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자율주행차, AI보다 엔지니어링이 중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회사는 ‘엔비디아’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원래 컴퓨터 게이머들을 위한 보조도구로 시작을 했는데, 이제는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18의 실질적인 주인공도 엔비디아였다. 폭스바겐(Volkswagen), 바이두, ZF, 우버(Uber), 오로라(Aurora) 등 많은 회사들이 엔비디아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바이라인네트워크와 토크아이티가 함께 하는 IT전문 온라인 방송 ‘잇티비(itTV)’의 첫 초대손님으로 엔비디아코리아 차정훈 오토모티브 세일즈 담당 상무가 출연해 엔비디아 기술과 자율주행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우성PD, 심재석 기자, 차정훈 상무(왼쪽부터)

Q. 지난 2년 동안 엔비디아 주식 그래프가 장난이 아니다. 엔비디아 성장의 배경은 무엇일까?

저의 와이프에게도 그런 질문을 받았다. 저희는 하고 싶은 걸 했다. 데이터가 많아지고 빅데이터 시대가 오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병렬 컴퓨팅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럼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10여년 전부터 준비했다.

Q. 5년 전에 자율주행차 인공지능으로 인해서 엔비디아가 이렇게 커질 줄 예상했나?

예상을 했다면 거짓말이고 기대는 좀 했다. 알렉스넷에서 인지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나왔다. 그게 가장 큰 터닝 포인트였다. 그때부터 많은 분들이 AI연구를 시작했고, 그 모든 기반이 엔비디아 GPU였다.

Q. ‘GPU가 메인이다, CPU는 도울 뿐’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인텔은 굉장히 좋은 회사다. 인텔이 많은 컴퓨터를 만들었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데이터가 디지털화됐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디지털화된 데이터가 많아지다 보니까 빠르게 처리할 프로세서가 필요해졌고, 그 프로세서로 GPU가 선택된 것이다.

Q. GPU와 CPU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해달라.

CPU는 직렬컴퓨팅을 하고, GPU는 병렬컴퓨팅을 한다. 병렬컴퓨팅의 장점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받아서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점이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니까 데이터를 직렬로 처리할 방법이 없어졌다. 병렬로 처리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엔비디아는 그런 토대를 10년 전부터 준비했다.

Q. CES에서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발표했는데, 왜 이렇게 자동차 회사들이 엔비디아와 협력을 원할까?

전격제트작전의 키트 같은 차를 만들려면 주변환경 인지, 가는 길 판단, 자동차 제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심각하게 문제가 된 것이 판단이 어렵다는 점읻. 판단의 근거는 빅데이터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한 것이 엔비디아의 GPU다.

Q. 비오는 날은 사람도 운전하기 어렵다.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할까?

날씨변화, 어두운 환경, 비오는 경우 매우 어렵다. 카메라 렌즈 앞에 빗방울이 맺히면 어떻게 될까? 카메라가 먹통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라이다나 레이더 같은 다양한 센서에서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해야 정확히 인지 할 수 있다. 비가오거나 야간처럼 광원이 약해서 어려운 경우 다양한 센서를 퓨전해서 사용한다.

Q. CES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이었나?

기업의 합종연횡이 굉장히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AI를 활용해서 서비스하거나 자율주행차나 새로운 제품 만들어내는 것을 하나의 회사가 모두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엔터프라이즈 환경도 있어야 하고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엣지 단의 디바이스 같은 것도 있어야 한다. 기업간 협업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의 범위를 설정하고 치열하게 논의하는 장이었다고 생각한다.

Q. 엔비디아 발표 중 가장 특이한 것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솔루션이다. 흔히 자율주행차를 생각할 때 빠지기 쉬운 착각이 자동차만 잘 개발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엔비디아가 보는 관점은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레벨의 지능을 계속 향상시키는 데이터센터의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많이 발표했다.

자동차가 운행하면 그 기록이 데이터센터로 들어간다. 데이터센터에서 자동차의 인지 판단을 위한 지능을 계속 AI 트레이닝한다. 트레이닝 된 데이터 모델은 다시 차에 심어져서 차의 지능이 향상된다. 원천 지능은 데이터센터에 있고, 차는 그것을 받아서 운행된다.

Q. 통신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데이터 양이 늘어나서 레이턴시가 중요하다. 통신사가 전용망을 깔아줄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당연히 자동차와 데이터센터가 주고받는 표준 규약, API가 중요해질 것이고 이는 통신사가 리드할 수 있다.

Q. 앞으로 경쟁이 어디서 나올 것이라고 보는가? 인텔, 서버, 구글?

크게 보면 두 군데에서 나올 것이다. 하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그 회사가 구글, 우버, 바이두가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네이버도 하고 있다. 컴퓨팅 파워 측면에서는 인텔이 엔비디아의 유일한 경쟁자라고 본다. 인텔은 컴퓨터 산업을 몇 십년 동안 이끌어왔다. 그런 컴퓨팅 파워를 향상시킬 수 있는 투자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그것이 잠재력이 될 수 있다. 플랫폼 관점에서는 어떤 플레이어가 이길지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려야 알 수 있을 것이다.

Q. 구글 같은 회사는 자체 칩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경쟁이 될까?

사견이지만, 자율주행차는 클라우드에서 절대 프로세싱하기 어렵다. 원천데이터를 받아 클라우드에서 프로세싱해서는 절대 운전할 수가 없다. 클라우드 솔루션은 필요하겠지만 리얼타임으로 주고 받으면서 주행할 수는 없다.

Q. 인텔은 보안 문제로 곤혹을 치렀는데, 엔비디아는 그런 문제는 없나?

GPU는 그런 측면에서 강건하다. 다양한 운영체제가 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Q. 자율주행차는 안정성이 중요한데 어느 정도까지 커버할 수 있나?

좋은 질문이다. 이런 분야에서 한국이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율주행차 만드는 과정은 알고리즘이 10이고, 엔지니어링이 90이다. 평가하고 테스트하고 안정성을 구현하는 것이 90이다. AI 자체도 마찬가지다. AI의 아웃풋은 결국 확률이다.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많이 던지는 방법밖에 없다. 주사위를 던져서 진짜로 6분의 1이 나오려면 많이 던져야 한다. AI도 시도를 많이 해봐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에 가능성이 있다.

Q. 자율주행차 이외에 GPU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어디일까?

크게 보면 엣지와 클라우드로 나눌 수 있다. 엣지 쪽의 큰 기회는 로봇이라고 본다. 로봇도 청각, 시각 등 사람의 감각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 분야에 AI가 쓰일 것이다.

데이터센터 쪽에서 보면 슈퍼컴퓨터 레벨의 연산능력이 데이터센터로 합쳐질 것이다. 데이터 양이 많아지면서 빠르게 처리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뤄야 한다. 현재처럼 스토리지 위주의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빠른 컴퓨팅 위주의 데이터센터로 바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슈퍼 컴퓨터 레벨의 솔루션이 데이터센터로 올 것이다.

Q. 규제나 법률, 도로 인프라 같은 것도 바꿔야 할텐데

그렇다. 현재는 도로교통 표지판도 사람이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앞으로는 머신이 잘 인지하는 색깔과 타입으로 바뀌어야 한다. 한동안은 혼용될 것이다. 국가적인 정책이나 전략적 측면에서 인프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Q. 올해 엔비디아 코리아가 목표로 하는 점은 무엇인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제는 엔지니어링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고, 그 엔지니어링을 하기 위해 어떤 투자를 해야하는지 판단하는 시점이 올해라고 본다. 저희는 그것을 돕기 위해 고객들과 프로젝트를 세팅하는데 많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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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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