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AC2018] 국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최다 참가…“해외사업 가능성 확인”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과 경쟁력, 주요 관심사를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향후 해외 사업 추진 전략과 글로벌 제품 방향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었다.”
“사업 협력이 가능한 현지 파트너들과 잠재고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연례 정보보안 행사에 ‘RSA컨퍼런스(RSAC)2018’에 참가한 국내 보안기업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모양새다. 주로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시회에 참여한 곳들은 이같은 반응을 내놨다.

세계 28개국 60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참가, 4만2000명 넘는 참관객들이 찾아온 RSAC 전시회에는 국내 보안 스타트업부터 중견·대기업까지 역대 최다 기업들이 참가해, 다양한 보안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에 참가한 한국 기업 수는 29곳으로 작년보다 더 많아졌다. 전시부스 수로는 27개다.

단독부스를 차린 곳은 파수닷컴, 지란지교소프트(현지법인 엑소스피어), 지니언스, SK인포섹, 케이사인(현지법인 올댓소프트+세인트시큐리티+에스씨테크원), 수산아이앤티, KT, 브레인즈스웨어(현지법인 시큐드라이브)이다.

한국공동관에만 13개 기업이 참가했다. 파빌리온(공동관)을 기준으로 한국(15개 부스)은 이스라엘(25개 부스), 독일(24개 부스)과 중국(24개 부스) 다음으로 크다.

스타트업 전용 전시장인 ‘얼리 스테이지 엑스포(Early Stage Expo)’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은 스틸리언, 시큐레터, 엠시큐어 등 총 6곳이 참가했다.

올해로 10년째 RSAC에 참가한 파수닷컴은 한국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부스에서 ‘비정형 데이터를 관리하라(Get Control of Your Unstructured Data)’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데이터 보안에 관심을 가진 많은 참관객들을 맞았다.

파수닷컴은 비정형 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선결요건인 데이터 식별·분류를 위한 새로운 솔루션인 ‘파수 데이터 레이더’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또한 핵심 제품인 ‘파수 엔터프라이즈 DRM’과 사용자 행위분석을 통해 데이터 유출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는 ‘파수 리스크뷰’로 구성된 데이터 보안 프레임워크, 문서관리와 사용현황 파악·추적이 가능한 플랫폼인 ‘랩소디’를 상세히 소개했다. 많은 관심과 문의를 받았다.

전시부스 운영과 소개는 미국 현지법인 관계자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파수닷컴은 행사 기간 동안 전시장 주변 호텔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파수닷컴 데이터 보안 기술과 제품에 관심을 보인 해외 잠재 고객들과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는 “올해 RSAC 참가 10년째로,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오면서 많은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며 “올해에는 ‘데이터 시큐리티’가 아니라 ‘비정형 데이터 관리’라는 보다 구체적인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비정형 데이터 관리와 보안을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라며 “이번 행사에서 확인한 파수 솔루션의 경쟁력과 기업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해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속 7년째 참가란 지란지교소프트는 올해 RSAC 참가 전략을 바꿨다. 그동안에는 지란소프트로 나왔지만 이번엔 지란지교소프트가 투자한 미국 엔드포인트 보안 기업인 ‘엑소스피어(Exosphere)’ 이름과 브랜드로 RSAC에 참가했다.

안티랜섬웨어와 유해사이트 차단을 포함하는 안티멀웨어 기능과 디바이스 제어 등 데이터 유실방지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엔드포인트 보안 제품인 ‘엑소스피어 엔드포인트 프로텍션’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내·외부 보안위협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지만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모두 구비하기 어려운 중소기업(SMB)을 위한 제품으로, 해외 시장에 맞춰 제품을 고도화했다. 부스에서는 시스템보호, 데이터보호 등이 통합으로 단일 콘솔, 단일 에이전트에서 제공된다는 특징도 부각했다.

엑소스피어는 제품 전시 외에도 글로벌 참관객을 대상으로 엔드포인트를 위한 통합위협관리(UTM)를 주제로 브리핑 세션을 진행했다.

지란지교소프트와 엑소스피어는 해외 파트너사와 지란지교 관계사·현지법인 관계자들과 네트워킹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해외 사업을 이끌고 있는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창업자 겸 CDO는 “일본에 이어 미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핵심 제품인 ‘오피스키퍼’를 미국·글로벌향으로 2년 동안 개발해 이번 전시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행사 기간 얻는 성과에 대해선 “DLP를 포함하는 SMB 대상 통합 엔드포인트 보안 제품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품과 공략대상, 조직구성까지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둘만한 기초를 다졌다는 자신감을 갖고 일본 등 아태지역과 미국 시장 공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니언스는 지난 2016년 미국법인을 설립하면서 한국공동관으로 RSAC에 처음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와 올해 연속 단독부스를 설치했다.

이번 행사에서 지니언스는 IoT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서비스를 찾는 매니지드서비스제공업체(MSP)와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니안 NAC’를 적극 소개했다. 특히 단말관리 인텔리전스와 클라우드 기반 관리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MSP가 공급하기 편리한 NAC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는 “RSAC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Next-Gen) NAC’라는 도전적인 슬로건을 내걸어 참관객들의 관심을 유발, 비교적 심도 있는 대화를 이끌어냈다”라면서 “MSP가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NAC로 타깃팅을 보다 명확히 한 결과 미국, 스페인, 아일랜드, 케냐 등 다양한 지역에 있는 통신사·MSP들이 관심을 나타내 앞으로 협의를 진행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니언스는 행사 기간 전시부스 운영 외에도 벨기에, 나이지리아, 태국 등의 지역 파트너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SK인포섹은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로 전시회에 참가했다. ‘연결된 모든 것을 보안하라(Connect Everything, Secure Everything)’를 기치로 내걸고, 현재 주력하고 있는 디지털 시큐리티 통합 관제 플랫폼인 ‘시큐디움 IoT’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시큐디움 IoT’는 기업이나 산업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정보보안, 물리보안, 산업 제조설비 등의 시스템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모두 수집·분석해 내·외부의 위협에 대응한다.

SK인포섹은 이번 RSAC 행사 기간 동안 ‘테크 얼라이언스’ 파트너 발굴을 위해 클라우드 보안 전문 스타트업을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ICT·보안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RSAC 참관하러 온 국내 금융·공공 분야 고객사 30여명을 초청해 올해 행사 주요 내용을 정리해 소개하는 ‘테크 케어 프로그램’을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운영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RSA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주요 트렌드나 기술들을 정리해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네트워킹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케이사인은 미국법인 올댓소프트와 자회사인 에스씨테크원, 세인트시큐리티가 공동으로 RSAC 전시에 참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 참가한 올댓소프트가 마련한 전시부스에서 암호화폐 하드웨어 지갑과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AI) 백신 등을 선보였다.

에스씨테크원은 이번 행사에서 비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이더리움 등 총 10종의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전용 전자지갑인 ‘터치엑스 월렛’을 처음 선보였다.

세인트시큐리티는 악성코드 분석·탐지·공유 서비스인 멀웨어스닷컴과 최근 출시한 AV 백신 ‘맥스(MAX)’를 시연했다.

SK인포섹과 함께 사이버위협얼라이언스(CTA) 멤버인 세인트시큐리티는 RSAC에서 CTA 회원들과 만나 악성코드 정보 공유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케이사인 공동 부스에서는 전시 부스 방문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최승락 케이사인 대표는 “이번 RSA 참가로 다양한 파트너를 발굴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현지법인 올댓소프트를 통해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북미시장과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수산아이앤티(수산INT)와 KT는 RSAC에 올해 처음 단독부스로 참가했다.

수산INT는 SSL 가시성을 확보해 주는 복호화 솔루션 ‘이프리즘(ePrism) SSL VA’와 VMI(Virtual Machine Introspection) 기술을 적용한 보안 솔루션인 ‘이레드(eRed) 하이퍼바이저 시큐리티’ 제품을 전시했다.

이프리즘은 수산INT의 보안 사업 성장을 이끌고 있는 차기 핵심 제품으로 국내에서 외산 제품들과 경쟁하면서 다수의 레퍼런스를 구축·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했다.

이레드는 VM의 파일 인풋과 아웃풋을 하이퍼바이저의 보안 모듈에서 모니터링·제어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화이트리스트 방식의 실행제어 프로세스를 적용해 관리자가 인가한 프로그램만 실행할 수 있다. 이 제품이 설치된 PC와 서버에서는 악성코드 등이 실행되지 않아 공격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수산INT는 RSAC 행사에서 이들 두 제품을 시연해 기술력을 선보이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파트너 확보에 주력했다. RSAC 행사기간 얻은 경험과 의견 등을 바탕으로 앞으로 글로벌 전략 방향을 한층 구체화해 본격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성권 수산INT 대표는 “글로벌 보안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것을 배운 자리”라며 “이번에 전시 핵심 제품인 SSL 가시성 장비와 VM 검사 솔루션의 경쟁력과 시장 가능성을 모두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 돌아가서 해외 방향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계획”이라며 “해외법인 설립을 적극 고민하고 KIC 등 정부의 현지 해외진출 지원기관도 적극 활용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통신사인 KT가 올해 RSAC 행사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KT는 정보보안과 물리·영상보안을 합친 통합보안사업단을 꾸리고 보안 사업 육성에 나섰다. 이미 국내에서 USB형 보안플랫폼 ‘위즈스틱’을 비롯해 지능형 영상보안 솔루션 ‘기가아이즈’ 등을 내놨다. 최근에는 네트워크 위협 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통합보안 플랫폼인 ‘기가시큐어 플랫폼’에 주력하는 동시에 SMB를 위한 보안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서비스인 ‘기가시큐어 위즈NAC’, 사용자 계정접근권한관리를 수행하는 ‘기가시큐어 IAM’ 등도 선보였다. 플랫폼 기반의 원격 보안관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번 RSAC 전시에 참가한 심재희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정보보안사업1팀장은 “통신사업자로 광범위한 네트워크단에 오가는 위협 데이터를 수집해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강점을 가질 수 있다”라면서 “지능형 보안 플랫폼 서비스를 주축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에도 본격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KT는 위협 인텔리전스 정보 공유 협력이 가능한 해외 파트너를 찾는데도 주력했다.

한편,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함께 운영한 한국관은 ‘지능형 보안 혁명, 우리의 진화(Intelligent Security Revolution, Our Evolution)’라는 주제 아래 홍보부스를 포함해 총 15개 부스로 구성됐다.

한국관 참가기업은 ▲나온웍스(VoIP 보안솔루션) ▲나일소프트(로그분석·취약성 평가 솔루션) ▲네오와인(데이터 암호화·인증 반도체 칩) ▲라온시큐어(통합인증 솔루션) ▲모니터랩(APT 대응 솔루션) ▲소만사(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시큐리티플랫폼(IoT보안) ▲앰진시큐러스(침해 이력 관리) ▲이글로벌시스템(DB 암호화 솔루션) ▲이와이엘(초소형 양자난수생성기) ▲인사이너리(오픈소스, 라이센스 관리) ▲케이티엔에프(네트워크 보안 서버) ▲파워보이스(음성인식 하드웨어) 총 13곳이다.

라온시큐어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인텔 전시부스에서 PC용 FIDO2 생체인증 기술과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는 인텔 프로세서에 적용된 보안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에서도 지문 정보를 안전한 영역(TEEss)에 저장해 지문정보 유출, 인증 정보 탈취 등 보안 위협을 차단할 수 있다.

KISIA는 ‘얼리 스테이지 엑스포’에 참가한 스틸리언, 시큐레터, 엠시큐어, 수안시큐리티, 인사이너리, eWBM도 지원했다. 이들 참가기업은 모바일 보안, 샌드박스 기반 지능형지속위협 진단 솔루션, 멀웨어 분석 솔루션, 오픈소스·라이선스 관리 솔루션, IoT 보안운영센터 개발업체다.

‘얼리 스테이지 엑스포’는 다양한 기술 컨퍼런스들이 진행된 모스콘센터 인근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진행돼 주요 전시장인 남·북홀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스타트업 투자와 파트너 협력에 관심을 가진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다보니 대형 글로벌 IT·보안 기업을 포함해 스타트업 투자와 협력에 관심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너무 많이 방문해 놀랐다”며 “해외 사업을 벌이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이번에 참가하게 돼 좋은 경험의 기회가 됐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민수 KISIA 회장은 “정보보안 분야 최대 행사로 상징성이 큰 RSA 전시회를 통해 혁신적이고 우수한 우리 기업들의 기술을 선보여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물론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하반기에는 미국 1:1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정보보호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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