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제는 돈벌자”…3기 경영체제 돌입

카카오가 새로운 경영진을 세우고 3기 경영에 들어간다. 카카오는 24일 임지훈 대표가 사임의사를 밝혀, 조수용 카카오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과 여민수 카카오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 공동 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임지훈 현 대표는 3월에 임기가 끝나고, 미래전략고문으로 남는다.

조수용(왼쪽), 여민수(오른쪽)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이후 세번째 CEO(들)가 선임된 것이다. 3기 경영진 이력을 통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수익화를 추구하면서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기 경영진의 미션은 상이한 조직이었던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유기적인 통합이었다. 다음 측의 최세훈 전 대표와 카카오 측의 이석우 전 대표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끈 이유다. 조직문화가 다른 두 회사의 통합을 마치고 두 전임 대표는 회사를 떠났다.

2기 경영을 맡은 임지훈 대표에게 주어진 미션은 ‘포트폴리오 관리’다. 임 대표는 벤처캐피탈인 케이큐브벤처스의 대표였다. 펀드를 구성하고 적절하게 유망 스타트업에 나눠서 투자를 배분하는 것이 임 대표의 책임업무였다. 즉 포트폴리오 관리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임 대표를 새로운 CEO에 선임하며 “카카오의 서비스를 각각 스타트업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실제로 재임기간 동안 카카오 서비스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대폭 개편했다. 인수, 분사, 투자유치, 서비스 출시, 서비스 종료 등을 통해 카카오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인수 포도트리 자회사 편입(2015.12),
로엔엔터테인먼트(2016.3)
파킹스퀘어(2016.4)
분사 카카오메이커스
카카오페이
카카오 게임사업부문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유치 포토트리 – 앵커에퀴티파티너스로부터 1,250 억 원 투자 유치
씨엔티테크 지분투자
카카오페이 –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억 달러 투자유치
카카오모빌리티 – TPG로부터5천 억 원 투자 유치
서비스 출시 2015.11] 카카오택시 블랙
[2016.1] 비즈이모티콘스토어
[2016.2] 메이커스위드카카오
[2016.2] 카카오내비(김기사 리브랜딩)
[2016.5] 카카오드라이버
[2016.7] 카카오헤어샵
[2016.8] 카카오톡 치즈
[2016.9] 카카오맵(기존 다음지도 전면 업데이트_모바일 전용)
[2016.12] 카카오톡 게임별
[2017.2] (통합)카카오TV(다음tv팟-카카오TV 인프라, 브랜드 통합)
[2017.3] 카카오톡 주문하기
[2017.4] 카카오톡 장보기
[2017.5] 카카오톡 플러스친구(기존 플러스친구, 옐로아이디 통합)
[2017.6] 카카오페이 인증

이 중 화룡점정은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다. 임 대표는 멜론과 아이유로 상징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76.4%를 무려 1조8700억원에 인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많은 논란이 있던 결정이었다. 국내 음원 시장을 평정한 멜론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로의 확장이 어려운 서비스를 지나치게 고가에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이 많았다. 당시 카카오의 현금 보유상황이 넉넉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는 신의 한 수로 꼽힌 결정이 됐다. 카카오는 로엔을 발판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로엔 인수 전까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손꼽았던 O2O 사업의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일로에 있었는데, 로엔 인수 이후 실적곡선이 우상향으로 바뀌었다.

또 음원 서비스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의 킬러 콘텐츠다. 카카오는 지난 해 카카오미니라는 스마트 스피커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카카오미니는 출시 하루만에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었는데, 멜론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카카오가 네이버와 맞붙어서 우위에 선 10년 만의 서비스(제품)라는 뒷얘기도 있었다. 네이버 뮤직 이용권보다 멜론 이용권의 힘이 더 발휘했다는 평가다.

3월에 임기를 끝내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

포트폴리어를 재구성한 임 대표는 최근 먼저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카카오를 벤처캐피탈처럼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 앞으로는 새로운 방향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 포트폴리오 구성은 어느정도 마무리 됐고, 이제는 각각의 서비스가 수익모델을 고도화할 때”라면서 “임 대표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3기 경영진의 이력을 보면 주어진 미션이 분명하다. 성장과 브랜딩이다.

우선 카카오는 이제 본격적으로 수익화에 나설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플랫폼을 확산하는데 주력했다. 예를 들어 카카오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보면 당장의 수익보다 플랫폼 확장과 생태계 구성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 전망이다. 여민수 광고영업총괄 부사장을 회사 공동대표로 내세운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여 대표 내정자는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는 때 선장이라는 무거운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과 설레임을 느낀다”면서 “기술과 서비스로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수 많은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며 편리하고 즐거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다른 미션은 브랜딩이다. 카카오는 여러 자회사와 계열사로 구성된 하나의 그룹인데 각 계열사의 브랜드가 각각 움직여서는 곤란하다. 자회사들이 각각 마케팅을 하더라도 카카오라는 하나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유도해야 한다. 조수용 카카오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유다.

조 대표 내정자는 “ “5600명이 넘는 카카오공동체 크루들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게 되어 긴장감과 함께 무한한 사명감을 느낀다”면서 “대한민국의 모바일 시대를 개척해온 카카오의 서비스와 브랜드 가치를 글로벌로도 확산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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