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22년 된 트렌드마이크로, 요즘 잘나가는 비결은

– 최근 2년간 매출 두 배·올해도 60% 이상 성장 기대…“클라우드·IoT에 초점”

트렌드마이크로가 최근 한국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보안 시장 초창기였던 1996년 지사를 설립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트렌드마이크로는 전통적인 안티바이러스(백신) 시장에서 시만텍, 맥아피와 함께 3대 글로벌 백신 업체로 언급돼온 보안기업이다.

국내 시장에서 오래 전부터 다른 국내외 백신 기업들과는 달리 PC 기반 백신 보다는 서버 백신 기반 통합보안 제품에 주력하면서 차별성을 꾀해 왔다. 전세계 서버 보안 시장에서도 30%(IDC 조사 기준)의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트렌드마이크로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야 다커(Dhanya Thakkar) 트렌드마이크로 아태지역 부사장은 최근 방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2년간 한국 시장 매출이 2배 증가했다”며 “올해에도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이 역시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로, 한국트렌드마이크로는 이같은 높은 수치의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한국트렌드마이크로는 영업, 기술지원, 마케팅 부서 인력도 고르게 충원하는 등 한국 시장 투자도 늘리고 있다. 한국지사 사무실도 강남구 영동대로 KT&G타워로 확장 이전했다.

IT 보안 시장에서 ‘총아’로 급부상한 신생기업도 아닌 트렌드마이크로가 한국 시장에서 최근 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커 부사장은 트렌드마이크로의 현지화 지원을 첫 손에 꼽았다. 그는 “트렌드마이크로는 현지 환경에 맞춤화된 지원을 하는 것이 성공 요인”이라며 다른 대부분의 외산 솔루션 기업들과는 달리 채널 파트너를 통한 공급을 100%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제품 판매·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을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

사업 분야 측면에서는 서버 기반 보안 솔루션에 꾸준히 주력해온 것과 함께 클라우드 보안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신, 취약점 자동 가상패치, 무결성 검사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통합 서버보안 제품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일찌감치 리눅스·유닉스 서버보안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벌여오다, 지난해 5월 리눅스 기반 ‘에레버스’ 랜섬웨어에 감염돼 13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해커에 지불한 인터넷나야나 사태를 계기로 리눅스 기반 서버보안 제품 수요가 크게 확장했다는 것이 한국트렌드마이크로의 설명이다.

작년과 재작년 크게 기승을 부리며 개인과 기업에 많은 피해를 입힌 랜섬웨어 악성코드는 초창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시스템을 주로 공격했지만 이제는 리눅스, 안드로이드, 맥 운영체제(OS)까지 가리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보안 사업 매출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도입이 많지 않았던 5년 전부터 클라우드 보안 시장을 개척해온 트렌드마이크로는 지난해만 이 분야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물리적 환경부터 도커와 같은 컨테이너를 포함한 가상·클라우드 환경까지 일관되게 통합 보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합 보안 제품인 ‘딥시큐리티’를 공급하고 있다.

크고 작은 기업을 포함한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고객 수는 300곳에 달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사용 고객들이 가장 많다.

클라우드 보안관제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국내 보안업체들도 ‘딥시큐리티’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올해에도 클라우드는 트렌드마이크로가 첫 손에 꼽는 주력 사업이다. 커 부사장은 “한국은 클라우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면서 “많은 한국 기업은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클라우드로 이전할 때 적극적으로 보안을 강구해야 할 필요성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렌드마이크로는 클라우드가 광범위하게 도입되기 이전부터 AWS,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보안을 통합해 왔다”라면서 “클라우드에 필요한 최고 수준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이뮤니오를 인수한 것처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과금 측면에서도 유연성을 제공한다”라면서 “시간별, 월별 과금 등 사용한만큼 비용을 내는 방식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커 부사장은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클라우드 보안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지목하면서 “이전에는 내부에서 운영하던 앱을 클라우드상에 구동하게 되기 때문에 취약하다”라며 “다른 시스템과 공유돼 데이터가 외부로 노출될 수 있고, 감사(Audit)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한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앱을 급하게 이전하려다 보면 적절한 보안 조치를 취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서비스 출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앱을 빠르게 클라우드로 이전하면서 보안을 희생시키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클라우드 보안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모든 종류의 보안 취약점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우수한 수준의 무결성을 확보해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이 개발, 테스팅, 운영이 하나의 데브옵스(DevOPs)로 통합되면서 보안 역시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체 개발 단계에서 보안이 통합돼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올해 사물인터넷(IoT) 보안 분야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커넥티드 기기 수가 폭증하고 있지만 많은 기기들이 최소한의 보안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시장에 출시되면서 사이버공격에 악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

커 부사장은 “클라우드와 IoT가 한국시장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라면서 “지난 30년간 사이버공격으로부터 수많은 조직을 방어하고 세계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역사와 경험을 가진 트렌드마이크로의 솔루션으로 기업들이 보안수준을 높이고 미래 위협에도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2년 전 티핑포인트를 인수한 이후 엔드포인트, 이메일, 네트워크단을 아우르는 동시에 글로벌 위협 인텔리전스인 ‘스마트 프로텍션 네트워크’와 연결돼 상호작용하는 ‘커넥티드위협방어(CTD)’ 체계를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기반 차세대 기술을 접목한 동시에 사용자 보호와 네트워크 방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보안을 구현해 기업조직의 전 영역에서 효과적으로 가시성을 확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엑스젠(XGen)’보안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박상현 한국트렌드마이크로 지사장은 “이전에는 각 분야별로 최상의 단일 솔루션(Best of Breed)이 선호됐지만 이제는 서로 연결돼 있고 통합된 방식으로 솔루션이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더욱 큰 성장이 예상되는 클라우드 보안 제품뿐 아니라 많은 경쟁사들이 떠나가면서 기회가 많아진 티핑포인트 차세대 침입방지시스템(IPS), 지능형지속위협(APT) 보안 제품 등 향상된 수준으로 보다 다양해진 제품군을 바탕으로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는 60% 성장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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