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포장이사 하세요”

영화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중 한 장면

20대 시절 10년간 자취생활을 하면서 가장 싫었던 일 중 하나는 이사였다. 일일이 짐을 싸고, 용달차로 옮겨 다시 짐을 푸는 것은 매우 힘들고 짜증나는 일이었다. 부유하지 않은 자취생인 관계로 계약기간이 끝나는 2년마다 이 고통을 반복해야 했다. 때로는 계속 살기 싫은 집인데 이사할 엄두가 안나서 계약을 연장해 그대로 살았던 적도 있었다.

작은 자취방 하나도 이사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복잡한 일인데, 기업이 운영중인 IT환경을 이전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일일까?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애플리케이션을 일일이 하나씩 재설치하고 기존의 운영환경과 같이 최적화하는 것은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이사가 싫어서 마음에 안드는 자취방에 그대로 살았듯, 최신 환경으로 이전하고 싶어도 마이그레이션 과정이 복잡해서 그냥 기존 레거시 환경에 계속 머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베어메탈 서버나 가상머신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해야하는 상황이 많다. 마이그레이션 과정이 두려워 클라우드에 올라타지 않으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로 쉽게 이사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제 나는 이사할 때 포장이사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사의 A부터 Z까지 포장이사 업체가 대신 해준다. 짐은 자취생 시절보다 훨씬 많아졌지만, 이사가 그때보다 훨씬 더 쉽다.

IT를 이전할 때도 포장이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ISA테크 민동준 대표는 자사의 멀티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서비스인 ‘제트컨버터’를 클라우드 포장이사라고 표현한다. 제트컨버터를 이용하면 메어메탈 서버든, 가상머신이든 관계없이 원하는 클라우드로 쉽게 이전할 수 있다고 한다.

ISA테크 민동준 대표가 오픈스택서밋 2017 에서 발표하고 있다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솔루션이나 서비스는 이미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운용환경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원하는 클라우드로 이전할 수 있는 서비스는 흔치 않다. VM웨어 가상머신을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 하려면 클라우드에서도 VM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는 클라우드로 이동하면서도 특정 환경에 갇히는 것이다. VM웨어를 사용하는 기업이라도 원한다면 오픈스택과 KVM으로 갈 수 있어야 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하이퍼V로도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점이 민 대표가 내세우는 회사의 강점이다. 제트컨버터는 기업이 운용하는 서버가 물리서버든, 가상머신이든, 클라우드 인스턴트든 원하는 클라우드로 옮겨다 줄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투입돼서 용역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 된 툴로 해결한다. ISA테크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제트컨버터를 제공한다.

ISA테크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 분야에서 적지 않은 내공을 쌓은 회사다. 디스크 전체를 한 이미지로 뜨는 기술, 이를 새로운 환경에서 복구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뜨기 전에는 서버 가상화 마이그레이션 툴을 제공했었다. P2V(Physical to Virtual) 분야에서 촉망 받던 기업이다.

최근에 클라우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ISA테크는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기술 개발에 집중했고, 2~3년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한화그룹이 계열사들이 제트컨버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옮겼다. 한화그룹의 IT서비스 회사인 한화S&C는 지난 2016년 오픈스택 기반의 IaaS 서비스를 오픈하고, 그룹사 공통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겼다. 한화S&C는 제트클라우드를 활용해 500대의 서버를 단기간에 클라우드로 옮길 수 있었다. 클라우드 포장이사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수 없는 일이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고객이 생기고 있다. 일본의 대형 통신사를 비롯해 다수의 해외 고객이 있다. 기자가 이 기사 취재를 위해 민 대표를 만나는 날에도 그는 새벽 두 시에 스페인 고객과 컨퍼런스 콜이 있다고 했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은 전세계 공통의 고민이기 때문이다.

ISA 테크는 지난 해 전년도에 비해 세 배 성장했고, 올해는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민 대표는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최근에는 국내외 유명 벤처캐피탈의 투자문의도 들어온다고 한다.

민 대표는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을 위해 일일이 엔지지어가 재설치해야 한다면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게 된다”면서 “제트컨버터는 포장이사처럼 쉽게 시스템을 이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이어 “많은 회사들이 마이그레이션 툴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이기종 환경과 모든 클라우드를 지원하는 서비스는 제트컨버터가 유일할 것”이라며 “제트컨버터는 현재 고객이 이용하고 있는 시스템이 무엇이든, 원하는 클라우드로 이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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