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합치고 주인 바뀌고…국내 정보보안 업계 변화 급물살

작년과 올해를 거치면서 국내 보안업계에 변화의 흐름이 두드러지게 감지되고 있다. 특정 사업은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분할·매각하거나 인수·합병도 이전보다 활발한 모습이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보안 사업을 탈피하려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파수닷컴(대표 조규곤)은 최근 소프트웨어 보안 사업을 물적분할해 신설회사인 ‘스패로우’를 설립하기로 했다. ‘스패로우’는 파수닷컴의 소프트웨어 분석 도구 및 애플리케이션 보안 솔루션 제품 브랜드다.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이를 결정했다. 오는 3월 29일 주주총회에서 확정한다. 분할기일은 오는 5월 4일이다.

지난 2016년 말에도 파수닷컴은 개인용 클라우드 기반 메모장 서비스인 ‘디지털페이지’ 사업부를 분할해 신규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파수닷컴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반 데이터 보안 솔루션과 디지털콘텐츠관리 솔루션, 그리고 보안컨설팅·SI 사업에 주력하게 된다.

파수닷컴은 분할 목적으로 “업종전문화를 통해 각 사업부문의 성장잠재력을 배가하고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경영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 분할대상 사업을 별도 회사로 신설하고, 존속회사는 데이터 보안 사업부문 등에 집중해 경영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라면서 “사업 문화 및 특성이 다른 각 사업별로 전문화해 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닉스테크(대표 박동훈)는 최대주주가 변경될 예정이다. 닉스테크는 지분 35.6%를 확보하고 있는 최대주주인 박동훈 대표를 포함해 5인이 보유한 주식 588만1117주를 서울생명공학, 미래기술투자조합, 신진테크, 카푸아코퍼레이션 등 7곳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회사 지분 37.56%가 190억원에 매각됐다.

내달 말 주주총회 승인을 거치면 238만3401주를 보유하게 되는 서울생명공학(대표 이결)이 새로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대표이사는 물론 경영진도 일부 바뀔 것으로 보여 앞으로 닉스테크의 변화가 주목된다.

박동훈 대표는 닉스테크를 창업해 지난 23년간 경영해왔다. 닉스테크는 지난해 2월 빅데이터 기반 이상징후 탐지·대응 전문기업인 시큐플러스를 인수한 뒤 엔터프라이즈 보안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다고 밝힌 바 있다. PC보안 사업 분야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조만간 새로운 엔드포인트탐지·대응(EDR)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었다.

닉스테크는 창립 21주년을 맞이한 지난 2016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앞서 한솔넥스지도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넥스지로 회사명이 바뀌었다. 지난해 하반기 지분 38.65%를 보유하고 있던 한솔인티큐브가 씨엔킴과 이앤엠, 위드윈인베스트먼트로 지분을 넘긴 후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변경됐다. 씨엔킴이 지분 34.61%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지만, 이후 이앤엠, 제이에이산업, 유앤아이글로벌 등으로 최대주주가 계속 변경되고 대표이사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현재는 김용석 대표가 맡고 있다.

넥스지는 최근 핀테크·결제 솔루션 관련사업 등 금융서비스 전문회사로 탈바꿈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넥스코인’ 오픈도 앞두고 있다. 넥스코인은 넥스지가 자본을 출자해 설립한 100% 자회사다.

한편, 한컴시큐어(대표 김상철·노윤선)는 계열사인 한컴지엠디를 흡수합병한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컴시큐어는 한컴지엠디의 지분 36.9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한컴시큐어는 모바일 포렌식 업체인 한컴지엠디를 합병해 보안 소프트웨어 부문의 안정적 성장과 사업 시너지를 창출해 경쟁력을 높여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합병기일은 5월 1일이다.

SGA솔루션즈(대표 최영철)는 암호·인증 사업을 단순·물적분할해 SGA블록체인(가칭)을 설립한다. 회사측은 암호 원천 기술 기반으로 성장해온 암호·인증사업 부문을 전문화함으로써 급변하는 인증 시장에 대응하고,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고 지난 5일 밝혔다. 분할 기일은 4월 2일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대표 윤두식)는 지난해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모비젠과 정보보안컨설팅 전문기업인 에스에스알을 총 312억원에 인수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해 자회사인 에스에스알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추가 인수와 신사업 추진 등 사업 확장을 통해 오는 2020년 국내 3대 보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유넷시스템(대표 심종헌)은 무선침입방지시스템(WIPS)과 보안관제서비스 사업 등을 매각하거나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벌이고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전문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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