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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이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두달간 박물관 야외 바람숲에서 ‘메이플스토리 아트벌룬 프로젝트@제주’를 진행한다고 한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박물관 관람시간은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야호.

왜 야호냐면, 이 소식에 더불어 지난 5월 29일 방문했던 넥슨 컴퓨터박물관 방문기를 덧붙여 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언제 써야 할지 고민하던 참에 희소식이다.

기자는 넥슨이 제주시 노형동에 컴퓨터박물관 문을 열었던 지난 2013년 7월 이곳을 방문해본 적이 있다. 그로부터 딱 5년이 흘렀다. 그 사이 이곳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혹은 바뀐 곳은 있는지 둘러봤다.

1층 입구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최초 다목적 컴퓨터로 알려진 에니악의 영상이다. 박물관 관계자에게 “아무래도 에니악은 너무 비싸겠지요”라고 물었더니, 산다고 하더라도 건물이 애니악의 하중을 견디지 못할거라고 답했다. 에니악의 무게는 30톤이다. 이 당시만 해도 컴퓨터는 ‘계산하는 이’라는 뜻의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만큼 컴퓨터라는 것은 희귀했다. 컴퓨터의 용도는 거의 군사목적이었다.

에니악을 지나치자 나오는 세계 최초 마우스 ‘엥겔바트’.

세계 최초 마우스 엥겔바트

원래 이름은 ‘디스플레이를 위한 X-Y 좌표 표시기’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두 개의 X, Y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작동한다. 이름은 어렵지만, 실제 작동 원리는 지금의 마우스와 크게 다르진 않다고 한다.

공병우 타자기

최초의 한글 타자기는 아니지만, 자음과 모음이 분리된 한글의 원리를 가장 먼저 적용한 제품, 공병우 한글 기계. 당시 이 자판이 한글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여러 정치적 이유로 결국 싸움에서 밀려나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

웹캠을 이용해 얼굴의 주요 움직임을 인식하는 페이스리그.

최근 박물관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 중 하나라고 하는데, 카메라로 사람의 얼굴 움직임을 읽어 이모티콘으로 표현해줌. 애니모지랑 유사.

이것이 바로 애플Ⅰ

더 말이 필요 없는, 박물관 최애 소장품 애플Ⅰ. 애초 100대 밖에 생산을 안 한데다가 지금까지 정상작동하는 제품이 세계 단 6대 밖에 없는데 그 중 한 대가 여기, 넥슨 컴퓨터박물관에 있다. 개관 당시부터 애플Ⅰ 전시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시 상품 중 가장 비싸기도 하다. 박물관이 소더비 경매에서 4억원에 낙찰 받았는데 최근에는 10억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사후에 값이 더 크게 올랐다는 뜻.

전시된 부품은 많아 보여도 실제 애플 Ⅰ은 저 중 메인보드 하나에만 해당된다. 26살의 스티브 워즈니악이 만든 이 메인보드를 본 잡스가 “우리 이거 팔자”고 말한 것이 애플 신화의 시작이 됐다. 모니터를 비롯한 나머지 부품은 당시 가장 인기 있던 모델을 박물관 측에서 복각해놓은 것.

애플Ⅰ케이스

애플Ⅰ에 쓰인 케이스. 워즈니악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한 싸인이다.

애플Ⅱ를 비롯한 개인용 컴퓨터 모델들.

애플Ⅰ 출시 이듬해인 1977년, 이번엔 모니터까지 달린 완제품 개인용 컴퓨터가 잇달아 선보인다. 사진 맨 왼쪽이 그 중 하나인 애플Ⅱ. 전시된 3대의 컴퓨터는 당시 가장 인기 있던 모델. 가만히 보면, 세 제품의 특징이 모두 조금씩 다르다. 디스플레이 회사, 계산기 회사 등이 컴퓨터 제작에 뛰어들었다. 천재들의 시대였다.

애플Ⅱ

가까이서 본 애플Ⅱ. 디자인 면에서 지금의 컴퓨터와 거의 같다. 이때부터 애플은 ‘예쁜 것’에 집착했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1972년에 공개된 초기 콘솔 게임기. 트랜지스터, 다이오드로 이뤙진 아날로그 회로로 작동됐다. 그래픽 처리 수준은 낮지만 당시에는 아주 획기적이었던 제품.

플로피 디스크.

이거 기억하면 아재, 라고 말하려니 기자도 찔림. 왼쪽 펀치드 카드의 경우는 기억 안 나지만, 8인치 플로피 디스크는 기억난다.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고 저장했던 초기 방식.

반도체 칩의 역사를 소개해 놓은 디스플레이. 모형을 집어 디스플레이 위에 올려 놓으면 관련 정보가 뜬다.

여러분, 이게 노트북입니다! 반으로 접으면 들고다닐 수 있는 네모난 상자 가방이 된다. 당시에는 정장 입은 슈퍼 엘리트들이 이 노트북을 들고 다녔을 것이다.

바람의 나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 서비스되고 있는 MMORPG 게임이자, 넥슨의 모태가 된 게임 ‘바람의 나라’. 게임사적으로도 의미가 있어 컴퓨터박물관에 전시됐다. 박물관 개관 이후 초기 게임 복구가 시작됐고, 완료됐다.

초기 웨어러블 기기

박물관이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 개관 초기에는 VR 체험 공간만 있던 곳에 다양한 초기 웨어러블 기기가 전시됐다.

이 공간에서 아이들이 부모님 세대가 즐겨했던 콘솔게임을 체험해 본다. 세대를 아울러 게임으로 대동단결되는 공간. 부모자식간 서로를 이해하고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이 공간의 강점.

VR 체험기

이 공간에서는 최신 기술의 VR 콘텐츠를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이날 체험한 콘텐츠는 높다란 빌딩에서 떨어져 내리는 것.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는데도 심장 쫄려서 발을 못 내딛겠더라.

2진법 입출력 체험기

2진법 고안한 사람 천재. 지금의 글자를 2진법으로 어떻게 표시할 수 있는지를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아, 맞다. 이 기사 ‘아트벌룬 프로젝트’ 때문에 시작했지. 아트벌룬 프로젝트에는 ‘핑크빈’, ‘주황버섯’, ‘슬라임’ 등 ‘메이플스토리’의 인기 몬스터로 만들어진 대형 아트벌룬 4점이 박물관 곳곳에 설치된다. 잔디밭, 소나무숲, 정문 출입구 등에 귀여운 아트벌룬과 함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 스팟이 마련되며, 몬스터 파라솔을 활용한 개성 있는 휴게 공간도 준비된다. 또 해가 진 이후에는 아트벌룬에 조명을 밝혀 색다른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라고 한다. 한번쯤 방문해봐도 즐거울 곳.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