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은산분리 완화 방침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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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제한) 원칙 완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7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는 우리 금융의 기본 원칙이지만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대주주의 사금고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보완장치가 함께 강구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산분리란, 은행법 상 비금융회사가 은행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말한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법적 규제이다. 고객이 맡긴 은행의 돈을 기업이 마음대로 가져다 쓰는 것을 막기 위해 생겼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금융위원회 승인을 얻어 10%까지 보유 할 수 있지만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 규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도 적용이 돼왔다. 이 때문에 이름은 카카오뱅크지만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아니다. K뱅크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는는 한국금융지주(58%)이다.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에 투자를 하려고 해도 마음껏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카카오뱅크를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본투자가 필요한데, 카카오가 지분을 일정수준 이상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에 제약이 걸렸다. 유상증자를 위해서는 투자 의지가 많지 않은 다른 주주까지 설득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이 때문에 증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1년만에 자산이 지방은행 수준으로 커졌다. 카카오뱅크 자산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7조 9176억 원이다. 제주은행 5조 6877억 원을 뛰어넘었다. 이런 성장 속도에 카카오의 투자가 더해진다면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은산분리 완화 방침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줄이 빛이 될 전망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달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2018’에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카카오뱅크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우리 금융산업 시장구조는 기존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굳어져,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금융회사는 경쟁·혁신 없이도 과점적 이익을 누릴 수 있지만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새로운 참가자는 진입규제 장벽으로 시장진입 자체가 어려웠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는 금융권 전체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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