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인기있는 모바일 앱 만드는 비결은 바로…
대한민국 IT업체들은 대부분 우물안 개구리입니다.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뒀어도 해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한국 IT산업의 큰 문제점입니다. 싸이월드의 경우처럼 한국에서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둬도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성장 한계점에 금방 봉착합니다.
이런 점에서 해외 시장 개척은 국내 IT산업의 최대 미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바일 앱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글플레이 등 글로벌 플랫폼의 힘을 빌어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아직은 큰 수익을 얻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해외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향후 기대치가 큰 앱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글코리아는 29일 이런 모바일 앱 회사들을 미디어에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모바일 앱들의 경험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자리에는 컬러노트라는 노트앱을 만든 소셜앤모바일의 김미재 이사, 스마트폰이미지플랫폼 앱 ‘배경화면 HD’를 만든 OGQ의 신철호 대표, 셀피카메라 앱 ‘캔디카메라’ 개발사 JP브라더스의 안세윤 이사가 참석했습니다.
컬러노트는 2009년 출시 이후 글로벌 1억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월간 액티브 사용자가 2000만명에 달하는 인기 노트앱입니다. ‘배경화면 HD’는 현재 190여 국가에서 1억 2천만명이 앱을 다운로드 했고 월 1억 명 이상의 방문자가 매월 3500만장의 이미지를 다운로드 하고 있습니다. 캔디카메라는 2013년 11월 출시돼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셀피앱으로, 전세계 이용자들이 캔디카메라로 찍는 사진은 하루 평균 약 3000만장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요? 얘기를 들어보시죠. 아래는 이날 구글이 진행한 ‘해외 시장에서 빵터진 한국 앱’ 행사의 패널 토크 내용입니다.
Q. 많은 앱 개발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꿈꿉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비결이 있나요?
소셜앤모바일 : 해외에는 저가폰 사용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희는 저가폰에서 잘 구동될 수 있도록 앱 사이즈를 작게 만드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성능이 낮은 저가폰이나 오래된 운영체제에서도 저희 앱이 잘 구동되도록 했습니다
OGQ : 저희는 피드백에 빨리 대응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글플레이에 이용자들이 리뷰를 달면, 저희는 그에 대한 답변을 꼭 답니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함박눈 내리는 날 눈 치우는 것과 같아요. 계속 답을 달아도 이용자들의 리뷰는 계속 올라옵니다. 눈을 6년째 치우고 있습니다. 이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이지만, 이런 고객과의 소통이 해외 사용자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JP브라더스 : 저희가 카메라앱을 출시할 때 필터카메라가 유행이어서 엄청 많았습니다. 저희는 출시 전에 방대한 시장조사를 했습니다. 다른 필터카메라 앱들의 장점을 모아서 캔디카메라를 만들었습니다.
저희 대표는 항상 “편집도 창조다”라고 말합니다. 기존에 있던 것도 사용자들에게 다르게 보이면 창조라는 의미입니다
Q. 다양한 국가의 이용자들이 있을텐데, ‘이 나라에서는 왜 우리 앱이 인기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상치 못한 국가가 있나요?
OGQ : (배경화면 HD가) 브라질에서 반 년 넘게 카테고리 1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1등인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했길래 반응이 나올까 생각을 합니다. 다만 저희는 해당 구글플레이 이미지나 튜토리얼에도 해당 나라 감성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하나의 영상을 올리면서도 이 영상이 해당 나라에 어떤 감성을 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JP브라더스 : 인도에서 갑자기 사용자가 늘었습니다. 솔직히 저희도 정확한 이유는 잘모르겠습니다. 데이터로 추측을 하자면, 인도에서는 얼굴을 하얗게, 뽀얗게 하는 필터를 많이 씁니다. 그런 기능이 인도 사용자들에게 잘 어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소셜앤모바일 : 저희는 일본시장이 의외입니다. 컬러노트는 디자인보다는 기능성을 중시하는 앱인데, 예쁜 것을 좋아하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일본 잡지에 컬러노트 기사가 나온 적이 있는데, 그 때부터 일본 구글플레이에서 노트앱 1위를 기록했습니다.
Q.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소셜앤모바일 : 메모앱 특성상 해외 경찰이나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특정 사용자의 노트를 복원해달라, 암호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저희 내부 정책상 비번을 풀어줄 수 없고, 복원은 일반적 내용일 경우 해드리고 있습니다.
OGQ : 대단한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 멋있는 흑백 철도 사진을 피쳐링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진을 올리고 장문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해당 장소가 유태인이 대규모로 학살됐던 장소인걸 아느냐. 그런 장소를 멋진 풍경이라는 설명으로 올려서야 되겠느냐’는 질책이었습니다. 이미지 하나 올릴 때도 이런 세밀한 것까지 해석하고 올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JP브라더스 : 저희는 셀피앱입니다. 나라마다 미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데이터를 보면 한국 유저들은 눈을 크게 하는 기능을 많이 씁니다. 브라질은 허리를 잘록하게 하고, 골반을 늘리는 기능이 인기 있습니다. 그런데 모로코는 골반을 늘리기만 하고 허리를 잘록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특이하죠. 이런 점들을 반영해서 구글플레이에서 앱 소개 스크린샷에 반영했더니 다운로드가 8% 늘었습니다.
Q.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OGQ : 우리가 3년 내에 성공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의 장점은 매일 꾸준히 반복적인 것을 잘하는 것입니다. 대신 단시간에 성공할 수 있는 팀은 아닙니다. 7~10년 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0미터 달리기보다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해야 하는데, 구글플레이 리뷰에 대응하는 것은 매일 반복적이지만, 창의적인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것을 해야 합니다. 반대로 누군가는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합니다. 팀원들의 이노베이션 욕구를 평균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버겁습니다.
JP브라더스 : 글로벌 진출할 때 각 나라의 문화가 다르다는 점이 어렵습니다. 저희가 작년 7월 워크샵을 했는데, 다녀오니 활성 사용자수가 30% 늘어 있었습니다. 저희가 ‘일을 안해야 사용자가 느는 것 아닌가’ 농담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라마단 기간이 끝나고 이슬람 유저가 사진을 많이 찍었던 것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미리 알고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면 좋았을 텐데, 현실적으로 저희가 그런 것까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구글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구글 측에서 앱 용량을 50% 줄였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줘서 따라했더니 인도에서 이용자가 50% 늘었습니다.
소셜앤모바일 : 저희도 문화차이가 가장 어렵습니다. 현지 언어를 지원하려고 외부 번역 업체를 통해 앱의 글자들을 번역하는데, 번역자들이 저희 앱을 확실히 이해한 분들이 아니라 잘못 번역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그 오역을 검토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도 구글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앱 소개 페이지에 미국 구글플레이에는 스크린샷만 넣고, 일본은 설명을 넣는데 이런 것이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옵니다. 구글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Q. 컬러노트는 어떻게 디자인 기획을 했나요?
소셜앤모바일 : 저희는 디자이너가 따로 없습니다. 대표가 기획, 디자인, 앱 개발까지 다 합니다. 대표께 물어보니 트렌드를 많이 본고 구글의 머트리얼 디자인을 많이 참조한다고 합니다.
Q. 컬러노트에 누적되는 피드백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소셜앤모바일 : 저희에게 피드백은 매우 중요합니다. 유저 피드백을 받고 기능을 추가했기 때문에 현재의 컬러노트가 있습니다. 각 나라에 직접 가지 않아도 구글플레이 피드백을 읽는 것만으로 그 나라 이용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피드백을 다 반영하다보면 정체성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다 넣다 보면 심플해야 한다는 컬러노트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OGQ는 이미지를 어떻게 소싱해서 큐레이션 하나요?
OGQ : 처음에는 저희들이 작가를 모았는데, 현재는 작가들이 스스로 조인(Join)하는 구조입니다. 누적작가 250만명이며, 한국작가가 5%, 나머지는 글로벌 작가들입니다. 38개 기업 파트너십도 맺어서 기업들이 가진 저작권 콘텐츠도 받습니다.
Q. 배경화면 HD는 게티이미지나 셔터스톡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OGQ : 이미지 사용량, 사용자수 면에서 엄청 차이가 나죠. 그런 회사는 이미지나 영상을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저희는 작가과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입니다.
Q. JP브라더스는 최근 페이스북과 제휴한 노아카메라를 출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페이스북과 어떻게 제휴를 맺었나요?
JP브라더스 : 페이스북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저희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서 노아카메라를 만들었다.
Q. 카메라앱 시리즈가 세 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만든 앱이 후속 작품에 어떻게 도움이 됐나요?
캔디카메라에서 받은 피드백을 노아 카메라에 반영했습니다. 가장 큰 피드백은 느리다는 점이었어요. 노아카메라는 엔진부터 촬영속도에 신경을 썼고,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Q. 향후 계획 어떻게 되십니까?
소셜앤모바일 : 사업방향을 재설계 하는 중입니다. 앱들을 좀 정리하고, 컬러노트를 수익화 활 계획입니다. 아직 수익이 없는데, 유로 서비스를 출시하고 무료 앱에는 광고를 다는 방식으로 수익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OGQ : 저희는 작지만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규모에 비했을 때 실적이 좋지는 않습니다. 1억명 넘을 것 같은데, 그것을 기점으로 OQG페이지라는 것을 열 생각입니다. 38개 파트너 기업을 100개로 늘려가고, 이미지나 영상 통해 인터랙션할 생각입니다.
JP브라더스 : 저희는 카메라 관련 앱을 두 개 더 출시할 계획입니다. 또 해보지 않은 영역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처음으로 인앱결제를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Q.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다른 앱 개발사에 조언을 하신다면?
소셜앤모바일 : 주변 앱 개발사들을 보면 해외진출을 아예 생각조차 못하는 분들 꽤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에서 통하는 앱을 만드는 것이나 국내용 앱을 만드는 것이나 똑같습니다. 사용자 패턴 분석하고, 피드백 받고, 앱 만드는 과정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구글플레이 앱 마켓에서 해외 사용자에게 직접 배포할 수 있으니, 해외 진출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OGQ : 국내 앱들이 수준이 높고 기술력이 좋습니다. 아쉬운 것은 글로벌을 어렵게 생각하고 언어 등의 준비를 후순위로 미룬다는 점이니다. 그런 회사들이 언어만 지원해도 해외진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구글플레이에서 리뷰에 대응하고, 사용자 대응만 잘 하면 잘 알려지도록 구글 알고리즘이 돼있습니다. 그것만 잘해도 됩니다.
JP브라더스 : 해외진출을 위해서 각 국가의 문화 성향, 성공한 케이스를 공부하고 진출하는게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구글플레이 팀으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나요?
JP브라더스 : 구글플레이 팀에서 이메일이 자주 옵니다. 잘 되는 나라, 어느 나라가 어울릴지, 뭐 해보면 좋겠는지 등의 가이드를 줍니다.
OGQ : 흔히 구글플레이 피쳐링만 구글 지원이라고 생각하는데, 구글 알고리즘이 페어(공평)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어떻게 노출될지, 어떻게 하면 검색 상단에 올라가는지 페어합니다. 구글이 도와주지 않아도 우리가 잘 하면 됩니다.
구글플레이 팀은 가끔 OGQ 직원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조언을 줍니다. 저희가 보지 못한 통계값을 주기도 합니다. 저희가 출시한 앱 마켓이 20개 넘는데 유일하게 구글만이 이런 지원을 합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한 유무형 도움 받고 있습니다.
소셜앤모바일 : 구글플레이 초창기부터 앱을 만들었습니다. 그때는 한국에 구글 플레이 팀이 없었습니다. 그 때는 지원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팀이 있고, 저희가 문제를 얘기하면 대응해줍니다.
Q. 올해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소셜앤모바일 : 특별한 숫자 목표는 없습니다. 수익모델을 달아보는 해가 될 것입니다.
OGQ : 활성사용자 연말까지 2000만명. 월 방문자 2억회, 체류시간 5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JP브라더스 : 캔디카메라 2억 다운로드 돌파가 목표입니다. 유틸리티 앱은 수익성 안 좋은데, 이를 극복한 첫 사례가 되고 싶습니다.
Q. 유료화 과정 중 조심해야 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소셜앤 모바일 : 유료 사용자에게는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고 무료 사용자에게는 광고를 보여줄 생각인데, 광고를 싫어하는 사용자가 많을텐데, 광고에 대한 저항감을 최소화 하면서 저희 앱을 사용하게 할지 고민입니다.
JP브라더스 : 저희는 최근 광고를 넣었습니다. 저희는 광고가 나가는 시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안 그러면 이용자들은 싫어합니다. 특정 이용자가 어떤 행동하면 그에 대한 보상처럼, 어떤 작업이 끝난 다음에 유저가 사용한 행위에 대한 대가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OGQ : 저희의 롤모델은 핀터레스트입니다. 핀터레스트는 이미지 밑에 ‘구매하러 가기’ 버튼이 있는데 실제 이동하는 사람이 13% 정도라고 합니다. 저희도 거기에서 배워서 1년 반 동안 실험했습니다. 저희도 해보니까 6~11% 이동합니다. 여기에 CPC(클릭당과금) 등을 붙이려고 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