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태풍, 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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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서비스를 개시한 지 8일만에 새로 개설된 계좌가 230만 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이는 기존 시중은행이 약 10년 동안 걸릴 성과입니다.
은행 산업에 카카오뱅크 태풍이 불고 있는 셈입니다. 기존 은행들은 겉으로는 짐짓 여유로운 척을 하지만 속으로는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아마 적지 않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 카카오뱅크는 은행산업의 메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가 등장으로 다른 은행들도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메기에게 잡아먹히는 미꾸라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극 나서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카카오뱅크 돌풍의 이유로는 여러가지 원인이 꼽힙니다. 신용등급이 낮아도 낮은 이율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 카카오프렌즈를 앞세운 체크카드, 기존은행 10분의 1에 불과한 해외송금 수수료, 편리한 UX(사용자 경험)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카카오뱅크가 IT회사라는 점입니다. 카카오뱅크가 금융회사가 아니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차이는 관점입니다. IT를 바라보는 기존 은행의 관점은 “금융 사업을 지원하는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관점에서 IT는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핵심역량입니다.
관점의 차이는 문화의 차이를 일으킵니다. 기존 은행에 IT는 돈을 벌어다주지 않고 비용을 잡아먹는 조직입니다. 이 관점에서는 “IT는 필요하지만 비용을 최소화 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IT부서는 조직 내에서 목소리가 작고, CIO(최고정보임원)은 임원회의에서 쪼임을 당합니다.
그러나 은행이 IT회사라는 관점에서는 IT에 들어가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가 됩니다. IT가 더 좋아질수록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T가 어떻게 금융비즈니스를 혁신할 수 있을지 전사적으로 고민하게 돼고 IT조직을 이끄는 수장인 CIO의 목소리에 힘이 실립니다.
이런 관점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일으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인인증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이점은 ‘이용이 쉽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공인인증서 없이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SNS에는 공인인증서 없어도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카카오뱅크로 이동하는 사람이 무수합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금융거래에 공인인증서 사용은 의무가 아니었습니다. 원래는 의무였지만 2015년 3월 공식적으로 비의무화 됐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전히 불편하다고 아우성 치면서도 공인인증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은행들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존 은행들은 공인인증서가 의무가 아님에도 그냥 하던대로 공인인증서 인증을 고수해왔습니다. 공인인증서가 불편하다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해왔습니다.
정부가 인정해주는 인증방식이 있는데 굳이 다른 인증방식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을까요? 괜히 공인인증서가 아닌 다른 인증방식을 도입했다가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다른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했을까요?
기존 은행의 이런 보수적인 태도가 카카오뱅크 돌풍의 원동력이 된 셈입니다.
카카오뱅크는 IT서비스 관점에서 공인인증서에 접근했습니다. IT 서비스는 이용자 편의성을 가장 중시여깁니다. 조금만 불편해도 다른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떠나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인증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이용자들에게 좀더 편리한 인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투자했습니다.
기술 기반도 기존 은행과 카카오뱅크는 많이 차이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카카오뱅크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은행 시스템이 개발됐다는 점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네이버나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대중적이고 일반적이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를 변화 시키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기 쉽습니다. 확장성, 유연성과 유연성이 뛰어납니다.
그러나 기술을 오픈소스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은행 내부에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IT기술자들이 많아야 합니다. 스스로 기술력이 없으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가치를 얻기 힘듭니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IBM나 HP, 오라클과 같은 독점적인 기술을 사용합니다. 안정적이고 기술회사가 많은 부분을 책임져주죠. 기술을 세세하게 알 필요가 적습니다. 공급업체만 잘 관리하면 됩니다. 반면 독점 기술이기 때문에 유연성과 확장성이 떨어지고 자유로운 활용이 어렵습니다.
기존 은행들이 카카오뱅크와 똑같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카카오뱅크는 오직 모바일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은행들은 지점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도 있고 규모도 훨씬 큽니다. 은행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카카오뱅크가 자랑하는 낮은 해외송금수수료, 신용대출, 모바일 앱 화면 개편 등은 금방 따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카카오뱅크의 돌풍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돌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야 합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이 한 번 불었습니다. 그러나 대형 은행들은 이런 돌풍에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시티은행을 보죠. 시티은행은 IT인력 100여 명으로 ‘린 팀(Lean Team)’이라는 것을 구성했습니다. 린 팀은 은행원처럼 활동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IT회사 직원처럼 움직인다고 합니다. 이 조직은 많은 것을 바꿨다고 합니다.
시티은행은 애플 워치가 출시되자 전세계 최초로 이에 대응하는 스마트폰 앱을 출시했습니다. 120일만에 이를 해냈는데 이는 기존 금융회사 시스템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개발을 대행할 외주업체 선정하는데 이정도의 시간이 걸릴 지도 모릅니다.
또 시티은행은 미지급금을 처리하는 프로세스를 완전히 자동화했습니다. 덕분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은 반복적인 업무에서 손을 떼고 좀더 혁신적이고 가치있는 일에 매달릴 수 있게 됐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15년 로이드 블랭크파인 회장이 “골라만삭스는 IT회사”라고 공언했습니다. 이후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재무 데이터 공학업체, 데이터분석 업체, 빅데이터 업체 등 IT회사들을 인수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IT인력은 9000명에 달하는데, 이는 트위터의 두 배라고 합니다.
카카오뱅크 돌풍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은행도 이처럼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제 필수적인 생존전략이 됐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