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29일 개봉했다. 옥자는 일반 영화와 달리 넷플릭스가 제작비 600억 원을 지원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라는 점 이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담긴 영화다. 바로 넷플릭스 콘텐츠 최초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가 활용된 영화로 기록됐다.

돌비 애트모스는 글로벌 영상•음향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돌비 래버러토리스의 최신 음향 기술로, 전후좌우상하 전방위로 흐르는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머리 위에서 새가 지저귀는 느낌, 눈앞에서 화살이 날아가는 느낌을 소리로 경험할 수 있다.

옥자의 한 장면을 예를 들어보자. 영화 ‘옥자’에는 비밀을 간직한 슈퍼돼지 옥자가 탑차에 실려가는 장면이 나온다. 옥자와 함께 자란 주인공 미자가 옥자를 구하기 위해 달리는 탑차 위로 몸을 던진다.

2017-06-29-16-58-36이 장면에서 미자가 떨어지는 ‘쿵’ 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쿵’이라는 소리지만 매우 복합적이다. 화면은 미자가 탑차 위에 떨어지는 순간 탑재 내부의 옥자를 보여 준다. ‘쿵’ 소리 역시 탑차 외부의 관점에서 탑차 내부의 옥자 관점으로 바뀐다. 옥자의 머리 위에서 나는 ‘쿵’ 소리가 관객에게 느껴진다.

봉준호 감독은 “돌비 애트모스는 음향을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으로 확장한다”면서 “기술의 발전에 의해 창작자들도 표현할 수 있는 점들이 많아 졌다”고 말했다.

돌비의 톰 라티 상무(커머셜 파트너십, 방송 및 멀티스크린 부문)는 “음향은 감정을 지배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면서 “돌비 애트모스로 이용자들은 스토리에 더 빠져들고, 창작자들은 더 향상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옥자’에는 최고급의 음향 기술 이외에 영상기술인 4K HDR이 적용됐다. 4K는 고화질(HD)보다 4배 더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는 기술이며, HDR은 영상의 명암비을 분석해서 화면의 전체 색깔, 빛과 그림자의 세세한 표현을 가능케하는 기술이다.

영화 ‘옥자’에서 보면 햇살이 내리쬐는 강원도 숲속 장면을 보면 HDR이 적용된 화면과 그렇지 않은 화면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HDR이 적용된 화면선 빛은 더 선명하게 표현되면서 어둠 속의 세세한 장면을 놓치지 않고 있다.

unnamed-1그렇다면 넷플릭스는 음향과 화면에 왜 최고급, 최신 기술을 적용했을까? 극장용 영화가 아닌데, 이런 최고급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괜히 제작비만 늘리는 낭비가 될 수도 있다.

이는 TV때문이다.

넷플릭스 가입자들은 처음에 다양한 기기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소비한다. 넷플릭스가 자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컴퓨터로 넷플릭스를 시작하는 가입자가 40%로 가장 많다. 스마트폰이 30%, 태블릿PC가 10%다. PC로 넷플릭스를 시작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이 가입한지 6개월이 지나면 완전히 달라진다. 가입한 후 6개월이 지난 이용자를 대상으로 콘텐츠 소비 디바이스를 분석해보면 67%가 TV다. PC 17%, 스마트폰 9%, 태블릿PC 7% 순이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TV로 보는 것을 가장 만족스러워한다는 통계라고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영화를 볼 때는 화면이나 음향 기술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TV로 영화를 볼 때는 다르다. 홈씨어터라는 말이 있듯 극장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품질 경험을 TV로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넷플릭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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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퍼트 카루소 넷플릭스 파트너 관계 담당 디렉터는 “넷플릭스 이용자의 80%는 TV가 아닌 디바이스로 시작하는데, 6개월이 지나면 67%가 TV로 본다”면서 “이런 데이터를 보면 저희에게는 TV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아무 TV나 이런 최신 기술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은 TV의 경우 2017년형 LG전자 OLED TV 라인업에 적용되고,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애트모스가 적용된 사운드바와 같은 별도의 장치를 이용해도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원(Xbox One)’과 ‘엑스박스원 에스(Xbox One S)’에도 애트모스 기능이 추가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넷플릭스를 즐길 수도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