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은 소프트웨어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많이 도입했지만, 실제로 제대로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한국IDC가 전 세계 13개국 3904개의 중소기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은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 도입률이 38.5%에 달했습니다. 이는 세계 평균 32.7%보다 높은 것입니다.

그러나 SW를 가장 많이 도입했음에도 만족도는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프트웨어 도입을 통해  실시간 인사이트를 얻고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내 중소기업은3.3%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13개국 중 최하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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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요?

이에 대해 한국IDC 장순열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해습니다.

장 상무는 “SW는 하나의 문화이자 프로세스인데, 한국 기업들은 표준화된 프로세스보다는 당장 필요한 것을 개발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소프트웨어의 실질적 가치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국내 기업의)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스로 중소기업이면서 중소기업 대상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웅진 이재진 대표는 “(SW 활용을) 잘 하는 기업과 못하는 기업의 차이는 전사 최적화에 있다”면서 “기업 내의 다양한 업무영역을 담당하는 부서 간의 차이 등으로 인해 전사적으로 최적화된 프로세스를 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소기업이 도입한 기술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습니다.

웅진 이 대표는 “ 중소기업이 도입한 시스템의 기술력이 다양한 업무영역별 시스템의 내부 처리에 역부족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웅진이 SAP 소프트웨어를 판매회사라는 점을 감안하고 들어야 할 듯합니다. SAP와 같은 좋은 SW 대신 저가의 국산 SW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SAP코리아 형원준 대표는 한때 정부가 추진했던 중소기업 정부화 지원 프로젝트를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중소기업이 ERP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 매칭 펀드 형식으로 정부가 비용을 절반 지원해준 적이 있습니다. 이 사업으로 IT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정보화를 할 수 있었지만, 이로 인해 자질이 부족한 무수한 ERP 업체들이 난립하기도 했습니다. 눈먼 돈을 노리고 급조한 제품을 구매해서 잘 활용하는 사례는 별로 없었죠. 정부가 돈 준다니까 너도나도 ERP를 도입하긴 했는데 활용도가 낮았고, 결국 이는 중소기업 사이에서 ERP 무용론이나 불필요론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평균보다 소프트웨어 도입률이 높은 반면 만족도가 낮은 것은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영 철학의 문제도 생각해봐야 할 듯 합니니다.

2017-04-12-08-51-02이본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고객 충성도 향상이나 이노베이션에 대한 관심이 글로벌 평균보다 덜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매출 향상에 대한 관심도는 글로벌 평균과 비슷했습니다.

장순열 IDC 상무는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 대상의 다양한 지원 및 정책으로 국내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도입률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대비 높았지만, 정작 이를 활용해 효율적인 디지털 변혁에 성공한 기업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며, “소프트웨어 도입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기업의 사정과 전략에 맞춰 활용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국가와 업계 차원의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나라 전체의 경쟁력이 흔들리는 시점이 왔다”고 현 상황을 꼬집었습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