자를 보고 있지만, 그 방향성은 잃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생계비는 멘토들 모두에게 주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래전 그 날

전 여자친구의 안부를 물었던 정 대표 덕분에 엉겁결에 생각났다. 오래 전 만든 노래가 있다.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길거리에서, 휴대폰으로 녹음한 곡이다. 친구들과 대학가를 거닐며 불렀던 노래다. 당시 이 노래를 들었던 사람은 많아봐야 100명도 안 될 것이다. 지금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아마 우리 세 명이 전부일거다. 그래도 애착이 간다. 내가 가사를 썼고, 내가 곡을 만들었다. 내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술 마시다 휴대폰을 잃어버리면서 노래도 함께 잃어버렸다. 우연일까. 정 대표와 인터뷰를 마친 바로 다음 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유물을 발굴했다!”

후회

그토록 행복했던 시간은 지나가고

이제 남아있는 나의 마음을 정리해

함께 했던 날들, 그토록 아름다웠던

이젠 그 자리에 남은 건 공허함뿐

 

떠나간 네 자리, 남아있는 자유

자유라는 이름에 남아있는 외로움

나의 오만 속에 떠나간 너를 바라보며

그토록 행복했던 지난 날을 그려본다

 

시간은 지나갔지만

나의 그리움, 더욱더 커져가고

다시 함께할 수 없기에

내게 남은 건 나에 대한 후회뿐

 

노래: 이우진/이기세(현 대형 화장품업체 연구소 데이터과학 담당)

기타: 엄지용(현 바이라인네트워크 콘텐츠 잡부)

하모니카 솔로: 이우진(현 인하대 앞 술집 ‘Y&R라운지’ 사장)

작사/작곡: 엄지용

편곡: 엄지용/이우진

나도 한 번 꿈꿔본다. 이 노래가 세상에 울릴 그날을. 난 능력 있는 작곡가도, 인플루언서도 아니라서 고민이긴 하다. 그 때는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리라.

아차, 비밀의정원이 최근 시작한 온라인 방송국의 이름이 MCN이다. 그 MCN(Multi Channel Network) 맞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