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 인수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이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CEO 그레고아 리보디)를 인수한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통신기술로, 도청이 불가능해 현존하는 최고의 통신 보안기술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약 700억원으로 IDQ 주식을 50% 이상 취득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로 했다. 추가로 SK텔레콤 양자기술연구소(퀀텀테크랩)의 현물출자를 진행하는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IDQ에 25억원을 투자해 양자난수생성 칩을 공동 개발한 바 있다. 전 세계 통신 강국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투자 및 협력 관계를 맺어온 IDQ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양자 응용기술 특허와 통신망 운용 역량을 갖추고 있어 IDQ의 양자원천기술 특허와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SK텔레콤은 IDQ가 본연의 기술 개발 및 사업 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존 CEO에게 경영을 일임한다.

SK텔레콤은 안전한 5G 통신을 제공하기 위해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한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가 인수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오프라인 사물들이 무선화 되는 5G 시대에는 안전(Safety)이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 고객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고아 리보디(Gregoire Ribordy) IDQ CEO는 “양자암호통신은 우리가 주고 받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SK텔레콤과 협력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IDQ는 2001년에 설립된 스위스 기업으로 2002년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출시했다. 2006년 세계 최초로 양자키분배(QKD)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최초’ 역사를 써오고 있다.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매출액과 특허 보유 등에서 1위이며, 10~20년 경력을 가진 3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기업, 정부기관, 교육기관 등과 폭넓은 파트너십도 보유하고 있다. IDQ는 북미, 유럽 지역 내 통신사, 전송장비업체, 항공우주국 등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양자 업계의 구루(Guru)이자 IDQ 공동설립자인 ‘지상(Gisin)’, ‘즈빈덴(Zbinden)’ 제네바 대학 교수와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미래 연구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은 물론 ‘양자센서’ 분야 기술력도 확보해, 스위스 IDQ를 교두보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IDQ 파트너십이 구축돼 있는 북미, 유럽, 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Market Research Media)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5년 26조 9000억원 규모로 높은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SK텔레콤은 전세계 정부, 통신사,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난수생성기(QRNG) 기술이 적용된 칩과 모듈을 각종 IoT기기, 서버, 모바일에 공급하는 사업을 확대한다.

IDQ의 ‘양자센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관련 분야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양자센서는 ‘빛 알갱이 하나’로 표현될 만큼 미세한 크기의 양자를 검출하고 감지하는 기술이다. ‘양자센서’를 활용하면 자율주행차, 위성, 바이오, 반도체 등 다양한 첨단 기술 영역에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바이오 분야를 예로 들면, 기존에는 작은 세포를 눈으로 보기 위해 세포의 미세한 빛을 증폭시키는 장비를 써야 했지만, ‘양자센서’ 기술을 활용하면 증폭 과정 없이 세포의 빛을 즉각 감지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IDQ는 이미 유럽우주국(ESA)이 개발 중인 차세대 우주발사체 ‘아리안6호’에 양자센서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양자센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지난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양자암호통신을 개발해 오고 있다. 2013년 주요 양자암호통신 장비들을 국산화했고, 2015년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국회의원, 정부기관 관계자들에게 도·감청 실시간 감지 기술을 시연했다.

2016년에는 세종-대전 간 LTE 백홀에 양자암호통신을 실제 적용했으며, 2017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5x5mm)의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을 개발했다. 현재 과기정통부 양자암호 국가시험망 구축 사업을 주관하며 여러 국내 대학, 연구기관, 중소기업 등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N대N(N:N)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한 양자 전용 중계기 개발을 완료하고 ▲2020년까지 초소형·초저가 양자암호 장비를 개발해 양자기술을 일반 유선 인터넷 가입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QTTH(Quantum To The Home)’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양자암호위성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통신업계는 인텔,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개발 중인 양자컴퓨터가 수년 내 상용화되면 기존 통신망의 수학적 암호체계가 해킹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에 주목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Quantum,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의 특성을 이용해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Key)를 생성해 송신자와 수신자 양쪽에 나눠주는 통신기술이다. 암호키를 가진 송신자, 수신자만 암호화된 정보를 해독할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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