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기자는 MS워드 사용자다. 워드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한컴오피스 쓰는 사람 네안데르탈인으로 보인다. 구석기 시대 사람이 석기로 정 때려서 글자쓰는 것처럼 보인다. 부싯돌로 불피워서 전등 대신 쓰고 화장실에서 밧줄 쓰고 그런 느낌이다. 제주도에 사는 남혜연 기자(가명)가 한컴오피스 쓴다. 어쨌든 최대한 악의적이지 않게 사용해봤다.

 

쾌적함

한컴오피스 중 핵심 제품인 한글 2018은 점차 쾌적해지고 있다. 용량 대비 확실히 가볍다. 전체 패키지 용량(약 1.2GB)도 예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저장공간이 적은 랩톱을 쓰는 요즘 추세에 알맞다.

데스크톱에 깔아서 사용 도중 버벅댐은 느끼지 못했으며 코어 2 듀오 CPU를 지원할 정도로 요구 사양도 낮다. 코어 2 듀오는 10년 전 PC 사양이다. 현재 단종된 화이트 맥북이 코어 2 듀오를 사용했다.

 

호환성

억지로 한글을 써야 하는 사용자를 떠올려보면 핵심기능은 역시 워드 변환이다. 우리나라는 지진대비책 문서도 한글로 돼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워드밖에 없는 나 같은 사람은 큰 지진 나면 죽는다. 이 파일은 욕을 먹고 2016년 지진 이후 PDF 파일로 바뀌었다. HWP악마는 또 있다. 조달청이다. 한글이 없으면 입찰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악명 높은 나라장터를 들어가 아무 공고나 내려받아봤다. 특별히 한글만의 기능도 아닌데 왠지 궁서체로 써있어서 긴장된다. 워드로 변환해봤다.

한글파일 원본, 궁서체다

워드로 변환한 파일, 맞춤법 틀린 것까지 다 변환됐다

 

과거와 달리 매우 변환이 잘된다. 들여쓰기 등의 서식도 완벽하게 변환됐다. 서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서식이 알맞게 변형된다. 영어 서체에서 약간의 오류가 있지만 서체를 변경하면 해결된다.

오픈오피스 파일은 더 잘 변환된다. 한컴오피스는 오픈오피스를 지원하기 위한 유료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지자체들이 오픈오피스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오픈오피스 사퇴하세요!

오픈오피스 사퇴하세요!(출처: 국회TV 유튜브)

 

엑셀 파일을 넷피스24에서 연 사진, 편집을 누르면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웹에서도 잘 열리는 편이다. 자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인 넷피스24를 지원해서 파일을 열거나 수정할 수 있다. 이름은 참 구리다. 인터넷 평화주의자 같다. 넷피스24만을 놓고보자면, MS 오피스 온라인보다 조금 더 가볍다.

웹에서 보다 편집을 위해 한셀을 실행시켰는데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 안 열리고 있다

 

스프레드시트나 프레젠테이션은 아무리 한셀이나 한쇼가 뛰어나도 쓰진 않을 것이다. 전 세계 스프레드시트가 엑셀 기준으로 작성돼있기 때문이다. 다만 변환했을 때의 호환은 역시 잘된다. 즉, 작성에 익숙하다면 작성 후 PDF로 변환해서 쓰면 된다.

 

음성명령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면 음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스마트폰 키보드로 입력하는 게 편하지만 장애인 등의 사람이 사용하기에 접근성 면에서는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문제는 접근성 용도로 사용하는 폰은 주로 아이폰이라는 것.

음성명령의 경우 한컴오피스가 설치된 PC와, 한컴 툴즈가 설치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블루투스로 연결돼야 한다. 무려 블루투스 4.0을 지원해야만 한다. 사실 이 경우 이 기능은 쓸모없어진다. 대부분의 데스크톱에는 블루투스 라디오 리시버가 설치돼있지 않으며, 블루투스가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는 랩톱에선 그냥 시리나 코타나 등의 음성인식을 쓰면 된다.

 

되는 게 없다

 

그래도 리뷰니 시험은 해봤다. 매우 잘 된다. 인식 엔진은 구글이나 지니톡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데, 뭐든 글이 술술 음성으로 써진다. 글을 말한다고 해야 할까. 대신 마침표는 절대 찍을 수 없다. 접근성 측면에서는 매우 우수할 것이다.

이렇게 입력하면 된다

 

음성명령으로 입력한 문서, 오탈자 하나 없이 잘 입력된다. 마침표는 포기하자. 아래는 그 텍스트다.

 

이 문서는 음성으로 입력한 문서입니다음성 인식이 잘 됩니다마침표는 입으로 찍어 줘야 합니다마침표안 되네요이러면 결국 컴퓨터로 다시 입력을 해야 됩니다그럼 이걸 도대체 왜 쓰죠

 

지니톡 엔진으로 바꿔 봤습니다이것도 음성으로 입력 중 입니다지니톡 방식도 잘 되네요그러나 맞춤법그러나 마침 표 입력은 할 수 없었습니다접근성 측면에서 매우 훌륭합니다

 

한쇼 원격 기능도 쓸만하다. 슬라이드 활용 시 원격 조작이 가능했다.

다만 레이저 포인터가 흔한 상황에서는 응급상황용일 뿐임을 인지하자. 이 기능 역시 블루투스로 실행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시중에 와이파이 무료 소프트웨어가 널렸다. 음성명령으로 다음 슬라이드로 넘기는 등의 행동은 하지 못했다. 마침표나 다음 슬라이드 등 사소한 디테일을 마무리 지어야(예를 들어 발표자가 관중에게 “다음 슬라이드 보시겠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폰이 캐치하고 넘겨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은 돼야 한다)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건 그냥 음성인식이다. 두 차이를 공부하길 바란다.

 

맞춤법 검사

맞춤법 검사 기능은 원래 한글이 최고지만 이번엔 더 최고다. 맞춤법 검사용으로 쓰는 부산대학교 맞춤법 문법 검사기가 무려 내장돼 있다.

 

한컴타자연습

한컴타자연습은 여러가지 모드가 있는데, 흔히 하는 단어 치기 연습인 케이크 던지기와 해상구조 SOS(이름이 필사적이다)를 실행해봤다. 3D 렌더링된 알 수 없는 모양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배경음악은 30년 전쯤 만들었을 것 같은 미디 기반의 실로폰 경음악이다. 어려운 쪽으로 갈수록 상당히 어렵다. 분당 500타 정도를 치는 기자는 9단계에서 더 이상 깨지 못했다. 이 게임은 무려 온라인 게임이다. 그러나 접속했을 때 아무도 없었다.

 

X세대가 만든 게 확실하다

타노스가 온 날같은 느낌의 뉴욕이 배경이다, X세대의 센스가 확실하다

아이들이 많이 할 거 같은데 불량이라고 하다니

 

기타 기능들

이외에도 폰으로 PC에 음성이나 문자입력이 가능한 몇 가지의 기능, 메신저에 해당하는 기능들이 존재한다.

왜 굳이 넣었나 싶은 소프트웨어

의 핏빛 결과물(집 자랑 맞다)

한컴 툴즈에만 있는 스마트폰 필터인 한포토 등의 기능이 있다. 쓸만하지만 쓸 이유가 딱히 없다 정도로만 알고 있으면 되겠다.

 

이렇게 PC로 파일을 전송한다. 블루투스4.0이지만 느리다

스마트입력을 이용하면 카카오톡이나 클라우드가 막힌 상황에서 텍스트나 미디어 파일 등을 전송할 수 있다. 기기 간 통신이므로 보안이슈에서도 자유롭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