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에서 힘이 가장 센 두 나라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중국 수입제품에 특별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이에 맞대응하는 보복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G2라 불리는 두 나라의 무역전쟁에 전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까 다른 나라들은 노심초사 하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도 그렇구요.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무역전쟁을 선포한 행정명령은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정조준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미국은 지난 4월 4일 고율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제품 1300개 품목을 발표했는데 이 품목들을 살펴보면 중국의 산업진흥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이를 숨기지 않습니다. ‘중국 제조 2025’를 포함한 중국의 공업 정책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품목들을 추려낸 뒤 미국 경제와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품목을 선정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힙니다.

도대체 ‘중국 제조 2025’가 뭐길래 미국이 무역전쟁까지 선포하게 된 것일까요?

‘중국 제조 2025’는 지난 2015년 리커창이 총리가 제조업 혁신을 위해 제창한 것으로, 양적으로 충분히 성장한 중국 제조업을 질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산업정책입니다.

2025년까지 제조업의 IT 경쟁력을 크게 개선하고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서 중국의 제조업 수준을 독일이나 일본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차세대 정보기술 ▲고정밀 수치제어·로봇 ▲항공우주장비 ▲해양장비·첨단기술 선박 ▲선진 궤도교통설비 ▲에너지절약·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설비 ▲농업기계장비 ▲신소재 ▲바이오의약·고성능 의료기기 등을 10대 전략 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노동집약적 제품 수출에 의존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내수시장도 엄청나게 커졌고, 인건비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성장모델은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혁신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저기술ㆍ노동집약 제품 위주의 ‘제조업 대국’에서 고기술ㆍ고부가가치 중심의 ‘제조업 강국’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중국 제조 2025’는 이후 ‘인터넷 플러스(+)’ 정책과 결합돼 중국 국가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첨단IT와 제조업의 융합으로 혁신을 이루고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죠.

사실 이런 경제산업 정책은 중국만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독일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운동이 진행중입니다. 스마트공장처럼 IT기술을 활용해 제조업을 혁신하자는 접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차산업혁명위원회 같은 것을 만든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입니다.

미국이 문제를 삼는 것은 ‘중국 제조 2025’을 위해 중국 정부가 관련 기업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정부는 대규모 국유기업과 국책연구소를 총동원해 자본과 기술을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해당 분야 기업들은 각종 보조금과 세금 혜택 등을 지원받습니다.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는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습니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위해서는 중국기업과 일정비율로 합작해야 하며, 기술도 이전해야 합니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과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요구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제품을 개발해 미국 시장에 내놓는 것은 반칙이라는 인식입니다. 중국기업 VS 미국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중국정부+중국기업 VS 미국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은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관세를 내야 미국기업과 공평한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미국 정부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외국기업에 대해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것은 지식재산권을 무차별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미국 정부는 주장합니다.

사실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근본적인 배경은 중국의 성장에 대한 견제일 것입니다. 중국의 기술력과 생산성이 미국 수준으로 올라올 경우, 미국은 G1의 자리를 중국에 내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무역전쟁은 간단히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많아보입니다. 단순히 관세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건 싸움이니까요.

여기서 갑자기 궁금해지는 건,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같은 범국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