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일은 IT에 맡기고, 당신은 혁신과 가치에 집중하라”

아마 IT가 가져다주는 첫 번째 가치가 이런 것일 것이다. 불필요한 반복적인 노동을 자동화 함으로써 기업의 임직원이 비즈니스 본질에 천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말이다.

이런 자동화의 가치는 IT스스로에게도 통용되는 것이다. IT부서의 업무에도 IT가 제공하는 자동화의 가치가 필요하다. 반복적인 일은 자동화 시키고, IT관리자들이 좀더 혁신적인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했던가. 의외로 IT운용관리는 노동집약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수정된 애플리케이션 하나 배포하려고 수십 대의 서버에 접속해 일일이 셸 스크립트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비즈니스가 급한 현업 담당자는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기다리며 속을 태워야 했다.

물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들이 많이 있다. 퍼핏, 셰프, 솔트스택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도구들은 자체적인 언어를 통해 시스템을 구성이나 관리, 애플리케이션 배포 등을 자동화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런 도구들은 배우기 어렵고, 복잡하며, 비싸서 IT관리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다.



이 가운데 최근 뜨겁게 떠오르는 오픈소스소프트웨어(OSS) 기반의 자동화 도구가 있다. 앤서블(Ansibl)이 주인공이다.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가상머신, 클라우드, 네트워크 장비 등의 구성관리를 자동화하는 역할을 한다.

앤서블은 마이클 데한(Michael DeHaan)이라는 개발자가 만들어 소스코드를 공개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깃허브의 인기척도인 ‘스타(일종의 즐겨찾기)’를 2만1000개 받았고, 한 달에 앤서블을 다운로드 하는 사람도 40만 명에 달한다. 앤서블이 급속도로 인기를 끌자 오픈소스 업계의 큰 손인 레드햇이 지난 2015년 인수했다.

앤서블은 모듈 하나하나가 기능인 것이 특징이다. 현재 950개의 모듈이 있는데, 950개의 기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능이 많아진다는 것은 앤서블이 프레임워크 언어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역할이 무궁무진해진다는 것을 내포한다.

앤서블은 ‘플레이북’이라는 이라는 곳에 실행할 구성을 선언해 놓으면, 필요할 때마다 자동으로 실행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웹서버는 어떻게 구성하고, DB 서버는 어떻게 구성할 지 선언해 놓으면 관리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그대로 프로비저닝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패치를 잘못해서 다시 롤백 하고자 할 때도 앤서블을 이용하면 쉽게 원하는 시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

각 운영체제, 하이퍼바이저, 클라우드 프로바이더, 로드밸런스, 네트워크 장비 등 플랫폼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른 외부 서비스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예를 들러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슬랭에 방이 있다면, 앤서블의 활동을 슬랙방에 자동으로 공유할 수 있다.

한국레드햇 김용기 부장은 앤서블의 특징으로 “단순함, 파워풀, 에이전트 불필요”를 꼽았다. 장 부장은 “앤서블은 플레이북에 한 번 선언하면 지속적으로 작업을 실행할 수 있고, 프로비저닝과 구성관리를 한번에 할 수 있으며, 중앙서버에서 명령 실행하는 것을 SSH로 밀어주기 때문에 에이전트도 필요 없다”면서 “배우기 쉽고 복잡하지 않은 것이 앤서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레드햇은 오픈소스인 앤서블에 기능과 서비스를 덧붙여 ‘엔서블 타워’라는 엔터프라이즈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대규모 시스템을 운영하는 엔터프라이즈급에서도 안전하게 오픈소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앤서블 타워는 가장 큰 특징은 그래픽 기반의 사용자환경(GUI)를 제공하며, REST API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직원별로 권한을 달리 부여해 초보 이용자가 대규모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플레이북을 작성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미국의 의류 및 악세사리 소매 기업인 제이크루는 앤서블 타워의 셀프서비스 기능을 활용해서 IT관리자 6명이 5시간 동안 하던 일을 5분으로 단축했다고 한다. 새로운 옷이나 신발을 출시할 때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제이크루는 기존에 새로운 서비스를 2주마다 출시했는데, 앤서블 타워 도입 이후 이틀만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도 지난 해 네트워크 자동화 솔루션을 모두 앤서블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 부장은 “자동화는 사람의 실수를 줄이고, 승인 등에 드는 시간을 감소시킨다”면서 “자동화를 통해 앱 배포 시간이 빨라질수록 기업은 고객과 빨리 만날 수 있고, 이는 수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셸 스크립트 복사해서 붙여넣기하며 시간을 낭비했던 일들은 이제 자동화 솔루션에 맡기고 엔지니어는 표준화 등 좀더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쏟아야한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