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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공부문 온라인 서비스에 노(No)플러그인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인터넷 공공의 적으로 간주된 액티브X와 같은 플러그인 없이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이다.

이런 공약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HTML5와 같은 표준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구버전 HTML 표준은 웹브라우저에서 동영상 같은 멀티미디어를 보여주거나, 많은 데이터를 컨트롤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플러그인 기술은 이런 웹 표준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HTML5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HTML5는 웹 표준만으로 풍부(Rich)한 UX(사용자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각광받고 있다. 플러그인 없이도 네이티브(설치된)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품질의 UX를 웹에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런데 이런 기대감에 차가운 눈길을 보내는 이가 있다. 국내 대표 UI·UX 소프트웨어 기업 투비소프트의 송화준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송 CTO는 투비소프트를 공동창업해 국내 대표 회사로 성장시킨 인물 중 하나로, 웹 애플리케이션 UX 분야의 구루 중 한 명이다.

송 CTO는 “웹만으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9월 27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투비소프트 그랜드 세미나 2017’ 행사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송 CTO는 “UX 개선과 웹 구현만으로 가능하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일갈했다.

투비소프트 송화준 CTO

우선 송 CTO는 기업은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필요가 있는데 웹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단에서 10만 건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런 시스템을 웹 표준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왜 10만건의 데이터를 웹에서 처리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이 뒤따를 수 있다. 이는 현재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그렇게 구현돼 있기 때문이라고 송 CTO는 답했다.

송 CTO는 “현재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웹만으로 UX를 개선하려면 전사시스템을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UX 개선을 위해 전사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바꾸려는 조직은 흔치 않다”고 일갈했다.

송 CTO는 표준에도 문제는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다양한 디바이스가 쏟아지고, 이에 맞는 UX 요구는 커지고 있는데, 표준은 이런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표준은 각 업체들의 이해관계를 모두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느릴 수밖에 없다. HTML5도 차세대 웹으로 이야기된지 10년만에 표준으로 정해졌다.

물론 그렇다고 액티브X 와 플러그인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액티브X와 플러그인은 역사의 유물로 남겨둬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송 CTO는 “네이티브 앱과 웹 앱이 섞인 환경이 영원히 정답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 CTO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ROSMU(Real One Source Multi Use)를 제시했다.

OSMU(Real One Source Multi Use)는 한 번 개발해서 다양한 디바이스와 환경에 적용하는 접근법을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엠바카데로, 폰갭, 리액트, node.js 등 다양한 회사와 기술이 OSMU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 CTO는 “OSMU를 위해서는 개발 패러다임을 바뀌어야 하다”고 말했다. ‘운영환경 결정->도구결정->개발’이라는 프로세스가 아니라 ‘개발-> 운영환경 결정->배포정책 수립’이라는 프로세스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티브 앱와 웹 앱을 한 번에 개발하고, 운영환경과 전략에 따라 맞게 선택해서 배포를 해야 한다고 송  CTO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송 CTO는 OSMU 앞에 진정한(Real)이라는 수식어를 더했을까? 단순히 PC화면, 모바일 디바이스 화면에서의 OSMU을 넘어 음성, 제스처 인터페이스,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에서의 UX까지 OSMU가 커버해야 한다는 것이 송 CTO의 주장이다.

송 CTO는 “투비소프트는 현재 ‘비욘드 스크린’을 위해 엔비레즈와 공동으로 연구를 상당부분 진행 중”이라며 “다음 세미나를 하게 된다면 이에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