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팝’ 논쟁 극적 타결… 열흘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NHN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가 ‘프렌즈팝’을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서비스 종료를 이틀 남겨 놓은 시점에 들린 극적인 타결 소식이다.

22일 NHN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에 따르면 양사가 상호 입장을 존중하는 가운데 ‘프렌즈팝’ 서비스에 대한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 서비스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원만한 합의 내용은 이렇다.

NHN엔터는 프렌즈팝 퍼블리싱을 포기하고 개발사로 남는다.  대신 카카오 프렌즈 IP 계약을 연장했다. 프렌즈팝을 직접 퍼블리싱할 때와 유사하게 일정 비율의 수익을 유지한다. 다만, 양사가 수수료를 얼마에 합의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카카오는 프렌즈팝을 채널링 하던 것에서 퍼블리싱하는 것으로 권한을 확대한다. 앞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예고한 것처럼 ‘프렌즈 IP를 활용한 모든 게임을 직접 퍼블리싱한다’는 기조를 지킨 것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합의를 놓고 양사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고 최소한의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양사의 합의가 틀어졌다면 최악의 상황에선 프렌즈팝 서비스가 중단될 수도 있었다. NHN엔터 측은 만에 하나의 상황에 대비, 카카오 프렌즈 IP를 제외한 새 캐릭터로 프렌즈팝 서비스를 지속할 방안도 마련중이었다. 상황이 꽤나 급박했다.

프렌즈팝을 둘러싼 두 회사의 논쟁은 지난해 1월, 남궁훈 대표가 당시 카카오 게임 총괄로 취임하면서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남궁 대표가 프렌즈 IP를 활용한 모든 게임을 직접 퍼블리싱한다는 기조를 세웠고, 그 해 5월 권미진 본부장이 프렌즈 IP 게임을 본격적으로 퍼블리싱하면서 NHN엔터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양사에 따르면, 프렌즈팝의 퍼블리싱 권한 이전은 지난해 5월 경 이미 얘기가 불거진 상태였다. 카카오 측이 “사업 기조가 바뀌었으니 기존 채널링 계약을 퍼블리싱으로 바꾸자”고 제안했고, NHN엔터 측은 “제안은 받았으나, 계약 종료 시점이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구체적 협의 조건이 나오지 않아” 유야무야 넘어간 상황이었다.

상황이 급변한 건 올해 6월이다. 계약 종료를 두 달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게임이 종료가 될 경우, 최소 한 달 전에 이용자들에 공지가 들어가야 한다. 서비스 종료를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줄다리기만 하고 있었다. 언론에서는 “카카오가 IP를 갖고 갑질을 한다”는 기사가 나오던 시점이었다. 카카오 측에서는 오히려 “NHN엔터가 언론플레이를 한다, 협상테이블에 왜 안나오느냐”고 답답하다고 하던 때다.

반전은 지난 10일 일어났다. 남궁훈 대표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NHN엔터는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공개 제안한 것이다. NHN엔터의 대응도 빨랐다.  남궁 대표의 포스팅이 올라온지 두어시간 만에 “대화에 적극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궁 대표는 그날 오전 10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양자택일안을 내놨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기존 카카오 프렌즈 게임 IP 퍼블리싱 계약 구조중 가장 유리한 조건의 쉐어

2. NHN엔터가 라인디즈니쯔무쯔무에 제공하고 있는 IP+퍼블리싱 쉐어

남궁 대표는 “1번은 우리의 최선이고, 2번은 nhne의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NHN엔터가 라인디즈니쯔무쯔무와 맺은 계약 내용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NHN엔터가 명분상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난 16일, 남궁훈 대표와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만났다. 이 자리에서 퍼블리싱 권한을 카카오가 가져가는 대신 서비스 계약 연장, 수수료 지급 등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 일년 넘게 끌던 갈등이 공개 합의 제안과, 양사 대표 간 만남으로 문제가 정리된 셈이다.

양사에 따르면, 이 큰 틀 외의 실무 합의는 현재 진행 중인 상태다.

프렌즈팝은 지난해 캐주얼 게임 이용자들에 큰 사랑을 받은 콘텐츠다. NHN엔터에 따르면, 프렌즈팝의 지난해 매출은 600억원 규모다. 인기 게임 순위 10위권 안팎에 올랐을 만큼 사랑을 받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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