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E의 AI 실험…초점은 ‘비즈니스 효과적인 AI’

– 엔터프라이즈급 AI 전용 HPC 출시…플랫폼부터 서비스까지 AI 생태계 구축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체스로, 구글의 ‘알파고’는 바둑으로 기계의 지적수준을 판단하기 위해 인간과 대결을 펼쳤다.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포커에 주력했다.”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의 글로벌 고성능 컴퓨팅 및 인공지능 담당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엥림 고(Eng Lim Goh) 박사는 10일 한국HPE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HPE가 고성능컴퓨팅(HPC) 시스템을 기반으로 벌여온 다양한 인공지능(AI) 실험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기계와 인간 챔피언들 사이에 있었던 포커 게임이다.

고 박사가 이 자리에서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게임에 사용된 AI는 카네기멜론대학교가 개발한 ‘리브라투스(Libratus)’다. 당시 토너먼트 방식으로 이뤄진 포커 게임에 활용된 AI에는 1000만대의 고성능 컴퓨터가 연결돼 있었다.

출처 : HPE 홈페이지

HPE가 포커 게임을 선택한 이유로 고 박사는 “포커는 가능한 경우의 수 조합이 10의 160승으로, 10의 171승인 바둑만큼 복잡하지 않지만 상대가 무슨 패를 갖고 있는지 모르고 게임한다”라면서 “협상이 이뤄질 때는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비즈니스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당시 펼쳐진 첫 포커 게임에서 기계는 4명의 세계 최고의 포커 선수들에 패해 73만2713달러를 잃었다. 당시 기계를 이긴 챔피언들은 이길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AI 소프트웨어는 허세(bluffing)를 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컴퓨팅 성능을 10배 높이고 블러핑(bluffing)도 가능하도록 기능을 강화해 1년 뒤 다시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기계의 승. 이 경기로 기계는 176만6250달러를 따냈다.

고 박사는 “기계가 과거 기록 데이터를 전혀 갖고 있지 않아도 상대방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예측이 가능하다”라면서 “이것이 바로 ‘강화학습’의 결과”라고 소개했다. ‘강화학습’은 지도학습, 비지도학습과 함께 활용되는 머신러닝의 학습 유형 중 하나로, 구글이 ‘알파고’에 이어 만든 ‘알파제로’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과거에는 HPC 시스템에 물리적 법칙이나 공식을 입력하거나 전문가시스템으로 규칙을 만들어 예측하는 방식을 썼다. 그 결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디자인된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 사이에 세계 신기록이 나왔고, 항공기 엔진 수명도 예측했다. 이제는 과거의 기록만으로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활용한다. 이것이 바로 AI”이라고 강조했다.

고 박사는 “딥러닝 기법으로 이미지를 AI가 판별해내는데 에러율이 사람은 5%, AI는 현재 2%까지 떨어졌다. 기계 번역 역시 전문 통역사를 이긴 사례가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에러율이 제로(0)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면서 “기계, AI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해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머신러닝은 AI를 위해 활용하는 귀납적 방법으로, 예측에 있어 중요한 변수에 대한 상대 가중치를 설정한다. 뉴럴 네트워크는 기계가 학습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며, 딥러닝은 뉴럴 네트워크의 한 사례로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다. 또 뉴럴 네트워크의 한 사례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박사는 이날 HPE가 미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우주정거장에 AI 시스템을 설치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국내 다양한 기업들은 인공지능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적합한 AI 활용사례를 파악하거나 AI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기술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HPE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업 간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기업들이 문제없이 최적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도입해 강력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8개 GPU 장착, PCIe/NVLink 모두 지원하는 차세대 딥러닝 전용 HPC 출시

HPE는 이날 딥러닝, 머신러닝, AI에 특화된 차세대 신규 HPC 시스템인 ‘HPE 아폴로 6500 젠(Gen)10’도 공개했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8개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했고 PCIe와 NVLink 2.0 방식의 연결링크를 모두 지원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기존 젠(Gen)9 시스템 대비 텐서플로우나 카페(Caffe)2와 같은 프레임워크에서 3배 향상된 모델 트레이닝 속도를 지원하며, 대역폭도 10배나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충근 한국HPE 상무는 “젠10 시스템은 엔터프라이즈급 AI 전용 플랫폼으로 서버당 최대 8개의 NVLink GPU 지원으로 성능을 극대화했으며, 엔터프라이즈급 시스템으로 8개의 GPU를 장착한 서버를 제공하는 것은 HPE가 주요 업체들 중 유일하다”라면서 “고객사 선택 폭을 강화할 수 있도록 PCIe와 NVLink 방식을 모두 지원하며, 엔터프라이즈급 가용성과 성능, 여기에 손쉬운 관리가 가능한 iLO5 관리서버도 통합 제공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HPE는 소프트웨어정의스토리지(SDS) 업체인 웨카아이오(WEKA.io)와 판매대행(OEM) 계약을 체결해 AI 환경에 최적화된 고성능의 파일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인공지능 파트너 생태계를 확장시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HPE는 가상화를 비롯한 딥러닝 구축경험을 프레임워크화한 가이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텐서플로우, 카페2 등 11개의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8종의 HPE 하드웨어 시스템에서 수행한 테스트를 기반으로 복잡한 개념검증(POC) 과정 없이도 쉽게 구축 방안을 제시하는 ‘딥러닝 쿡북(Cookbook)’과 벤치마크 테스트 도구도 깃허브에 공개한다.

아울러 고객들이 AI를 도입하기 전에 데이터 분석 기법들을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 등을 제시하는 포인트넥스트 AI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는 한편, 딥러닝 인스트럭터(DLI) 양성교육에도 집중해 그동안 하드웨어에 집중했던 AI 전략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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