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메인의 빈자리, 누가 채울까?

네이버가 모바일 메인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기로 했다. 뉴스는 이제 두번째 판 이하로 밀려난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9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뉴스 개편안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모바일 화면 첫 페이지에서 뉴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뺀다.
  2. 언론사가 각자 편집하는 ‘뉴스 판’과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이용자 취향저격 뉴스인 ‘뉴스피드 판’을 신설한다. 네이버 직원들이 편집하는 뉴스 서비스는 모바일에서 사라진다.
  3. 아웃링크를 원하는 언론사엔 아웃링크, 인링크 원하는 언론사는 인링크 하겠다. 단, 아웃링크 언론사는 네이버가 제시하는 웹사이트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4. 댓글 정책은 언론사들이 각자 정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서 뉴스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과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장 궁금한 것은 ‘뉴스가 빠진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 어떤 콘텐츠가 들어가게 될까’하는 점이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완전히 제외하고 검색 중심의 첫 화면으로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한 대표가 언급한 검색 중심이라는 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일각에서는 구글처럼 검색창만 있는 화면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하지만, 그건 아닐 것 같다. 한 대표는 “지인들이 날씨는 꼭 (모바일 첫화면에) 나와야 한다고 하더라”라면서 검색창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검색창만 있는 네이버 앱은 이용자를 당황케 할 것이다. 네이버 앱은 검색할 때만 들어가던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습관적으로 들어가서 콘텐츠를 둘러보는 이용자경험이 망가지도록 네이버가 그냥 둘 리가 없다.

결국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는 뉴스 대신 다른 콘텐츠가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블로그나 포스트 같은 UGC(사용자제작콘텐츠)일 수도 있고, 동영상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쇼핑일 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뉴스는 아니라는 점 하나뿐이다.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흥미로운 수치 하나가 있다. PC용 네이버의 전체 트래픽에서 뉴스 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3%라고 한다. 반면 네이버 모바일 전체 트래픽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7%다. 두 배가 넘는 수치다.

PC보다 모바일에서 뉴스를 많이 보는 이유는 자명하다. PC 용 네이버 메인과 달리 모바일 네이버 메인에는 뉴스가 가득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네이버 앱을 어떠한 이유로 열었든 뉴스 콘텐츠를 가장 먼저 접해야했다. 눈길을 끄는 제목의 기사가 있으면 클릭을 했고, 뉴스는 소비됐다. 뉴스를 보기위에 네이버 모바일에 들어가는 경우보다 네이버에 들어갔는데 뉴스가 먼저 눈에 띄어 보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네이버가 메인에서 뉴스를 뺀다면, 뉴스 소비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7%라는 모바일에서 소비되는 뉴스 트래픽 비중은 PC용 네이버처럼 3%로 내려갈 수도 있다.

7-3=4

네이버는 영리한 회사다. 4%의 트래픽이 그냥 줄어드는 것을 두고볼 리 없다. 빠진 4%의 트래픽을 만회하려 할테고, 그 자리는 뉴스가 아닌 다른 콘텐츠가 차지할 것이다.

네이버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등에 10~20대 이용자를 빼앗기는 것이 걱정이었다. 10~20대가 좋아할 더 재미있는 콘텐츠가 네이버 메인에 배치된다면 뉴스판이나 뉴스피드판의 도달률은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네이버의 이번 조치는 어쩌면 뉴스산업의 위기가 될지도 모른다. 뉴스 소비 자체가 줄어들면 언론 시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네이버 뉴스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광고를 받던 회사들도 많지 않았나?

네이버에서 뉴스 소비가 줄어들면 그 빈자리를 언론사들이 스스로 네이버 외부에서 채워야할 것이다. 네이버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독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회사들이 많아져야 뉴스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다. 과연 대한민국 언론 중 스스로 독자를 모을 준비가 된 곳은 몇 군데나 될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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