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행사로 진화하는 야놀자·여기어때”

‘모텔앱’으로 알려진 야놀자, 여기어때가 ‘액티비티’ 시장에 뛰어든다. 다이빙, 수상스키 같은 레포츠는 물론, 쿠킹클래스나 공예 같은 취미생활까지 모두 액티비티 영역에 넣어 판매한다. 앱 안에서 자고, 먹고, 놀고를 모두 해결한다는 전략으로, 모텔앱에서 온라인 여행사(OTA)로의 진화다.

모텔앱이 왜 이 시장에 뛰어드냐 묻는다면, ‘숙박’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까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급속히 커왔다. 야놀자는 지난해 1000억원, 여기어때는 516억원의 매출을 냈다. 온라인 숙박 중개 시장만 놓고 보면 클 만큼 컸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두 회사가 숙박과 연계해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템을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내 액티비티 시장이 아직까지 대장 없는 무주공산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시장은 그간 위메프나 티몬 같은 소셜커머스가 직접 상품을 공수, 판매해왔다. 플랫폼을 갖지 못한 여행 스타트업이 뚫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소비자들도 소셜커머스나 네이버 같은 포털 서비스에서 액티비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해 여가 시간이 늘어난 점도 공략 포인트다. 두 회사가 내놓는 액티비티 상품을 살펴보면 서울 시내에서 두 시간 안에 즐길 수 있는 상품을 함께 갖추고 있다. 앱 안에서 여가활동을 고르며 놀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공간’을 잡은 숙박앱의 다음 타깃이 ‘시간’이 된 셈이다.

우선, 야놀자는 3일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액티비티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야놀자는 최근 우버이츠와 MOU를 맺고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해 식사 주문을 가능하게 했다. 이 외에 앱 안에 카카오내비와 카카오드라이버를 연동, 숙박시설까지 교통 편리를 추구했다. 자는 것, 먹는 것, 타는 것을 모두 앱 안에서 구축했으니 이제는 ‘놀 것’을 겨냥해 ‘여가 플랫폼’으로써 야놀자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야놀자는 지난해부터 액티비티를 위한 전담 조직을 준비했다. 지난 3월에는 ‘가자고’ 브랜드를 가진 액티비티 플랫폼 ‘레저큐’를 인수했고, 6월에는 20억원을 들여 프렌트립의 지분 일부를 사들였다. 둘다 국내 액티비티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인데 ‘레저큐’의 경우 규모가 크다는 강점이 있다면 프렌트립은 20~30대 여성이 상품을 공동구매하는 소셜 액티비티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레저큐와 프렌트립은 독립적으로 위치하지만 야놀자 내부 전담팀과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레저큐의 인력이 100명, 프렌트립에도 20~30명이 액티비티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들이 레저 액티비티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어 야놀자의 숙박 전문가들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놀자는 올해 목표는 ‘글로벌’이지만 액티비티만큼은 국내시장을 우선으로 한다. 지난해 야놀자의 매출은 1000억원. 국내 숙박 시장에서 기록한 숫자다. 만약 야놀자가 국내가 아닌 글로벌을 먼저 지향했다면 에어비앤비나 아고다 같은 경쟁자 사이에서 이같은 성과를 내긴 힘들었을 것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레저 액티비티 역시 국내서 토양을 다지고 글로벌로 나아갈 것”이라며 “숙박 중개업이 호텔 프랜차이즈 사업도 하고 있고 여기에 레저 액티비티까지 한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놀자 측은 올해까지 받은 투자 유치금 1510억원을 글로벌 사업과 레저 액티비티 개발에 모두 쏟아붓는다는 방침이다. 잇달아 레저 액티비티 서비스를 인수, 또는 투자하고 있지만 이를 본업인 숙박과 물리적으로만 연계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 회사 측은 “야놀자는 숙박을 콘텐츠로 하는 IT 기업”이라며 “일본에 라쿠텐, 미국에 프라이스라인, 중국에 씨트립이 있듯이 한국에서는 야놀자를 대표 온라인여행사(OTA)로 떠올리게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도 마찬가지로 레저 액티비티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 달 28일부터 액티비티 상품을 앱에 올려 판매를 시작했다. 액티비티 최대 성수기인 7~8월을 겨냥해 여름 워터파크, 테마파크 액티비티 티켓을 절반 가격에 파는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여기어때 역시 국내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한다. 국내 액티비티 시장에서 뚜렷한 일등 사업자가 없다는 것이 여기어때가 이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다.  아울러 지난해 ‘종합숙박’이라는 키워드 아래 모텔을 넘어 호텔, 펜션, 게스트 하우스, 리조트 등으로 숙박시설을 확대했는데 액티비티는 그간 확장한 국내 숙박 서비스와 밀접하게 가져갈 수 있는 내는 적절한 소재라는 설명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액티비티하면 가평, 양평만 떠올렸는데 최근에는 강원도 양양이 서핑의 성지로 떠오르는 등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다”며 “국내서는 액티비티를 예약할 때 먼저 떠오르는 서비스가 없는 만큼 여기어때가 이 시장에 먼저 뛰어들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조직도 정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액티비티 전담 태스크포스팀(TF)을 신설했고, 지금까지 총 40명의 직원이 해당 분야를 맡아 일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80명을 충원할 계획인데 이중 일부가 액티비티로 갈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 액티비티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우선 대상이다. 예컨대 중국 관광객이 숙박은 자국 서비스인 ‘씨트립’을 통해 예약하겠지만, 액티비티는 그러기 힘들다. 이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숙박과 연계된 액티비티를 기본 영향권이라 보지만 숙박이 아니더라도 여기어때를 통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며 “종합 숙박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시장을 확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미지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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