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가장 먼저 진행되는 글로벌 IT관련 전시회인 CES 2018이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암호화화폐에 대한 논란으로 예년보다 CES에 대한 관심이 덜 했지만, 올해도 글로벌 최고의 IT 기업들이 앞다퉈 기술을 자랑하기에 바빴습니다.

이 중 올해 CES의 최고 기업은 어디일까요? 마이크로 LED 기술 기반으로 세계 최초의 모듈러 TV를 선보인 삼성전자도 최고의 기업으로 선정될 자격이 있고,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도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이었습니다. 토요타와 같은 자동차 회사들은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모빌리티 서비스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CES 2018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단 하나의 회사를 선택하라면 ‘엔비디아’를 택하겠습니다. 엔비디아는 CES 2018의 모든 전시장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기기 등 엔비디아의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도처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자율주행차와 AI가 발전해 나갈수록 엔비디아의 매출 곡선이 우상향 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또 현재 엔비디아의 핵심 매출원인 게이밍 분야에서도 진화된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일단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컨퍼런스를 통해 ‘자비에(Xavier)’ 프로세서를 발표했습니다. SoC 형태의 통합 칩으로 8개 CPU 코어와 512개 GPU 코어로 구성된 프로세서는 30와트 전력으로 1초에 30조 번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자비에 프로세서 2개와 볼타 기반의 외장 GPU 두 개를 묶은 차량용 슈퍼컴퓨터 ‘드라이브 페가수스’도 공개했습니다. 이 컴퓨터는 초당 320조 번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는데,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300조 번 가량의 연산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젠슨 황 CEO는 “미래 자동차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의 결정체”라며 “딥 러닝, 컴퓨터 비전, 고성능 컴퓨팅을 고도의 효율성으로 처리하는 자비에가 그 출발점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엔비디아와 협력을 맺었다고 발표하는 회사들이 쏟아졌습니다. 폭스바겐(Volkswagen), 바이두, ZF, 우버(Uber), 오로라(Aurora) 등이 대표적입니다.

폭스바겐은 자사를 상장하는 마이크로버스(MicroBus)의 새로운 모델인 I.D. Buzz를 전기차 형태로 바뀌고 운전석과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할 예정인데, 엔비디아의 기술을 기반으로 할 예정입니다.

폭스바겐의 CEO인 허버트 디에스(Herbert Diess)는 “인공지능이 자동차에 일대 변혁을 가져오고 있다”며 “자율주행, 무배출(zero-emission) 모빌리티, 디지털 네트워킹은 인공지능 및 딥 러닝의 발전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폭스바겐의 상상력에 인공지능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합류해 미래를 향한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폭스바겐의 VW I.D. Buzz는 드라이브 IX 기술을 이용해 지능형 보조운전자(Intelligent Co-Pilot)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차세대 인공지능 시스템 MBUX에 엔비디아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MBUX는 3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제공할 예정이며,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간단하게 “헤이, 메르세데스(Hey, Mercedes)”라고 불러 제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지털 자동차 및 모빌리티 담당 부사장인 사야드 칸(Sajjad Khan)은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적응하는 지능형 학습시스템이 좌석과 핸들 설정, 조명, 기타 편의 기능 등 세세한 사항까지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드 셰어링 업체 우버 역시 엔비디아 파트너십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우버는 2015년부터 자율주행차와 트럭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버는 첫 자율주행 시운전 모델인 볼보 XC90 SUV 모델에 엔비디아 GPU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자율주행 우버 차량 및 화물 트럭의 딥 뉴럴 네트워크 실행을 위해 고성능 엔비디아 프로세서를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율주행업계 최고 스타인 크리스 엄슨이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 ‘오로라’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선언했습니다. 이번 CES 2018에서 현대자동차가 오로라와의 협력을 발표했으니, 결국 현대차도 엔비디아를 이용하게 될 듯 보입니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도 손을 내밀었습니다. 바이두는 이번 CES 2018에서 엔비디아와 제휴를 맺고 차량용 인공지능 플랫폼 ‘아폴로 파일럿’을 발표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 외에 BFGD(Big Format Gaming Display)라는 게이머를 위한 대형 디스플레이 포맷도 선보였습니다. 지금까지 게임용 디스플레이는 크기에 한계가 있었는데, BFGD를 통해 대형 화면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디스플레이를 직접 만든 경험이 없는 엔비디아는 AU옵트로닉스(AU Optronics)와 협업으로 첫 번째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냈습니다. 올해 말에는 에이서, 에이수스, HP 등 파트너 업체에서 120인치급 빅 포맷 게이밍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