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보낸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나 파일을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보냈다고 해도 5분 안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 기존에는 보낸 사람의 휴대폰에서만 지울 수 있었는데, 상대의 휴대폰에서도 지워지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보낸 메시지를 길게 클릭하고 ‘삭제->모든 대화 상대에게서 삭제’를 선택하면 상대의 스마트폰에는 처음에 보낸 메시지 대신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메시지만 남는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삭제했다는 흔적를 남기면 상대가 무슨 메시지였는지 궁금해 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메시지를 보냈었다는 사실 자체를 감추고 싶은 이들은 이런 반쪽짜리 메시지 삭제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카카오는 왜 굳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고 표시를 남길까?

이는 보낸 메시지 삭제가 실제로는 삭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내는 사람이 ‘모든 대화 상대에게서 삭제’를 누른다고 해도 카카오의 서버에는 보낸 메시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메시지를 실제로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읽을 수 없도록 스마트폰에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문구를 덮어 쓰는 것이다.

혹시 압수수색이나 감청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보낸 메시지를 삭제한다면, 소용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사용성’ 때문이라고 답했다. 카카오톡이 도착했다는 푸시 알림을 받았는데 막상 카카오톡 앱을 열었더니 아무런 메시지도 남아있지 않다면 어떨까? 스마트폰이 고장났는지, 카카오톡 앱이 잘못됐는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메시지가 삭제됐다는 흔적이 남아있으면, 이런 오해를 하지 않을 것이다.

카카오 측은 “메시지 삭제 기능은 순간의 실수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이라며 “보낸 메시지를 안 보낸 것처럼 하기 위한 기능은 아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상대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었어도 5분 안에는 삭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카카오톡 메시지의 삭제 가능 여부는 메시지를 상대가 읽었느냐 읽지 않았느냐가 아니라 5분이 지났는지 지나지 않았는지에 달려있다.

5분이라는 시간 제한을 둔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수많은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가장 적절한 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메시지 삭제 기능은 네이버의 라인과 유사하다. 라인도 “ㅇㅇㅇ님이 보낸 메시지를 취소했습니다”라는 흔적이 남는다. 다만 서버에 메시지가 저장돼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라인 관계자는 “라인은 종단간 암호화가 돼 있어 서버 안에 메시지가 있든 없든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라인이 카카오와 가장 다른 점은 5분이 아니라 24시간 동안 메시지를 지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텔레그램은 보낸 메시지를 삭제하면 흔적이 남지 않는다.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 푸시알림이 가지만, 보낸 사람이 메시지를 삭제하면 빨간 숫자도 사라진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