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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Mobile World Congress) 2018 행사장에 발을 디디기 전,  올해 이 전시회의 주인공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삼성은 전시회 시작 전날 언팩 행사를 열고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9와 갤럭시S9+를 발표했다.

삼성의 갤럭시S 시리즈는 애플 아이폰과 함께 전 세계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갤럭시S9에 대한 이야기가 MWC 2018을 뒤덮을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언팩 행사는 전세계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 이용자들이 주목했고, 적지 않은 화제가 됐다.

그러나 갤럭시S9에 “혁신은 없었다”. 오죽하면 AR이모지라는 카메라의 한 기능에 대한 이야기만 소셜미디어에서 떠들썩했다. 이는 아이폰의 애니모지와 비슷한 기능이다. 카메라에 담긴 이용자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3D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기술적 진보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생성된 캐릭터가 비호감이어서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갤럭시S9이 나쁜 기기라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갤럭시S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디자인이나 성능, 최적화 측면에서 뛰어나고,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다만 갤럭시S8에 비해 크게 진보하지 않은 느낌이다.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갤럭시S9는 MWC 2018의 주요 화제에서 사라져갔다.

대신 MWC 2018에서 참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중국의 삼성전자라고 불리는 ‘화웨이’였다. 일단 어마어마하게 큰 부스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 부스보다 10배 이상 컸다.

화웨이는 전시장은 말그대로 5G 시대에 엔드투엔드(End-to-End)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단말기부터 5G 칩셋, 5G를 위한 네트워크 장비까지, 화웨이 부스에 입장하면 한동안 그곳을 떠나지 못하게 된다.

화웨이는 이번 전시회에서 5G CPE(Customer Premises Equipemt)를 처음 공개했다. 이는 일종의 5G 셋톱박스로 가정에서 5G를 이용할 수 있는 장치다. 이를 이용하면 가정에서 초고속인터넷과 무선공유기를 없앨 수 있다. 현재 가정용 인터넷보다 빠른 이동통신서비스가 5G이기 때문이다.

이 CPE 안에는 발롱 5G01라는 자체 개발 5G 칩셋이 들어있다.  3G, 4G 시대의 통신 모뎀칩 시장은 미국의 퀄컴이 주인공이었지만, 5G 시대에 화웨이가 이 시장에서 퀄컴을 위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는 화웨이가 칩셋 시장의 본격적 진출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화웨이는 지난 해 기린970이라는 AI용 칩셋을 공개하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출시한 바 있다. 메이트10은 MWC 2018의 전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에 머신러닝을 위한 칩셋이 내장된 최초의 폰이기 때문이다. 카메라 앵글에 피사체를 담으면 카메라가 컴퓨터비전 기술을 활용해 무엇을 찍으려는지 인식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색감을 세팅한다는 식이다.

메이트 10 프로는 자율주행자동차를 이끌기도 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모빌아이와 같은 자율주행차의 카메라 역할을 하는 것이다.

화웨이는 MWC 2018에서 스마트폰을 새롭게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3월 27일 화웨이 P20이라는 것을 발표하겠다고 선전했다. AI가 강화된 스마트폰일 것으로 추측된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지는 않지만 새로운 PC가 화웨이 부스에서 참관객들을 기다렸다.  ‘메이트북 X 프로’와 태블릿 ‘미디어패드 M5 시리즈’다.

메이트북 X 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베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화면 비중이 애플의 맥북 프로는 82%인 반면, 메이트북X 프로는 91%다.  흥미로운 점은 웹캠이다. 베젤을 줄이다보니 카메라를 넣을 공간도 사라졌다. 화웨이는 버튼을 누르면 키보드에서 웹캠이 튀어나오도록 구성했다.

키보드 사이에서 무언가 툭 튀어나오는게 UX 측면에서는 다소 매끄러워 보이진 않지만,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카메라가 키보드 사이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 몰래 나를 찍을 가능성이 사라졌다.

글. 바이라이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