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연 회장, 티맥스소프트에서 한 발 빼나?

티맥스소프트 박대연 회장이 벤처캐피탈에 지분을 대규모로 넘겼다. 또 티맥스소프트 지분을 티맥스데이터 교환사채(EB) 담보로 사용했다. 티맥스소프트의 50%가 넘는 대주주였던 박 회장의 지분은 15% 넘게 줄어들었다. 박 회장이 티맥스소프트에서 한 발 빼고 있는 걸까?

티맥스소프트 박대연 회장

박대연 회장은 최근 벤처캐피털인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에 티맥스소프트의 주식 100만주 가량을 300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티맥스소프트의 지분 7.8%에 달한다.

또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의 주식을 대가로 티맥스데이터의 투자를 유치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티맥스데이터가 발행한 400억원 수준의 교환사채(EB)를 인수했는데, 티맥스소프트의 보통주100만주와 교환하기로 했다.

교환사채란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상장증권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딸려있는 채권이다. 즉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티맥스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의 주식을 받기로 하고 티맥스데이터의 회사채를 매입한 것이다.

그런데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의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데이터는 대주주(박대연 회장)가 같은 관계사이지만, 서로 지분관계가 없기 때문에 계열사가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의 주식을 담보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을가? 박대연 회장이 티맥스소프트의 주식을 티맥스데이터에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티맥스데이터가 유상증자를 했고, 박대연 회장이 티맥스소프트 주식으로 현물출자 했다.

그 결과 티맥스데이터는 400억원의 현금이 생겼고, 박대연 회장은 티맥스소프트의 지분 7.8%가 또 줄어들었다. 박 회장의 티맥스소프트 지분은 이제 4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해석은 두 개다.

첫번째는 티맥스소프트의 상장이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박대연 회장과 회사 측이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 분명해졌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박대연 회장의 구주를 인수함과 동시에 티맥스소프트의 주식을 받는 조건으로 티맥스데이터의 EB를 인수했다. 만약 티맥스소프트가 상장에 실패한다면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의 타격이 크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티맥스 이사회에 이사를 파견했다.

일각에서는 티맥스소프트의 상장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얽히고 섥힌 관계사와의 자금거래를 정리하기 어렵고, 티맥스소프트의 지원이 끊기면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오에스 등 관계사가 독자생존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많은 문제가 해결됐다. 티맥스데이터는 당분간 독자생존할 수 있는 현금을 얻었다. 그러나 만약 티맥스소프트가 상장에 실패하면 티맥스데이터는 400억원을 토해내야 한다. 이는 박 회장이 생각하기 가장 싫은 시나리오가 됐다.

두번째는 박 회장이 티맥스소프트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대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구주를 20% 가까이 한번에 줄이는 일은 거의 없다. 엑시트(Exit)할 때나 선택할 수 있는 일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티맥스소프트보다 티맥스데이터에 관심이 더 많다는 뒷말이 자자했다. 이번 지분정리는 이와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팩트로 작용할 듯 보인다.

티맥스데이터의 지분은 거의 대부분 박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데, 유상증자를 통해 박 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티맥스소프트의 소식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EB거래는 티맥스소프트 상장을 위한 묘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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