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티스토리 안 버렸네?
카카오가 티스토리를 버린 건 아니었나보다. 카카오는 23일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를 전면 개편했다고 발표했다. 12년만에 초대장 기능을 종료하고, 새로운 디자인 스킨을 도입했다.
티스토리는 네이버 블로그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 블로그 서비스다. 트래픽도 전체 도메인의 3~4위를 오갈 정도로 많다. 네이버 블로그가 검색 어뷰징을 위한 광고성 콘텐츠가 많은 것에 비해 티스토리는 정제된 콘텐츠가 많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카카오(이전의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상하리만치 티스토리를 찬밥 취급하는 모습이었다. 12년 동안 이렇다할 서비스 개편도 없었다. 초대장 기능이 12년이나 유지된 것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 초대장 기반 가입은 원래 서비스 초기에만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수 이용자를 확보해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기능과 시스템이 안정됐다 싶을 때 전체 네티즌을 상대로 오픈하는 식이다.
그러나 카카오는 티스토리 초대장 기능을 12년이나 유지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초대장 기능을 폐지하고, 이메일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무분별한 광고성 콘텐츠의 범람을 막기 위해 1일 글 등록 수를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티스토리는 그 동안 기능 개선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트래백이나 백업 기능이 없어졌다. 이 때문에 티스토리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티스토리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유산인 티스토리를 죽이고 대신 카카오가 만든 브런치를 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었다. 실제로 카카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한 이후 많은 다음의 서비스를 중단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발표로 이런 불안감음 해소될 듯 보인다. 이메일만 있으면 누구나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할 수 있게 됐고, 스킨과 커버 기능도 변신했다.
개인 블로그부터, 기업용 사이트, 포트폴리오 페이지 등 이용자 필요에 따라 티스토리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레이아웃을 적용한 스킨을 선보였고, 썸네일 리스트, 갤러리, 슬라이더 등 여러 아이템으로 홈 화면을 꾸밀 수 있는 커버 기능을 지원해 사용성을 높였다.
회사 측은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신규 스킨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통계와 에디터 페이지를 개선해 이용자들의 콘텐츠 생산에 편의를 도울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창작자, 소상공인 등 사이트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도 쉽고 간단하게 온라인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사이트 제작 플랫폼으로서 거듭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스토리 개편 프로젝트를 진행한 정다정 개발자는 “이번 개편으로 많은 분들이 더 쉽게 티스토리를 이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일반적인 블로그 뿐만 아니라 제품이나 기업의 소개 사이트, 포트폴리오 사이트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해 보는 것도 추천 드린다”며, “12년간 티스토리에 관심과 애정 보여주신 이용자 분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