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은 어떻게 모바일 웹을 물리쳤나(?)

2010년 국내에 스마트폰 혁명이 불기 시작했을 때, 모바일 앱과 모바일 웹 중에 어떤 기술이 모바일 세상을 지배할 것인지에 대한 IT 업계 내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접속할 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전용 앱을 다운로드 해서 접속하는 이용자가 많을지, 웹브라우저를 열고 주소를 입력한 후 접속하는 이용자가 많을지 예측하는 논쟁이죠.

사용자경험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시각과 표준이라는 힘이 있는 모바일 웹이 종국에는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모바일 웹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라고 느꼈었습니다. 모바일 앱은 플랫폼마다 별도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리소스가 많이 들고, 애플이나 구글 등 특정 기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바일 웹의 개발 리소스가 적게 들고 표준 플랫폼입니다. 모바일 웹의 부족한 사용자 경험은 html5이 확산되면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7년 지난 현재, 모바일 시장은 ‘앱’이 ‘웹’을 물리친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모바일 웹 브라우저보다 모바일 앱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장조사기관 앱 애니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스마트폰 사용시간에서 모바일 앱이 차지하는 비율은 88%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90% 이상을 모바일 앱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모바일 게임을 많이 하는 젊은층에서만의 통계는 아닙니다. 전 연령층에서 90%이상으로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모바일 앱은 어떻게 모바일 웹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을까요?

앱 애니는 모바일 앱의 장점으로 ▲디바이스 하드웨어와 기능에 더욱 심도 있고 일관되게 접근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사용자 경험 제공 ▲앱 스토어 노출 확대 등을 들었습니다.

모바일 앱을 사용하면 카메라, GPS, 블루투수, 생채인식 등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제공하는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모바일 웹도 스마트폰 기능에 접근할 방법을 점차 모색하고 있지만, 기능면에서의 차이는 아직 큽니다.

푸시 알림 등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모바일 앱과 웹은 차이가 있습니다. 푸시 알림은 사용자들을 유지시키고,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검증된 방법입니다. 모바일 앱은 앱이 구동되지 않을 때도 푸시 알림을 보낼 수 있습니다. 모바일 웹에서도 알림을 보낼 수는 있지만, 모바일 앱과 비교하면 효율성은 떨어집니다. 특히 모바일 앱은 바탕화면 앱 아이콘에 푸시 알림이 표시된다는 점에서 모바일 웹보다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강점은 접속 속도를 비롯한 사용자 경험의 차이입니다. 우선 모바일 웹은 기술적 차이 때문에 모바일 앱보다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바일 앱은 OSI 7레이어에서 4레벨인 트랜스포트 레이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모바일 웹은 7레벨인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서 데이터가 오고 갑니다. 또 모바일 앱은 서비스 구동을 위한 기본 데이터가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고, 온라인을 통해 콘텐츠만 내려받으면 되지만 모바일 웹은 접속할 때마다 모든 데이터를 새로 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모바일 앱에는 장점만, 모바일 웹에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바일 앱의 가장 큰 단점은 검색에서 배제된다는 점입니다. 모바일 앱에만 올라간 콘텐츠는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뉴스 등의 서비스는 모바일 앱 활용도가 낮습니다. 뉴스콘텐츠는 검색을 통해 접근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모바일 앱은 검색되지 않기 때문에 언론사에서 모바일 앱의 활용도가 낮아졌습니다. 물론 차별화 된 경험으로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시도도 있었지만, 뉴스는 서비스 경험보다는 특종과 같은 콘텐츠의 변별력이 더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모바일 앱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바일 앱에는 검색 대신 ‘피처드’라는 마약(?)이 있습니다. 피처드에 한 번 오른 앱 개발자는 인생역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검색 결과 상단에 오르기보다 어렵지만, 그만큼 혜택이 큽니다.

앱 애니는 “모바일 비즈니스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기업들은 고객들의 모바일 사용 패턴에서 새로운 성장모델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포켓몬GO, 인스타그램 등 트렌드를 이끌고 이제는 일상 깊이 파고든 비즈니스 모델은 공통적으로 모바일 웹 브라우저의 기본적인 기능에 의존하는 대신 다양한 사용자 맞춤형 기능으로 사용자 참여를 이끄는 모바일 앱을 통해 성공을 이루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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